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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잔소리 보다 더 무서운 아들의 잔소리

동경 미짱 2018. 4. 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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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뜬금없는 아들의 잔소리에  한숨만 나온다 


3월말 5일간의 대만 여행을 하면서 솔직히 인간적으로 너무 많이 먹은건 사실이다 

아침 부터 삼시세끼 꼬박 꼬박 챙겨 먹으면서 시간 날때마다 

먹고 먹고 또 먹고 매일밤 야시장을 전전하며 

잠자기 전까지 정말 엄청 먹긴 먹었다 

당연히 나도 히로도 근수를 늘려서  일본으로 돌아 왔다 


그리고 몇 일이 지나고 정상적인 식생활로 돌아오면서 

히로는 원래의 몸무게로 돌아 왔건만 다이어트를 선언했다 

단것도 엄청 좋아하고 과자도 좋아하고 특히나 야식도 

꼬박 꼬박 챙겨 먹던 놈이 저녁 먹고는 일절 야식을 끊었다

아무리 맛있는걸로 유혹을 해도  절대 유혹에 넘어 오지 않는다 

누구 아들인지 참 독하다 


먹고 싶은것 참지 않고 먹어 대는 날 닮은 건 절대 아닌것 같고 

그렇다고 야식을 즐기는  울 자기야를 닮지도 않았고 ....


그런데 문제는  자기만 안 먹으면 되지 엄마에게까지 눈치를 준다 



요즘 우리집에 과자나 쵸코가 넘쳐난다 

일본인들의 독특한 오미야게(선물)이란 문화 때문이다 


일단 대만에서 돌아 올때 대만 친구들이 하나 둘 선물로 준 것도 있고

또 회사 동료들이나 가까운 지인들이 

여행이나 아님 지방 어디라도 갔다오면 이렇게 

잘 갔다 왔다는 인사차 돌리는 오미야게라는 이름의 선물들 ..

심지어는  두어시간이면 갈수 있는 디즈니랜드에 하루 놀러 갔다 오고선 

오미야게를 사 와서 준다 

그냥 아무말 안하면 당일치기인  디즈니랜드  놀러 갔다 온줄도 모를텐데 

굳이 선물을 사 오다니 ...



오미야게란 이름의 선물을 받아도 좀 많이 받긴 했다  

우리집은 이렇게 받은 과자들을 식탁위에 올려 둔다 

왜냐하면 우리집 두 남자는 눈에 안 보이면 절대로 스스로 찾아 먹는 사람들이 아니니까 

눈에 잘 띄게 식탁위에 올려 두면  오며 가며 간식으로라도 먹을까 해서다 




그런데 요즘 히로는 다이어트 한다며 아예 입에도 안대고 

울 자기야는 평일엔 퇴근후 밥 먹고  스포츠 센터가서 운동하고 오면 

간식 거리를 먹을 시간이 없어서 못 먹고

그렇게 하나 둘씩 선물로 받는 과자는 늘어만 가고 

먹어 치우는 사람은 없고 

유통 기한은 점점 다가 오고 

그래서 식탁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내가 오며 가며 

나도 모르게  하나씩 두개씩 먹어 치우고 있다 



준 사람 성의도 있고 어쨋든 유통 기한안에 먹어 치우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먹어 대고 있는 나 ...


여기서 히로가  나게에 잔소리 잔소리 폭탄을 투하한다 

자기만 다이어트 하면 될것을 왜 엄한 나 까지 ...


 엄마.. 진짜 먹을거야 

이시간에 ...


 엄마 먹으면 안되는거 아냐?

또 먹어?


내가 하나씩 먹을떄 마다 잔소리 잔소리 



 냅둬 엄마는 먹어도 되


 엄마 아까도 먹었잖아 


그러면서 아주 야시꼬리한 눈초리로 나를 쳐다본다 

기분 나쁘게시리 ...


 엄만 먹기위해서 열심히 운동하니까 괜찮아 


 그렇게 먹으면 운동하는 이유가 없잖아 

운동 했으니까 안 먹어야지 


 엄만 다이어트 할 맘 없어. 지금으로 충분해 

엄만 먹을려고 운동하는거야 

먹고 싶은거 먹고 스트레스 안 받는게 최고니까 냅둬 


 진짜 그걸로 만족해?


아이 짜증 나 진짜 ...



내가 운동을 하는 이유

http://michan1027.tistory.com/482





울 시어머니에게서도 안 듣는 잔소리 아들에게서 듣다 보니 

그게 스트레스가 된다 


하긴 히로 말이 일리가 있긴 하다 

죽자 살자 한 두시간 고생 고생 운동 하고 와서  

과자 먹어 치우며 단 5분만에 운동한 칼로리만큼 먹어대니 

어찌보면 참 미련스럽게도 하다 


지금까진 열심히 운동하고 운동한 만큼 먹고 싶은거 먹으며 

스트레스 안 받고 살았는데 먹기 위해 운동한다가 

내 모토였는데  요즘  히로 잔소리 때문에 

내 스트레스 지수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자꾸 자꾸 올라가고 있다 




가장 최근에 찍은 대만에서의 사진 (오른쪽 흰 쟈켓이 나)

아무리 봐도 히로 다이어트 필요 없는데 ...

웬  다이어트????


그나저나 일본의 오미야게라는 선물을 하는 문화 좀 없어졌으면 좋겠다 

아직 우리집 식탁위에 가득한 저 과자들 ....

내일 회사로 들고가  먹으라고 휴게실에 풀어  놓을까?

근데 회사 동료들에게 받은것도 있는데 

사실 어떤걸 누구에게 받았는지 잘 기억도 안 난다 

실수로 회사 동료에게 받은걸 회사로 도로 가져 가면 큰  실례인데  말이지 ....


시어머니 잔소리 보다 더 무서운 울 아들의 잔소리 ..

내일부터 나도 다이어트 해?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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