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에 ../일본 시댁과 한국 친정

시어머니랑 둘이서 피크닉

동경 미짱 2022. 6. 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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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역시나 날씨가 나무 좋다
손자는 학교 가고 아들은 회사 가고 며느리는 노는 날이다
시어머니랑 둘이서 오늘은 뭘 하며 하루를 보낼까..
사실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다
시어머니의 취향을 아니까 시어머니가 뭘 제일 좋아하는지 아니까 …

아침부터 김밥을 말았다
7줄을 말아서 두 개는 자기야 도시락으로
두 개는 히로의 아침으로 그리고 나머지 3개는 시어머니와 나의 점심

울 시어머니는 건강 마니아로써 하루 1만 보는 기본 걸으시는데 하루 1만보를 못 채운 날은 거실에서 제자리 걸음을 걸어서라도 1만보를 채우신다

집에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멀뚱멀뚱 얼굴 맞대고 있는 것보다 날도 좋으니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걷기도 할겸 피크닉을 가기로 했다

문제 : 내가 아침부터 김밥을 말은 이유!
정답은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피크닉을 가기 위해서다


집에서 가까운 자연공원으로모 꼬짱 까지 대동하고 나섰다
시어머니는 오랫동안 슈나우저를  반려견으로 키우셨는데 몇 년 전 하늘나라로 보냈다
시어머니는 이제 당신 나이도 있는데  당신 보다 새로 맞이 할  반려견이 더 오래 살 수도 있는데

끝까지 책임 질 수 없을 가능성이 있다며 더 이상 반려견을 키우지 않으신다
하지만 애견인인지라 우리 집에 오시면 모꼬짱을 얼마나 이뻐하시고 챙기시는지 모른다
그런 시어머니이시기에 나들이길에 모꼬짱은 당연히 동반

80이 눈앞인 울 시어머니
걸음걸이도 빠르고 아주 짱짱하시다

작은 산 하나가 그대로 공원이다
사람 손은 최소한으로  하고 최대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벌써 수국이 만개를 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집 수국도 피기 시작했었지..

산 새들의 지저귐이  그 어떤 음악보다 더 좋았고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좋았다
뜨거운 햇살을 가려주는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를 걷는  게 너무 기분이 좋았다
집에서 시어머니랑 둘이서 얼굴 맞대고 앉아 있는 것보다 이렇게 나오길 정말 잘했다
진짜 진짜 탁월한 선택 ㅎㅎ

너무 가까운 곳에서 새소리가 들리는데 도대체 어디서 지저귀는 건지 한참을 찾았다
드디어 발견!
바로 눈앞이다

새 한 마리 발견하게 뭐가 그리
대단한 발견이라고 이렇게 기쁜지 …

나무도 꽃잎도 분명 석류인데 이런 석류꽃은 처음 본다
열매가 아닌 꽃을 즐기는 석류인가?
내가 장담하건대 분명 석류나무다
우리 집 마당에서 석류나무를 20년이나 키웠는데 내가 석류나무를 모를까
어쨌든 석류꽃이 마치 카네이션처럼 생겼다
이쁘다

피크닉의 꽃은 바로 도시락
아침부터 준비한 김밥 도시락
도시락을 꺼내자마자 울 모 꼬짱이 제일 먼저 자리 잡고 앉았다
간이 되어 있어서 모꼬짱은 못 먹는데 모꼬 간식은 따로 챙겨 왔는데 자기 간식보다 김밥에 더 관심이 많은 울 모꼬짱 …
그래도 김밥은 NG


시어머님이랑 가볍게 만보를 걸었다
숲 속을 걸으며 시어머니랑 그동안 못 나눴던 미뤄왔던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대부분은 시아버지 흉이었다는 건 안 비밀! ㅋㅋㅋ

시어머니와 며느리 둘 만의 피크닉!
즐거웠다
진짜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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