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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히로 이야기

니건 니꺼 내건 내꺼

by 동경 미짱 2017.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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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1 히로가 요즘 부쩍 컸다 

키가 중 2때 엄마인 나를 훌쩍 뛰어 넘더니 

이젠 아빠에게 1센치 차까지 따라 붙었다 

이번 여름이 지나면  아빠보다 더 클 거라나 어쩐다나 ..


지난번 히로가 학교의 특별 활동인 테니스부 합숙 훈련을 가고 없을때

주말마다 테니스 다니는 자기야가 나에게 

궁시렁 궁시렁 히로에 대한 불만을 늘어 놓았다 


 히로 나에게 말도 안하고 내 테니스 웨어를 

합숙에 가져 가 버렸어..... 꿍시렁 꿍시렁 


  자기 테니스 웨어 많잖아 

오늘은 다른거 입고 가면 되지 


 한 벌이면 말을 안 하지 

세벌이나 가져 갔다니깐 

내가 제일 아끼는 걸로 

그것도 나에게 한 마디 말도 없이..

꿍시렁 꿍시렁 


키와 덩치가 아빠랑  비슷하게 되고 부터

 히로가 아빠 옷이랑 

아빠 신발이랑 이것 저것 탐내고 있다 


 그리고 히로는 옷을 넘 험하게 입어서 싫어 

히로가 입고 나면 옷이 엉망이라니까 

꿍시렁 꿍시렁 


그리고 이번 주말 자기야 ( 히로 아빠 )가 움직였다 

히로를 데리고 나가 잔뜩 사 들고 왔다



헐 도대체 신발을 몇 개나 산거?

히로는 자기 테니스화가 있지만 

가끔씩 자기야 테니스화를 넘 볼때가 있다

테니스 광인 자기야는 다른건  몰라도 

테니스 관련 물품은 히로에게 뺏기기가 싫단다 

테니스광답게  아무거나 괜찮습니다가 아니라 

신발이며 가방이며 티니스 웨어며  자기 취향에 맞게

갖추었기에 ...


결국 발도 훌쩍 커 버린 히로를 위해 

테니스 화 2개 운동화 2개 

그렇게 4개나 사 들고 왔다  




그리고 커다란 택배 상자가 하나 도착했다 

또 뭘 산건지 

이렇게 큰 상자라니 ..







큰 상자안에서 나온 건 

바로 테니스 가방 


히로에겐 테니스 가방이 있다 

중학교때 아빠 테니스 가방을 탐내서 

아빠것 히로에게 뺏기고 

아빠는 더 크고 더 좋은 가방을 새로 구입했는데

이제는 히로가 아빠의 새 가방을 탐내는게 아닌가 

지금 가방은 작다나 어쩐다나 


울 자기야  히로에게 자기 가방을 뺏길까 봐

얼른 택배로 주문 했나 보다 


 도대체 가방이 몇개야?

자기는 주말에만 테니스 가는데 

주중엔 히로에게 좀 빌려 주면 되지 

왜 똑같은걸 또 사고 그래

(물론 색상이랑 디자인이  다르지만 

내가 보기엔 똑 같은 대형  테니스 가방 2개다 )


자기야는  히로랑 같이 쓰기 싫단다 

히로는 테니스화를 신발 주머니에 넣지 않고 

흙을 묻힌채로 가방에 넣고 

또 아무데나 가방을 휙 던져 두고 해서 

가방이 더려워 져서 안된단다 

절대로 절대로 같이 쓸수 없단다 

니껀 니꺼고 내건 내꺼란다 ...


커다란 테니스 가방 2개에다가 

기존에 있던 몇개의 가방 

게다가 테니스 라켓은 도대체 몇개??

테니스 볼도 있고 

2층 복도에 있는 수납장이 테니스 용품으로 가득이다 


사실 자기야 마음을 모르는건 아니다 

오래전 아주 오래전 울 언니와 내가 그랬었다 

언니는 아주 여성스럽고 조심스운 반면

매사에 덜렁 거리고 조심성 없는 나 


언니 옷을 몰래 입고 나갔다 오면 꼭 언니에게 들켰었다 

그리곤 엄청 잔소리를 들었다 

엄마가 동생이 옷 한번 입고 나간걸 가지고 

뭘 그리 예민하게 구냐며 언니를 나무라면 

울 언니가 하던 말 

"쟤는 옷을 넘 험하게 입는단 말야 

쟤가 한번 입고 나면 옷도 늘어나고

 (내가 언니보다 한 덩치 더 크긴 했다 물론 지금도 ㅎㅎ)

옷이 엉망이라서 싫어 

너 절대 내 옷 입지마 


언니가 뭐라 하던 말던 언니가 없는 틈을 타 

몰래 훔쳐 입고 나갔었던 나의 과거 전력이 생각나 

아빠것을 탐내는 히로가 이해가 되기도 하고 

한편으론 너무 조심성없이 옷이던 물건이던  험하게 

대하는 히로를 알기에 

니껀 니꺼 내껀 내꺼를 외치는 자기야도 이해가 되고 ...


아빠와 아들관계이지만 

우리집 두 남정네들 투닥 투닥 꿍시렁 꿍시렁 거리는걸 보면 


어릴적 울 언니와 나랑 토닥 토닥 거리던 

그때가 떠 올라 웃음이 절로 난다 


니껀 니꺼 내껀 내꺼를 외치는 아빠지만 

아마도 히로를 이기지는 못 할것 같은 예감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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