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미짱 2023. 12. 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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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바쁜 하루를 보냈다 

내일 쉰다고 생각하니 더 피곤하다고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이겠지..

심리적이던 아님 정말 피곤하건 어쨌든 아무것도 하기 싫은 귀차니즘이 발동해서 

전날 볶아 두었던 볶음김치에 하나를 반찬으로 밥 한 그릇 뚝 딱 해 치우고 

바로 침대로 직행 

침대 속에서 뒹굴고 있는데 카카오 톡 알림이 울리길래 보았더니 언니다 

조카가 11월 23일 날 잡았다고 전서방이랑 히로랑 다 같이 오라는 내용이었다 

어? 11월 23일??

친대에서 뒹굴다가 본 카톡이라 비몽 사몽이었다 

11월 23일이면 지났잖아 

1월 23일인데 언니가 잘못 보낸 건가 했다

 

결론은 내년 11월 23일이란다 

내년 11월인데 벌써 날을 잡나? 넘 빠른 게 아닌가 했더니 

한국은 그렇단다 

1년 전부터 식장 예약을 해야 한다고...

아무리 미리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고는 하지만 1년 전에 식장 예약이라니 

나처럼 준비성 없는 사람은 아들 장가도 못 보낼 것 같다 ㅎㅎ

 

조카가 결혼을 한다라...

나에게는 조카가 3명이 있다 

친정 조카가 3명이고 시댁은 시동생 부부가 결혼 전부터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하고 결혼을 해서 

시댁 쪽에는 조카가 없다 

친정 쪽에 언니에게 2명의 조카가 오빠에게서 1명의 조카가 있다 

조카라 하면 정말 가까운 사이인데 내가 일찌감치 집을 떠나 살아서 사실 

이모노릇 고모 노릇 제대로 못했다 

스무 살에 서울로 상경해서 자취를 했었다 

같은 한국 하늘아래지만 1년에 1번 많아야 2번 집에 내려가는 게 고작이었다

그리곤 20대 중반에 일본에 왔으니 집을 떠나 산지가 벌써 30년이다 

언니네 조카들은 어릴 때부터 미국에서 살았다 

큰 조카는 미국이 좋다며 미국에 살고 있고 이번에 결혼을 하는 두 번째 조카는 한국이 좋다며 

한국으로 들어와 살고 있다 

미국에 있는 큰 조카는 어릴 적 그래도 내가 업어 준 적도 있지만 

둘째 조카는 하나 있는 이모라면서 한 번도 업어 줘 본 적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이본으로 조카는 미국으로 들어가 살았으니 말이 이모지 

이모로써 해 준 게 아무것도 없다 

지난 3월 내가  한국에 나갔을 때 몇 년 만에  조카를 만났다 

언니에게서 조카에게 여자 친구가 있다는 말을 듣고 일본에 사니까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잇는 것도 아닌데 실례가 안 된다면 여자 친구도 같이 보고 싶다고 했더니

흔쾌히 나와 주어서 같이 만나 식사를 했었다 

사람 한범 보고 어찌 알겠냐 마는 첫인상이 어르신들이 흔히 하는 말로 

"참한 아가씨구나 "라는 좋은 느낌을 받았었다 

그 후로도 언니랑 연락을 할 때마다 듣는 소식이 잘 만나고 있다는 거였다 

 

오늘 조카의 결혼 소식을 들으니 생각이 많아진다 

둘째 조카에겐 정말 이모로 아무것도 해 준 게 없어서 너무 미안하고 

그 미안한 마음에 괜스레 코 끝이 찡 해져 온다 

못 해 줬던 것 밖에 생각이 안 난다 

솔직히 잘해 준게 하나도 없어서 잘 해 준건 하나도 생각이 안 나는 거지만...

미국 영주권에 미국에서 살 수도 있는데 조카가 선택한 길은 한국행이었다 

그렇게 선택한 한국 살이에서 평생의 반려자를 만났다니 너무 좋고 또 너무 고맙다 

알콩 달콩 잘 살기를...

결혼 전에 일본에 같이 놀러 오라고 해야겠다 

지금껏 못 했던 이모 노릇 제대로 한번 해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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