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의 일상 /일본에서 일하기

부침개가 먹고 싶다는 직장 동료들..

동경 미짱 2020. 10. 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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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부터 직장 후배가 부침개가 먹고 싶다고 난리다 

그것도 다른 부침개가 아닌 "미짱이 만든 부침개"라고 

콕 찍어서 말한다 

그녀는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로 입사를 해서 

현재 10년째 근무중인데 

 대학때 김상의 부침개를 태어나서 처음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어서 그 맛을 잊을수가 없어요 

한국 식당가서 먹어 봐도 처음 먹어 봤던 미짱 부침개가 

제일 맛있어요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내가 늘 하는 말이지만 난 일본 오기전에 요리란걸 

해 본적이 없었던 여자야

그런 여자가 만들어 봐야 얼마나 맛있게 만들겠어 

아마도 그건 레이나짱이 부침개를  처음 먹어 봐서 

그 인상이 깊어서 그렇게 생각하는 걸꺼야

당연히 한국식당이 더 맛있지 

 아니에요.  다른데서 먹어 봐도

난   김상 부침개가 제일 맛있어요 


 

이런 칭찬을  단순히 좋아할수만은 없다 

왜냐하면 이런 말 듣고 내 성격상 부침개 안 먹일수가 없으니까 ...


그래서 친한 직장 동료들 6명을 우리집으로 모였다 

부침개 먹겠다고...

그런데 날을 잡고 보니 비가 오는게 아닌가 

비 오는 날의 부침개라 ..


 


그렇게나 부침개가 먹고 싶다니  많이 많이 먹여야겠다 싶어서 

밀가루 1키로에다 커다란 감자 6개를 갈아 넣었다 

미짱식 부침개는 반죽에 감자를 갈아 넣는다 

그럼 쫄깃 쫄깃하니 더 맛있는거 같아서 ...

그리고 부추랑 당근 양파를 채 썰어 넣고 

오징어랑 새우 그리고 조갯살까지 듬뿍 넣었다



후라이팬 2개를 사용해서 미리 구워 두었다 

먹을때 다시 한번 구울거라 가볍게 초벌 구이를 했다 



큼직한 부추해산물 부침개를 18장 구웠다 

약속한 시간 보다 먼저 온 한국인 후배 윤짱이 

" 언니  뭘 이렇게 많이 구웠어요

무슨 잔치해요?"


그니까 말이다 

본의 아니게 잔치가 되어 버렸다 



사람을 불러 놓고 부침개만 먹이긴 뭐하니까 

떡볶이도 만들었다 



떡뽁이 떡 1키로에 오뎅도 넣고 계란도 삶아 넣고 

라면사리도 하나 넣고 

매콤달콤하니 만들었다 



그리고 김말이랑 닭튀김은 마트에서 사 와서 

에어 프라이어에 돌려 주었다 



갑자기 벌이게 된 잔치상  완성 

부침개는 따듯하게 먹어야 제 맛이니까 

먹고 나면 또 한장 데펴내고 

먹고 하면 또 한장 데펴냈다 



다들 배가 고파 죽겠다는데  어딜가나 꼭 

약속시간에 늦는 애들이 있다 

빨리 오라고 폭풍 라인을 보낸 결과 10분 늦은 도착 



진짜 잘 들 먹는다 

매운 떡볶이도 얼마나 잘 먹는지 

이젠 부침개도 떡뽁이도 일본에서는 너무 대중적인 

음식이 되어 버린것 같다 



장장 4시간동안 먹고 마시고 떠들고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그 많던 떡볶이가 바닥을 보였다 



깨끗하게도 먹어 치웠다 

부침개는 몇장 남았었는데 집에 갈때 한장씩 사 들고 갔다 

양념장도 함께 


일터를 떠나 이렇게 사적인 모임을 가지면 

일터에서와는 또 다른 그런 동료애를 느끼게 되는것 같다 

오늘 모임에 모인 7명은 선배도 있고 

후배도 있고 상사도 있고 부하도 있고 

카리스마 짱인 센 언니도 있고 

조용히 말이 없는 내성적인 이도 있지만 

개성이 강한 이들이 모였지만 일터를 떠나 이렇게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상사는 부하를 이해하게 되고 부하는 상사를 이해하고 

지시하는 입장의 선배는  후배를 

지시를 따르는 후배는 선배를 조금은 더 이해하게 되어서 

좋은것 같다 

일터에서는 하기 어려운 건의사항도 나오게 되고 

다들 배 부르게 먹고 많은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어떤분들이 물어 보시는 경우가 있다 

미짱네는 사람들이 참 자주 모이는데  

그 경비는 누가 다 내나요 ?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순수하게 내가 초대하는 경우는  물론 내가 다 낸다 

하지만 이번 모임처럼 자기들이 부침개를 먹고 싶다고 했을때는 

경비를 인원수대로 나눠  경비를 받는다 


경비를 나눠서 내는것은 일본인들 사이에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을 하기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다 

가끔 내가 초대를 한 경우에도 

잘 먹고 돌아갈때 경비 얼마 내면 되냐고 묻는 이들도 있다 

 오늘은 내가 초대한거니까 돈은 필요없어 

 정말 그럼 넘 미안하잖아 

 아니야 오늘은 내가 초대한거야 

 너무 고맙고 맛있게 잘 먹었어 ...


뭐 이런 식이다 

처음엔 나는 정이 넘쳐 나는 한국인인지라 

우리집으로 사람을 불러 놓고 돈을 받는다는게  적응이 안되었는데

일본에 살다보니 나 또한 자연스레 적응이 되어버렸다 

나는 장소와 음식을 만드는 수고를 할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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