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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상 /사람들..

내가 넘 좋아하는 한국 언니야

by 동경 미짱 2016.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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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만나서 좋은 사람 

만나도 안 만나도 그만인 사람 

그리고 별로 만나고 싶지 않는 ..


오늘 너무나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났다 

내가 처음 일본 오기전 한국에서 부터의 인연인 언니 


무슨 인연이 그리 깊은지 

일본 오기전 비자를 만들때부터..

무슨 인연인지 넓고 넓은 일본 땅에서 

비록 좀 먼 거리이기는 하지만 같은 동경에 살게 되었고

처음 경험 하는 일본 생활 

같이 고민 하고 같이 기뻐하고 

정말 만나면 너무 너무 좋은 언니



하지만 지금은 자주 만날수가 없다 

언니의 시어머님과 함께 사는 며느리이고 

그 시어머니가 호락 호락 하신 분이 아니시다 


그쪽 지역 대대로 살아오는 아주 부잣집이다 

땅값 비싼 동경에서 집이 얼마나 넓은지 

언니집 울타리는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한눈에 다 들어 오지 않는다 


마당의 정원수 관리 하는데 일년에 두번 

세명의 전문 정원사가 와서 하루종일 걸려 

나무를 관리 해야 하는 대 저택이다 


그런 대단한 집이니 그 시어머님도 편치 않는 

시집 살이를 해 오셨고

 당신이 해 오신 시집살이 그대로 

며느리도 하길 원하시는 것 같다 

아니 시집살이라기 보단 시어머님 입장에선 

일본 종가집 며느리로써의 도리를 

다 하시길 바라시는 거겠지만...


녹녹하지 않는 시어머님 눈치보랴 

종가집 큰 살림 살랴 

아이 셋 키우느라 

언니는 마음대로 외출 할 시간도  없다 



며느리 외출을 그닥 반기지 않는 

전형적인 옛날 사람인 시어머님이신지라  

물론 만나고 싶은 마음은 꿀뚝 같지만 

지금까지는 일년에 두어번 만나기 조차 힘들었다 


근데 언니가 좀 달라졌다 

처음엔 일본 말을 잘 몰라서 

나중엔  그렇게 사는게 익숙해져서 

고분 고분 조용하게   시어머님 말 잘 듣는 

착한 며느리로 살아 오던 언니가 

(내가 아는 언니는  현모양처라는 말이 

너무나도 어울리는 언니다 )

 그 언니가 이젠 다르게 살겠단다  


한달에 한번은 꼭 만나서 이런 저런 사는

얘기를 나누잔다 






맛난 밥 먹고 폭풍 수다 떨고 

커피도 마시면서 회포란걸  풀어다


언니를 만나면 시간이 넘 짧다 

6시간이란 긴 시간을 함께 했는데 

그 6시간이 왜 그리 짧은지...


환경은 전혀 다르지만 말 하지 않아도 알 것 같고 

함께 있는 것 만으로도 넘 편하다 


좋은 이야기만 하고 자랑만 할것 같으면 

그 상대가 누구라도 상관이 없겠지 


하지만 별로 말 하고 싶지 않는 사정을 말하고 

이사람이 날 어찌 생각 할까

이리 저리 머리 굴릴 필요도 없이 

친정 언니인양  내 치부 까지 드러낼 수 있는 상대를 

만난다는건 크나큰 행운이다 

특히나 외국에서....

그런 면에선 난 참 복이 많은 여자인것 같다 


 

서로의 치부뿐만 아니다 

혹 자랑 할 일이 있어서 자랑을 해도 

말로만 축하한다가 아니라 

맘 깊은 곳에서부터 정말 축하해 라며 

사심 없이 말 할 수 있는 언니 


그런 언니를 둔 행운을 가졌으면서도 

언니의 시댁 사정에 일년에 한번 얼굴 볼까 말까 였는데 

이제는 한달에 한번 언니를 만날수 있다고 생각 하니 

넘 행복 하다 



오늘은 언니가 초록이를 좋아 하는 나를 위해 

작은 화분을 나에게 건넸다 

나를 만나러 오는데 우연히 역앞에서 이 아이를 보았고 

이 아이를 보자 

내가 초록이 좋아하는 게 생각 나서 

얼른 들고 왔다고 한다 


나를 너무나 잘 아는 언니야다 

 
















넘 넘 이쁜 우리 언니 

이 아인 이쁘게 잘 키울께 ..



조금만 더 가까이 살면 넘 좋겠는데 

언니집이랑 울 집이랑의 거리가 좀 아쉽다 


  언니야 

어쩌다  일본 까지 와서 살고 있지만 

우리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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