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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아줌마의 보잘것 없는 버킷 리스트

동경 미짱 2023. 10. 15.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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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동네는 한적한단독 주택가라서 모꼬짱이랑 산책을 하다 보면

계절 따라 집집마다  각양각색의 이쁜 꽃들이 피어 있다 

우리 집 마당에 꽃을 가꾸며 즐기는 것도 좋지만 돈 안 들이고 노력 없이 남이 잘 가꿔 둔 

꽃 구경 하는 것도 모꼬짱과의 산책길의 솔솔 한 즐거움이다 

남의 집 꽃 들을 구경 하면서 느끼는 건 

다들 왜 이렇게 잘 키우는지...

남의 집 꽃은  우리 집 꽃 보다 더 좋아 보이고  더 이뻐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혹시 내가 남의 걸 탐 내는 탐욕스러운 여자?? ㅋㅋㅋ

 

갑자기 주어진 4일간의 휴가라곤 하지만 

평일이라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도 없고 결국 나 혼자 집에서 뒹굴 뒹굴 거릴 수밖에 없다 

그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4일이라면 좀 억울하다 

그래서 나 홀로 여행을 계획했다 

지금까지 몇 번이나 이런 의도치 않은 휴가가 있었다 

그래서 나 홀로 교토도 갔다 왔고 오사카도 갔었고 북해도도 갔었다 

지금까지의 나는 여행은 혼자 하는 건 생각도 해 본 적이 없었다 

친구나 가족이나 누군가 동반자가 있어서 동반자와 함께 떠나는 게 여행이었는데 

용기를 내서 해 보니 나 홀로 여행이라는 게 의외로 장점이 많았다 

동반자에 맞출 필요 없이 내가 하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오직 나 만을  위한 여행!

 

 

처음이 힘들지 한번 해 보니 꽤 괜찮은 나 홀로 여행! 

하지만 지금까지의 니 홀로 여행은 비행기나 신간선을 타고 가는 여행이었는데 

이번에 난 새로운 도전을 해 볼 생각이다 

내가 직접 운전을 해서 가는 드라이브 여행! 

음... 당일 치기도 아니고 3박 4일을 처음 가 보는 생소한 곳을 직접 운전하며 여행을 한다고 하니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먼저 되는 게 사실이다 

내가 30년 넘게 무사고 무위반의 골드 면허이긴 하지만 잘 아는 익숙한 길일 경우인 거고

지금까지 장거리는 뛰어 본 적이 거의 없다 

내가 운전해 본 가장 먼 거리는 100킬로 정도 (그것도  다른 사람과 교대로 운전)가 접부고 

나 혼자는 50킬로가 최고로 먼 거리였다

이런 내가 3박 4일을 그것도 꼬불 꼬불 산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처음 자동차 여행을 계획 했을 땐 비교적 가깝고 또 길을 잘 아는 이즈 반도 방면으로 갈까 했었다 

그런데 최근 원인 모를 쓰나미 경보가 이즈 반도에 2번이나 있었기에 썩 내키지가 않았다 

그래서 바닷가가 아닌 내륙으로 여행 방향을 정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내륙은 전부 산이다 

걱정이 되긴 하지만 여행 코스를 잡아 보았다 

첫날 동경을 떠나 야마나시(山梨県 ) 현을 지나 나가노 (長野県)에서 1박

둘째 날  군마(群馬県)를 거쳐 니카타(新潟県)에서 1박  다시 군마(群馬)로 와서 1박을 하고

사이타마(埼玉県)를 거쳐 동경으로 오는 일정이다 

첫날은 7시간쯤 운전할 것 같고 둘째 날은 5시간 셋째 날은 6시간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날은 8시간쯤 운전을 해야 할 것 같다 

동경 서쪽울 거쳐 북쪽으로 올라갔다 내려오는 코스다

생애 첫 드라이브 여행인데 너무 무리한 일정인 것 아닌가 싶긴 하지만 

닥치면 어떻게든 되겠지 못 먹어도 고!라는 맘으로 떠날 계획이다 

내가 살아온 과거를 돌아보면 뭐랄까 

크게 길을 벗어나지 않고 음.. 뭐랄까 FM대로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내 나이 50이 넘어도 아직 안 해 본 것들이 더 많다 

그 흔한 게스트 하우스조차 한 번도 묵어 본 적이 없었는데 예전에 스페인 하숙이라는 예능 프로를 보고 

교토에서 첫 게스트 하우스 경험을 해 보았었다 

막상 해 보면 별 것 아니라는 걸 알지만 해 보지 못한 건 항상 미련이 남는 법이다

나에게 있어서 나 홀로 자동차 여행도 그 가운데 하나다 

또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차박이다 

하지만 선뜻 용기가 안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번 자동차 여행을 계획하면서 차박으로 할까 아님 편하게 호텔로 할까 고민을 했지만 

역시나 아직은 용기가 부족하다 

하지만 미련이 남길래 3박 중 2박은 호텔에 묵고 하루만 차박을 해 볼 생각이다 

여자 혼자 차박이 무서울 것 같아 처음엔 모 꼬짱을 데리고 갈까 생각했었는데 2번의 호텔이 문제였다

3일간 차박을 한다면야 당연히 모꼬짱 데려가면 좋겠는데...

그래서 또 열심히 검색을 했다 

아무 데서나 차박을 하는 게 아니라 이용료를 내고 공인받은 곳에서 안전하게 차박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뭐 해 보지 뭐 

가족들에게 차박을 할 거란걸 말 하지 않았다 

당연히 반대를 할 테니까 

 

 나 홀로 떠나는 드라이브 여행도 차박도 정말 별것 아닌 것들이지만

내가 살아오면서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것들 

하지만 언젠가는 한번 해 봐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들이다 

버킷 리스트라고 하면 에게게 버킷 리스트가 고작 그런 거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버킷 리스트라고 다 거창해야만 하는 건 아니잖아?

남들에겐 이게 사소한   일일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선 해 보고 싶은 일 둘 중 하나다  

중년 아줌마의 무모한 도전 하지만 한번 해 볼 만한 도전 그냥 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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