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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상 /일본은..

말 타고 왔다가 소 타고 간다는 일본 추석

by 동경 미짱 2018.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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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몇일 남지 않았다 

추석에 관한 일본에 살아 보지 않으면 모르는

 아니 일본에 살아도 잘 모르는 일본 문화 하나를 소개할까한다 


내가 일본에 와서 살게 된후 얼마 안되서 동네 골목에서 이상한걸 발견했다 




그 이상한거란게 뭐냐하면 가지랑 오이에다가 

나무 젓가락을 꽂아 무슨 동물 형상처럼 만들어진 것이었다 

처음엔 동네 애들이 만들어서 놀다가 두고 간건가 싶었다 

그런데 한군데가 아니라 골목 여기저기 몇개나 있는데다가 

지푸라기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불에 태운 흔적까지 있었다

누가 불장난까지 했나?

위험하게시리 ...

아니 아니 분위기를 보니 뭔가가 있어 

이건 아이들의 불장난이 아니야 라는 느낌이 팍팍 올라온다 


                         난 궁금하면 못 참는 성격인지라 일본인 지인들에게 물어 보았다 

나랑 비슷한 또래  친구에게 물어보니 (그대는 30대 후반이었으니까 젊은이였음 ㅋㅋ..)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

그래서 나이 지긋한 동네 아줌마에게 물어 보고서야 

그 답을 알게 되었다 

이름하여 精霊馬 (정령말) 이라고 한다고 한다 

오봉이라고 부르는 일본 추석때 볼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오이는 말을 표현한 것이고 가지는 소를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추석때 정령들 (조상들)이 이동하기 쉽게 

후손들이 탈 것을 준비해 주는 거라고 한다 

말은 발이 빠른 동물이라서 오이로 만든 발 빠른 말을 타고 

빨리 후손 집으로 왔다가 

발이 느릿 느릿한 가지로 만든 소를 타고 

저 세상으로 돌아갈땐  소 등에 후손들이 차린 음식 가득 실고 

천천히 저 세상으로 가시라는 뜻이라고 한다 


헐 ! 아이들이 만들어 놀던 장난감인줄 알았더니 

그런 깊은 뜻이 있을 줄이야 ...



그러면 지푸라기인지 뭔지 모를 타다 남은 흔적은 뭘까?

집으로 들어오는  마을 입구나 골목 어귀에 지푸라기를 태워

 연기를 하늘로 올리는 거라고 한다 

조상들이  오이로 만든 말을 타고 집으로 빨리 달려 올때 

집을 지나치지 말고  연기를 보고 집을 잘 찾아 오라고 

연기를 피우는 거라고 한다 

 



예전에 들판에도 마을 어귀에도 골목에도 여기 저기 

오이 말이랑 가지 소들을 놓아두고 불을 피웠다고 하는데

요즘엔 화재의 위험도 있고 해서 시골 아니면 밖에서 

잘 보기 어렵다고 한다 



요즘은 무덤에다가 그리고 일본 가정이라면 집집마다 있는 

불단에다가 놓아 두는 집이 많다고 한다 


말이랑 소가 배 불리 먹고 힘을 내서 조상들을 잘 모셔 오라고 

이렇게 음식을 주기도 한다고 한다 




지난 추석 시댁에 갔다가 시댁 조상들 위패가 모셔져  있는 절에 갔다가 

절 입구에 놓여진 오이로 만든 말이랑 가지로 만든 소를 보았다 



위 사진처럼 가득 가득 쌓여 있었다 

추석때 조상들을 집으로 모시고 저 세상까지 모셔다 드린 역할을 다 한 

오이 말이랑 가지 소들은 절이나 신사로 가져다가 

불에 태워 그 임무를 마친다고 한다 

 


요즘 같이 바쁜 시대에 말타고 소 타고 언제 왔다 가냐고?

요즘엔 스포츠카랑 비행기 타고 

후다닥 왔다 가시라고 장난 삼아 이런걸 만드는 사람들도 있는 듯 ㅋㅋ



이웃집 도토로에서 유명한 네코버스 (고양이 버스)

목적지가  자택自宅 이라고 ..


일본 조상들은  추석때 말 타고 왔다가 소타고 간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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