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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밖에서 먹기

일본 남편이 헷갈린다는 거

by 동경 미짱 2017.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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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동경은 주말마다 비가 오는 듯하다 

이번 주말도 태풍이 온다고  한다 

그 영향으로 아침부터 비 비 비 .. 


비가 오는데 그것도 태풍을 동반한 비라 꽤 오는데

 울 자기야가 나가자고 한다 

그것도  어둑 어둑해 진 다 저녁때 


뭔 말이 필요하나 남편이 나가자 하면 나가야제 

나는야 남편 말 잘 듣는 착한 마누라니까 (요럴때만 말 잘 들음  ㅋㅋ...)

요럴때가 언제냐하면 레스토랑 예약해 두었다고 나가자고 할때다

어디를 가는지 모르고 그냥 자기야가 가자는 대로 

쫄래 쫄래 따라가는게 내 특기중 하나 


오늘은 히로 떼 넣고 둘이서만 가자고 한다  

히로는 저녁때  테니스 스쿨을 가야 하니까 ..



비는 오는데 그것도 꽤 많이 ..

우산하나로 둘이 같이 쓰기엔 좀 많이 오는데 

한쪽 어깨 젖어가며 일부로 우산 하나 받쳐들고 

둘이서 팔짱끼고 꼭 붙어서 걸었다 

와인 마실거니까 차를 두고 대중 교통을 이용하기 위해서 ...



아! 여긴 지난번 와 본 곳이네 

 작년 여름쯤이었던것 같은데 ..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아마도 굴 전문점 이었던 기억이 ..



미리 자기야가 코스 요리를 주문해 두었기에 

따로 메뉴판도 보지 못하고 난 무조건 얌전히 기다리기 

웨이터가 물어본건 빨간 와인? 하얀 와인?


굴 하면 하얀 와인이제 

하얀 와인 시켜 두고 울 자기야는 일단 맥주 한잔을 먼저 따로 시킨다

울 자기야는 알코올 하면 일단은 생맥주 한잔으로 목을 축인후 

다른 술 마시기를 하므로 



전채 요리를 앞에 두고 하얀 와인으로 자기야랑 건배

울 자기야는 가끔씩 오늘처럼  레스토랑을 예약해 두고 

" 자 ! 나를 따르라 무조건 따라와 ! " 하는게 

자기야의 특기중 하나이다 


오늘도 그런 날?

 자기 생일이잖아


또? 

내 생일인데 또 라니??

내 음력 생일은 10월 말 이니까 내 진짜 생일은 

11월말이나 12월 초가 된다 

당연히 매년 바뀌고 ..

양력 지내는 일본에서 나고 자란 일본인인 울 자기야에겐 

매년 바뀌는 마누라의 생일이 제일 헷갈리고 어렵단다 


하긴 나도 오랫동안 양력을 쓰는 일본에 살다 보니 

음력이라는게 참 헷갈리기도 하고 

또 일본 달력엔 음력이 나오지도 않고 ....

이해 한다 내가 울 자기 마음을 ...




굴 전문점이니까 싱싱한 생굴

아무것도 간 하지 않고 레몬만 살짝 뿌려주니 

입 안 가득 바다향기가 가득이다 



술도 한잔 아니 생맥주 한잔에 와인한잔 

두잔이 들어갔으니 기분이 좋은 울 자기야 

굴 한 입 먹고 좋단다 



3년전인가 ?  매년 바뀌는 내 생일이 헷갈리고 

정작 본인인 나도 햇갈리고

  무엇보다 히로가 엄마 생일이 도대체 언제야? 하는 바람에 

가족회의 끝에 양력 생일을 지내기로 합의를 보았다 

고로 내 생일은 양력으로 11월 말이 내 생일인데 ..




왼쪽부터 마늘 오븐구이

중간은 토마토 모짜레라 구이 

오른쪽은 굴 그라탕 오븐구이 3종셋트다 


바다냄새 가득한 굴을 먹으니 하얀 와인이 술술 넘어간다 

알코올이랑 안 친한 나도 오늘은 하얀 와인 술술 

하얀 와인 한병 까고 웨이터 아저씨가 한 잔 따라준후 

울 와인병을 가져가 버린다 

그리곤 우리가 마시는 거 봐 가면서 

온도 잘 맞춰 챙겨둔 울 와인병을 가져와서 따라주고 

또 마시고 나면 가져와서 따라주고 

귀찮게 시리 그냥 테이블에 두고 가면 될것을 ...




와인이랑은 역시 치즈 그래서 치즈 6종셋트 

치즈가 와인을 부른다 


그나저나 난 11월 말 찬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겨울에 태어난 아이인데 

10월 말이 내 생일이라니 영 생일 기분이 안 난다 

울 자기야도 3년전부터 11월 양력 생일을 

내 생일로 하기로 했건만 

결혼 십수년을 10월 말  마누라 생일이라고 챙겨온 그 숫자가 

머리에서 지워지지가 않는가 보다  

10월이 마누라 생일이 아닌걸 알면서도 

이 날만 되면 습관적으로 레스토랑 예약을 하는 울 자기야다




고기랑 라그렛트 치즈를 파이반죽으로  싸서 

오븐에 구웠다는데 은근 맛있다 

요것도 와인이랑 잘 어울리네 ..

웨이터 아저씨가 우리 테이블만 쳐다보나 

딱딱 맞춰 와인을 가져다 따라 준다 

그냥 테이블에 두고 가도 되는데 말이지 .. 귀찮게 시리 ...



그래서 3년전부터는 의도치않게 내 생일을 두번 챙기고 있다 

결혼후 십수년을 울 자기야가 챙겨 온 10월 말인 가짜 생일이랑 

그리고  진짜 양력생일인 11월말이랑 

나야 뭐 생일 두번 챙겨 먹으니 좋긴한데 

근데 말이지 요렇게 분위기 있게 코스요리를 챙겨 먹고나서 

결재는 울 자기야 용돈이 아닌  가족 카드로  한다는...

이건 좀 아니다 싶지만 그래도 챙겨 준다는데 

그냥 암 말 말고 자기야랑 둘이서  기분좋게 데이트 하는 걸로 ..


평소 마시지 않는 알코올이 들어가니 기분이 알딸딸  하니 좋다 

비가 와서 더 좋은 데이트 날 


그런데 울 히로는 뭐라도 먹었나 몰라 ..

언제나 우리 부부 사이에 꼭 끼어서 깍두기 노릇 제대로 하던 히로가 

언제부터인가 깍두기 노릇을 졸업을 해 버렸다 

히로의 깍두기 졸업이 해방감 같은 자유와 함께 

이젠 엄마 아빠 없이 혼자로 잘 노는구나 생각하니 

조금은 섭섭함이 ...


히로의 깍두기 졸업을 했으니 

나도 이제 아들 걱정하는 엄마를 졸업해야겠다 

엄마로써가 아닌 나로써 즐겁게 룰루랄라 

살아가는 법을 배워 나가야 할듯 

자기야랑 둘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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