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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우리집 두 남자의 요리

필이 딱하니 ..

by 동경 미짱 2017.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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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쯤이었나 보다 

울 집 자기야가 갑자기 더치 오븐에 대해서 말한게 ..

더치 오븐을 사고 싶단다 


나에게 있어서 더치오븐이란 캠핑가서 쓰는 이미지가 강하다 


우리집 캠핑력은 히로가 2살때부터 시작되었으니 

만으로 14년간 캠핑을  하면서 

더치오븐 없이도 잘만 해 왔는데 

그런데 이제 와서 갑자기 더치 오븐 이라니 ...


 더치오븐 그 무거운거 들고 왔다 갔다 귀찮아 

왜 갑자기 더치오븐이야


 더치오븐으로 요리하면 진짜 맛있대

그리고 더치오븐은 캠핑에 가서가 아니라 

집에서도 많은 요리를 할 수 있대

사자 응?


 에이 난 싫어 

그 무거운 무쇠를 ...

좁은 부엌에  둘데도 없고 

게다가 귀찮아 

얼마나 해 먹겠다고 그래 


 자기는 안 해도 되

더치오븐 요리는 내가 할께 



 아니 자기가 언제 그리고 

얼마나 요리를 하겠다고 그 비싼 더치 오븐을 

그 무거운 더치 오븐을 사겠다는 거야 

난 결사 반댈세 



그런데 이 남자  한달전에 일을 저질러 버렸다 

더치오븐이란걸 사 버렸다 


난 더치오븐에 대해 전혀 눈꼽만큼도 관심이 없다 

울 자기야 감히 마누라 허락도 없이 ...


더치오븐을 덜컥 사 고선

주말 오후 내내 부엌을 차지 하고 있다 


자그만치 4시간을 부엌에서 


 도대체 뭐 하는데?


더치 오븐은 처음 사용 하기전에 미리 

기름칠도 하고 손을 봐야 한다는데 

그 손 본다는게 장난이 아니다 


불 위에 올려 놓고 가열 가열 가열 !

무쇠 솥이 연기를 피우며 빨갛게가 아니라 

 파랗게 달아 오를때까지 가열 

파랗게 달아 오르면 불을 끄고 그대로 식히기 

이 작업을 자그만치 4번을 반복 하더라는 ...

한번 불을 붙여 가열하며 연기가 나고 파랗게 

달아 오르기까지 30분은 걸리는것 같다 

그 귀찮은 작업을 4번 반복하며 

근 4시간을 부엌에서 ....


그런 귀찮고 시간이 걸리는 작업을 4번 반복하고는 

마지막엔 기름칠 해서 

잘 식힌후 신문지에 돌돌 말아서 보관


  신문지는 왜 싸는데 ?


 신문지가 수분으로 부터 더치오븐을 보호 하는거야 

무쇠라서 녹이 쓸기 쉽거든

습기가 많으면 녹이 쓰니까 

신문지에 싸서 보관하는 거야 






게다가 부엌엔 습기가 있어서 안된다며 

신문지에 돌돌 싼 더치오븐을 

무슨 보물 단지 다루듯 거실 한 구석보관 


 뭐야 ? 거실에 다가  보기 싫게 ....


우리 자기야 더치오븐에 필이 딱 한 꽂혀 버렸다 

마누라가 궁시렁 궁시렁 하던 말던 

상관없이 자기 길을 가는 울 자기야 



그게 한달전쯤 일이다 

도대체 저 더치오븐 언제 쓸려고 

신주단지 모시듯 모시고만 있냐고 ...


그런데 드디어 오늘 


 자기야 오늘 저녁 내가 할께 






장 봐 와서는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가면서 

뭔가를 만든다는데 ..


남편이 저녁밥도 해 주고 얼마나 좋으냐고 ?

그렇지  뭐 ...

먹을땐 좋지 

그런데 자기야가 부엌을 한번 휩쓸고 지나가면 

울 집 부엌은  폭탄 맞은 부엌이 된다는 것을 

누가 알아 줄까 


 자기야 요리 만드는 기본은 정리하면서 하는거야?


 응 알았어 ..


알기는 무신  조미료 뚜껑이랑 뚜껑은 다열어 놓고 

싱크대엔  소복히 쌓여만 가는 각종 도구들 ...






전쟁 아닌 전쟁을 치루면서 

더치오븐 첫 데뷔식 





울 자기야가 더치오븐으로 만든 첫번째 요리다 

닭 날개 넣고 지은 밥이다 




베트남 식재료인 난뿌라 

한국말로 뭐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 

한국의 까나리 액젓처럼 생선으로 만든건데 

냄새가 아주 고약하다 




냄새가 고약한 난뿌라 넣고 

간장에 참기름을 넣고 만든 쏘스 

닭날개를 이 쏘스에 찍어 먹으란다 




닭 육수가 잘 베인 밥 

다치 오븐에 지은 밥이라 찰밥처럼 찰진게 

입에 착착 달라 붙는다 

특히나 누룽지가 끝내준다 




더치오븐 덕분에 맛나게 잘 먹었다마는

뒷정리가 또 기다린다 

물론 나의 반대에 몰래 구입한 더치오븐인지라 

뒷정리도 자기야가 


물을 넣고 불 위에 올려 보글 보글 끓이며 

오븐을 씻은후  물을 버리고 

빈 무쇠 더치 오븐을 다시 불 위에 올려서 충분히 달궈 

물기를 전부  없애준후

기름칠을 무쇠 솥 구석 구석 빈틈 없이  발라주고




충분히  무쇠를 식힌후 

신문지로 돌돌돌 말아서  보관하기 ...



내가 하는건 아니지만 자기야가 하는것 

지켜 보는것 만으로도 귀찮다 

뜬금없이 더치오븐에 필이 딱하니 꽂힌 울 자기야 

저 귀찮은 과정을 거치며 

도대체 언제까지 그 필이 꽂혀 있을지 모르겠다 


자기야가 선언한다 

 다음번엔 파에야 만들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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