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의 일상 /일본은..

나침판과 굵은 김밥

동경 미짱 2018. 2. 4.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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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중순부터 일본 슈퍼에는 나침판을 판다 


식품을 파는 슈퍼에서  왜 나침판을 팔까?


 





2월 3일은 節分(세쯔분)이다


세츠분이 되면  거의 대부분의 일본 사람들은 

마메마끼( 콩 뿌리기) 와 에호마끼 (굵은 김밥) 먹기를 한다 





콩 뿌리기는 대문이나 창밖으로 콩을 던지며 

(鬼は 外 福は 中 )을 외친다 

도깨비 잡귀는 밖으로 나가고 복은 집안으로 들어 오라는 말이다 


콩을 집 밖으로 던지며 집안에 있는 

나쁜 잡귀들을 집 밖으로 쫓아 내는 풍습이다 


콩을 집 밖으로 던지기만 하느냐면 아니 먹기도 한다 

세츠분에 콩을  먹으면 1년간 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다거 한다


일본에서 세츠분에 꼭 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일 

세츠분에는 에호마끼라는 굵은 김밥을 먹는다 






에호마끼라는 굵은 김밥은  먹는 것은  김말이처럼  복을 돌돌 만다는 의미이다 



에호마끼라는 김밥을 먹는 데도 룰이 있는데  


첫번쨰 룰  : 절대 김밥을 칼로 자르면 안되고 통채로 집어 들고 먹어야 한다 


김밥은 복을 돌돌 말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김밥을 자르는 것은 복을 잘라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자르지 않는 이유는 


칼로 자르면 연 (緣 ) 끊어 내는 의미이기 때문에 절대 자르면 안된다 



에호마끼는 절대 가늘어서는 안된다 


한입에 다 들어 가지 않을 정도로 굵게 아주 굵게 복이 넘쳐나도록 굵게 말아야 한다 



 



2월 3일은 마트도 편의점도 굵은 김밥으로 가득하다 

재료는 각자 좋아하느느걸로 천차만별이지만 마트에서 하는 것은 

대부분 연어나 참치 같은 회를 넣고 만다 

한줄에   6천원에서 만원을  넘기는 것들도 많다 

아무래도 연어나 참치가 들어가니 세츠분의 김밥은 

가격도 평소보다 많이 비싼 편이다 


나침판 얘기에서 삼천포로 빠져  갑자기 웬  콩이랑 김밥 이야기 ??


일본 마트에서 나침판을 파는 이유가 바로 세츠분에 먹는 


김밥인 에호마끼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에호마끼를 먹는 룰 그 두번째 


에호마끼를 그 해의 행운을 부르는 방위를 보며 먹어야 한다 


2018년 올해의  방위는 남남동 (南南東)쪽이다 


나침판을 파는 이유는 바로 남남동쪽을  찾기 위해서이다 


올해도 복이 들어 오는 방향을 찾아 그 방향인 남남동쪽을 보며  김밥 먹기 


여기서 또 하나의 룰 


에호마끼는 낮에 먹으면 안된다 해가 진 밤에  먹어야한다 

잡귀들이 활동하는 시간대가 낮이 아닌 밤이기 때문이란다 


2월 3일 일본 가정의 저녁 식사는 


열에 아홉은  일본 김밥인 에호마끼일 것이다 



여기서 또 하나의 룰 


에호마끼를 먹으면서 절대 말을 하면 안된다 


아무말 없이 조용히  소원을 빌며 ..


말을 하면 그 말과 함께 복이 다 빠져 나가 버린다고 한다 



일본의 세츠분은 콩을 집 밖으로 던지며 


잡귀는 물러 가고 복은 집안으로 들어오라 외치며 


또 그 콩을 먹으며 한 해의 건강을 기원한다 


그리고 해가 지고나면 

남남동쪽을 바라보며 게 말은 에호마끼를 

절대 말하지 않고 무언으로 절대 자르지 말고 한줄을 통채로 

베어 물어 먹으며  복을 기원하며 소원을 빈다 


일본의 세츠분의 풍습은 

아마도 열에 아홉 사람은 다 하는 아주 일반적인 행사이다 



올해도 2월 3일  우리집  저녁 메뉴는 당연히  에호마끼인 굵은 김밥이다 

마트에서 사지 않고 직접 말았다 



속재료는오이 당근 계란  맛살에다가  히로가 제일 좋아하는 연어를 넣고  말았다 

워낙 굵어서 김 한장으로는 말수가 없어서 

반장을 더 덧대서 김한장 반으로 만 두툼한 에호마끼로 저녁을 대신했다 










이 사진은 작년 세츠분에 히로가 굵고 굵은 에호마꼐를 

한입 가득 먹던 사진이다 



길방향인 남남동쪽을 보며 복을 돌돌 말은 에호마끼를 먹었으니 

울 가족 올 한해도 무병하게 좋은 일만 가득한 한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딱 하나 어기고 만 룰이 있다 

자기야랑 히로랑 나랑  무언의 수행을 지키지 못했다 

즐거운 저녁 식사시간 무언으로 묵묵히 김밥만 먹기엔 

울 가족은 말이 넘 많은 가족이라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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