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에 ../일본 시댁과 한국 친정

스스로 사서 하는 시집살이

동경 미짱 2022. 6. 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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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우리 집에 오신지 5일째고 첫 주말이다
시어머니의 친정은  동경에서 1300킬로나 떨어진 구마모토熊本다
일가친척은 전부 구마모토에 살고 있기 때문에 거의 만나지 못한다
예전에 외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아 계실 땐 3,4년에 한 번쯤 뵈러 가곤 했었는데  두 분 다 돌아가시고 나니 갈 일이 없다
사실 외삼촌과 이모에게 인사드리러 1300킬로 거리를 비행기 타고 날아갈 일이 뭐가 있겠는가
게다가 외사촌은  더더욱 만날일이 없다
우리 집 자기야 집안을 보면 친가는 정말 왕래가 없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일본 가족관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상상하는 그대로다
하지만 외가 쪽은 정말 한국처럼 친밀하며 형제 간들 우애도 돈독하다
둘째 외삼촌네 딸 그러니까 나에게 외사촌 시누이( 촌 수한 번 복잡하다)인 아끼꼬상이 동경에 있다는 걸 올해 처음 알았다
내가 우리집 자기야 와 결혼을 했을 때 인사를 드리러 구마모토 외가를 방문했을 때 그녀는 중학생이었다
부끄러운 듯  내 주위를 맴돌던 그녀가 지금은 30대 중반이 되어 동경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걸 들었고 몰랐으면 모를까 그녀 또한 일가친척이 전부 구마모토에 있으니 동경에 살고 있는 친척이라곤 고종사촌 오빠인 우리 집 자기야 뿐인데 싶어서 얼마 전 우리 집으로 불러 식사를 대접한 적이 있었다
아끼꼬상은  대학을 동경에서 다녔고 대학원도 동경 대학원을 다녀서 동경에 친구들이나 지인들은 많이 있겠지만 그래도 친척인데 싶어서 불러서 밥 한 끼 차려 주며 올케 노릇 한번 했었다

울 시어머니가 그녀에게는 고모인데 10년정도 만난 적이 없다고 하길래 외사촌 시누이에게 연락을 해서 고모가 오는데 겸사겸사 밥 먹으러 오라고 초대를 했다

 

코시국의 손님 접대

얼마 전 우리 집 자기야의 외사촌 동생이 동경에 살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사촌 오빠가 동경 살고 있는거 뻔히 알면서 연락이라도 좀 하지 …. 몰랐으면 모를까 알았으니 집으로 초대를 했다

michan1027.tistory.com

외사촌 시누이를 우리집으로 초대한 건 시어머니의 생각도 아니요 우리 집 자기야의 생각도 아니요 온전히 내 생각이었다
시어머니가 오시는건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고 시누이 그것도 외사촌 시누이까지  불러서 시집살이를 하려고 하다니..
사서 고생이라더니 뭔 짓인지 …

시어머니에 한참 어린 외사촌 시누이까지 함께 하는 BBQ
양도 평소보다 많이 준비를 했다

자기야가 숯불을 피우는 동안 건배를 하고
숯불을 피우고 고기가 굽히기 까지 안주가 필요한 것 같아서 철판에다가 버터 치즈를 굽고
규 호르몬( 소 내장) 고추장 볶음을 볶았다

맥주 한잔씩 들고 건배 후 본격적인  BBQ 전의 술 안주인 규 호르몬
  무쇠 철판 위에서 볶았더니 다 먹을 때까지 식지 않아서 더 맛있었다

애견가인 울 시어머니의 손길에 모꼬짱이 기분이 좋은지 꾸벅꾸벅 졸고 있다
고기 굽는 냄새보다 시어머니의 손길이 더 강했던 것 같다
평소의 모꼬라면  고기 앞에서 눈을 감고 졸다니 상상을 할 수 없는 모습이다

10년 만에 만난 고모와 조카 사이!
나에겐 시어머니와 외사촌 시누이

시어머니도 좋아하셨고 시누이인 아끼꼬 상도 좋아했다
그래서 나도 좋았다
괜히 사서 고생이라고 시어머니에 시누이까지 하지 않아도 될 고생을 왜 하냐고?
그래도 가족이고 친척이니까..
히로는 외동인 데다가 외가는 한국이고 친가에는 삼촌이 있지만 삼촌은  아이를 갖지 않기로 했고 그래서 히로는 형제도 없고 사촌도 없다
게다가 한국 외가엔 외사촌이 한 명 있는데 이제 겨우 중학생이고 이종 사촌 두 명은 미국에 살고 있어서 ….

그래서 난 되도록이면 히로에게 많은 친척들을 만나게 해 주고 싶다
없는 친척들도 만들어  주고 싶을 정도로..



오늘 시누이인 아끼꼬상에게서 들었는데
아끼꼬상 형제는 3 남매인데 첫 째는 현재 회사일로 미국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올해는 다시 일본으로 오게 되는데 아마도 본사가 있는 동경에서 근무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게다가 막내는 올 4월부터 동경에서 일을 하게 되어서 동경에 와 있다고 한다
막내가 동경에 있다는 건 오늘 처음 알았다
오늘 막내도 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했더니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다음에 오겠다고 했다고 한다
게다가 아끼꼬상은 자기 친동생이 동경으로 왔지만 아직 만나지도 못 했다고 한다
동경에 친척이라곤 아끼꼬상 한 명이라 생각했는데 막내 시동생인 데츠로 상도 동경에 있다 하고 첫째 시동생도 올해는 미국에서 동경으로 돌아온다 하고 외삼촌네 삼 남매가 전부 동경에 있게 된다니 무척 반가웠다

외사촌이긴 하지만 시동생이 둘에 시누이가 하나에
갑자기 세 명이 동경에 ㅎㅎ
생각만 해도 즐겁다
앞으로 사서 고생이 아니라 사서 시집살이를 할 생각이다
히로를 위해서라도 이 시집살이는  꼭 해야지
당연히..

오늘의 BBQ는 정말로 즐거웠다
울 가족 세 명이서 하는 단출한 BBQ도 좋지만 시어머니에 시누이까지 함께하는 BBQ 또한 즐거웠다
게다가 앞으로 히로에게 비록 5촌 아제와 아주머니지만
막내는 히로와 열 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촌수로 따지면 아제지만 히로에게 형 같은 친척이 가까이 있다고 하니 괜히 든든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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