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닝/만들기

내 취미생활에 너무나 무관심한 우리 집 두 남자

동경 미짱 2023. 6. 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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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폐목재가 좀 있다 

일반 가정에 폐목재가 왜 있냐고 물으신다면 잔독 주택에 20년을 살다 보니 

그 주인장이 뭐든 만드는걸 좋아하는 여자다 보니 만들다었다가 부셨다가를 반복하다 보니 

생겨난 부산물이다 

나란 여자 이런 폐목재도 그냥 버리는 여자가 아니다 ㅎㅎ 

사실은 한번에 이런 가공된 폐목재를  한 번에 버리려면 수거하지 않는 대형 쓰레기를 취급하는 센터로

직접 가져 가야해서 ( 조금씩은 쓰레기봉투에 담아서 버릴 수 있다) 조금씩 버리려고  쌓아 둔 건데

아직 쓸만한 목재들이 있어서  버리는 것도 일이고 돈이고 해서

쉬는 날 공구를 꺼내 들고 뚝딱 뚝딱 

 

 

선반을 만들었다 

선반 지붕 역시 버리려고 모아 두었던 두꺼운 대나무다 

대 나무를 두 겹으로 쌓아 지붕을 만들었다 

이 선반의 주인장은  미니 선인장

이 사다리형 선반은 이 또한 폐목재로 예전에 만들었던 건데 현관 쪽에 두고 작은 

화분이나 다육이들을 올려 두는 선반으로 쓰고 있다 

하얀 페인트도 대충 칠해서 얼룩덜룩하지만 난 오히려 이게 더 좋다 

오래된 폐목재라서 깔끔하게 바르는 것보다 대충대충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다 

제일 아랫단의 목재는 예전에 파란색 페인트를 칠한 목재인데 하얀 페인트로 덧칠을 했지만 

깔끔하지 않았다

페인트 칠이란 게 한번 바르고 말린 후 덧 바르고 최소 두 번 내지는  세 번 정도 칠해야 하지만 

어차피 버리려던 폐 목재인데 그 정도의 정성은 없고 그래서 한 번만 바르다 보니..

그래서  파란 페인트가 보이는 목재에  하얀 페인트 한 번만 쓰윽 발라주고 

작은 뚜껑에 페인트를 묻혀  툭툭 찍어 주었더니 일부러 의도한 건가 싶을 정도로 

자연스러웠고 작은 수고에 비해 대 만족! 

 아랫 선반의 정체는 보드다. 꽤 큼직한 보드인데 이제 타는 사람도 없고 

밖에다 방치를 했더니 많이 상해서 버리는 것도 돈인 세상인지라 보드를 뒤집어서 선반으로 이용하고 있다 

그래서 보드 바퀴가 그대로 보이는데 바퀴를 떼 낼 수도 있지만 그냥 그대로도 분위기상 괜찮은 것 같아서

(라고 쓰고 사실은  이것 또한 버리는게 돈이고 귀찮아서 ㅋㅋㅋ) 

의도 한건 아닌데 사다리 선반도 보드 선반 사이에 이번에 만든 선반을 걸어 보니 딱이다 

마치 원래부터 이곳이 자기 자리인 듯.. 

만족! 대 만족 ! 

버리면 돈이고 수고스러운 폐목재가 이렇게 멋진 선반이 되었으니 ㅎㅎ

혼자서 너무 만족스러워서 우리 집 두 남자의 귀가를 기다리지 못하고 사진을 찍어 단체 방에 올렸다 

우리집 자기야는 대단하다는 이모티콘을 보내 주었는데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냥 여기까지만 하지  

이어서 보내온 문자가 목욕탕 뒤쪽이야?

헐.... 이 사람아 

매일매일 드나드는 현관에 선반 하나를 더 만들어 단 것뿐인데 목욕탕 뒤쪽이냐고?

목욕탕 뒤쪽엔 이런 거 하나도 없거든?

어찌 매일 드나드는 현관인데 그걸 모를 수가 있지?

아무리 관심이 없다지만 이건 진짜 충격 ㅠㅠㅠㅠ

작은 화분 하나를 기억 못 한다면 이해를 하지만 어떻게  이걸 모르지?

내 남자만 그런 건가? 

그나마 우리 집 자기야는  말도 안 되는 반응이지만 반응이라도 보내왔지만 

우리 집의 또 다른 남자 울 아들 녀석 히로는 아예 무 반응 ㅠㅠㅠ

완전 무시! 

남자들은 다 그런 건가? 아님 우리집 두 남자만 그런건가? ㅠㅠㅠ

폐 목재로 선반 만들기는 결국 나 혼자만의 만족으로 끝나는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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