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의 일상 /사람들..

주거니 받거니 이런게 바로 정이다

동경 미짱 2019. 10. 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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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후 십몇년간  한국 사람은 나 혼자뿐이었던 부서에 

지난 여름에 한국인이 파트 사원으로 입사를 했다 

같은 베카리부지만 난 케잌부고 그녀는 포장부라 

같은 부서지만 업무의 연관성은 전혀 없지만 

그래도 같은 베카리부에 한국 사람이라니 ...

직접적인 업무엔 아무 관련이 없지만 

일본인들 사이에 나 홀로 한국인이었는데 

한국사람이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좋다 

얼굴을 마주하면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고 

가까이에 지나가면 

  언니 안녕! 

 응 안녕 오늘은 몇시까지 근무야?


뭐 이런 간단한 말이지만 한국말로 

이야기 할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좋다

가끔 이렇게 우리가 한국말로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옆에서 듣고 있던 다른 직원이 

" 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 " 라고 한다 

그러면 내 대답은 항상 같다  

질문 한 그 사람 이름을 말하며 

 00상 흉 봤어 재치기 나올려고 하지? ㅋㅋㅋ

(일본은 누가 자기 흉을 보면 재채기가 나온다고 한다 )


주절 주절 서두가 길었다만은 결론은 간단한 인사말이라고 

한국말로 하니 좋다고 ...





아직 따로 만나 차도 한잔 나누지 못했지만 

가끔씩 휴게실에서 만나 잠깐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지만 

같은 한국 사람이란것 만으로도 좋다 


얼마전 우연히 휴게실에서 그녀와 대화를 하던중 

감을 너무 좋아해서 그녀의 마당에 감을 심었는데 

아직 감나무가 어려서 열리지 않는다고 

언제쯤 감을 딸수 있을까 빨리 감이 열렸으면 좋겠다 .. 

라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음 ...  그녀는 감을 좋아하는 구나  ..

그러다 얼마전 이시이 할아버지 밭에서 홍시를 얻어 온지라 

감을 좋아한다는 그녀에게 나눠 주고 싶었다 

나란 여자 울 친정 엄마를 닮아서 

남에게 퍼주는 걸 엄청 좋아한다 

양이 많건 적건 콩 한쪽이라도 나눠 먹으면 좋잖아 



역시나  감을 좋아하는 그녀인지라 

홍시 하나에도 좋아라 한다 

그리고 그녀에게서 작은 종이 봉투 하나를 받았다 


봉투 안에 든 것들 ..





미숫가루 ..

딱 보니 마트에서 사 온 미수가루가 아닌 

친정엄마가 정성스레 준비해 주신것 같은 느낌이 팍 하니 온다 



그리고 한국산 커피

말린 고사리 나물까지 ..



그리고 바로 요것 ! 

그녀의 친정 엄마가 직접 뜬 수세미

그것도 두개씩이나  ..


엄마가 딸래미 위해 만드신 정성스런 수세미를 

내가 받아도 되는거야


엄마가 많이 만들어 보내 주셨어요 


 정말? 그럼 염치불구 하고 받는다 


집에 오자 마자 쓰고 있던 수세미를 

쓰레기통에 주저 없이 버리고 그녀의 친정엄마표 수세미를 바꿨다

일본가서 사는 딸래미 줄려고 

정성 가득하니 손수 뜨신 수세미란걸 알기에 

고사리 나물보다 저 수세미가 더 귀하게 느껴진다 


홍시 주고 수세미 받고 

다음엔  그녀에게 뭘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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