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에 ../히로 이야기

고딩 아들과 엄마의 생각 차이

동경 미짱 2018. 5. 19.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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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인 히로는 다음주 수요일부터  중간고사가 시작된다

그래도 명색이 진학고인데 고2 첫 시험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엄마인 나 


이번  토요일 그리고 일요일이 시험 공부를 할 아주 중요한 시기이다 


 히로 내일은 (토요일) 집에서 공부할거야?

아님 학교 가서 공부 하고 올거야?


 내일 테니스 대회 응원 가야해.


 수요일부터 시험인데 무슨 대회응원이야

니가 대회 나가는거 아니잖아 

그거 꼭 가야 하는거야? 


 그래도 가야지..


 너 정말 갈 생각이야?

그냥 응원이라며? 




아!    정말 미쳐 버리겠다 

시험 시작하는 1주일 전까지 부카츠(특별 활동)라고 해서  테니스를 

매일 매일 주말까지도 하고 다녔다 

겨우 시험전 1주일부터 부카츠 잠시 쉬고 시험 공부 하라고 하더니 

시험 전 제일 중요한 주말인 토요일 일요일 2일 연속 

테니스 대회 응원이라니 ....


게다가 테니스란게 축구나 야구처럼 목청껏 소리 지르며 응원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조용히 앉아서 그냥 하염없이 바라만 보는게 

테니스의 응원이다 

그걸 하루종일 간다고? 그것도 이틀씩이나 ..



2학년 320명중  테니스 남자부원은   겨우 18명이다 

시험전 주말 이틀을 테니스 응원 하는 동안 

나머지  302명은 열심히 시험  공부를 할텐데 ... 


히로가 다니는 학교는 꽤 괜찮은 학교다 

우리 시에서는 제일 좋은 학교이다 

히로 학교 아이들이 대학 진학에 있어서 

 흔히 取りあえず MARCH (일단 마치) 라는 말을한다 

 MARCH 는 동경 소재 중요 사립대학으로

  明知대  靑山대  立敎대 中央대  法政대를 말한다 

최소한 동경 소재 사립대인  MARCH  이 다섯 대학은 간다는 말이다 

MARCH 를 일단이라고 할 정도로 나름 머리 좋다는 아이들이 모인 학교다 

작년  졸업한 선배들은 MARCH에 188명이 진학을 했다 

말 그대로  取りあえず(일단 )  MARCH 는 최소한 간다


그런데 나름 머리 좋은 나머지 302명이 제일 중요한 시험 공부 시간을 보내는 

시험 3일전의 토요일 일요일을  하루 온종일 땡 볕에 앉아 

테니스 응원을 하러 간다니 뭔 말이야 이게?

  정말 미쳐 버리겠다 


 히로 안가면 안되는 거야?

꼭 가야 겠니?


 다른 애들도 갈텐데 시험 공부 한다고  안간다고 할 수 없잖아 


 그 다른 애들이라고 해야 18명이야 

그 중엔 대회에 나가는 6명 빼면 응원 가는 애들은  12명이야 

다른 애들 302명은 다들 시험 공부를 할텐데 

그래도 꼭 가야겠니 ? 그냥 응원인데 ?



 ......


말이 없다 

히로가 말이 없다는 것은 엄마 말을 따르지 않겠다는 말이다 


 뭐야? 선생님이 응원 참석하라고 한거야? 


 아니 선생님은 아무말  안 하셨고 부장(주장)이 ...


 히로 넌 2학년이야 너희 학교는 진학고 야

중학교때랑 달라

중학교땐 조금만 공부해서 성적 유지가 되었지만 

이 학교는 다들 머리 좋은 애들이 모인 학교야 

다른 애들이랑 똑 같이 공부해도 성적 유지 하기 힘들다는거 너도 알잖아 

그것도 토요일 일요일 이틀을 하루종일 응원하러 가야겠니?


나도 가고 싶진 않지만 어쩔수 없잖아 


뭘 어쩔수가 없어

안가면 되는 거지


 그래도 어떻게 안가 

더 이상 히로랑 대화가 안된다 

내가 별난 엄마인지 히로가 앞 뒤 꽉 막힌 요령 없는 아이인지 ...


한국에서 나고 자라고 한국에서 고등학생 시절을 보낸 나로썬 

정말 이해가 안 간다 


일본의 부카츠 (특별 활동) 정말 좋다는것  인정 한다 

히로가 스포츠를 통해 몸도 정신도 건강한 아이로 잘 자라주는게 

눈에 보이기 때문에 

그리고 한국에서의 내 고교 시절  밤 10시까지 학교의 딱딱한 의자에 앉아 

보충 수업까지 들어야 했던 학교 집을 오가던것 외엔  그다지 추억이라곤 없던 

내 고교 시절과 비교했을때 

히로는 고교 시절을 너무나 즐겁게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부카츠 활동이 참 좋다는 건 나도 인정한다 


하지만 이번 주말 이틀간의 응원은 정말 이해 불가 

엄마의 설득에도 응원을 가야한다는 히로가 마음에 안든다 

백번 양보해서 본인이 대회에 직접 참가를 한다고 해도 맘에 안드는데 

근데  그냥 응원을 가는건데 ...


더 이상 말을 해도 먹혀 들지 않을것 같고 속은 부글 부글 끓어 오른다 

고딩 2학년의 첫 시험 ..

결과 안 봐도 뻔 할것 같다 


비록 일본에 오래 살고 있지만 난  내가 받은 한국의  교육이 

내가 아는 전부인 한국  엄마이고

히로는 그런 한국 학교를 모르는 일본의 학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아이이고 

히로와 나의 생각차이를  좁히기는 너무나 어려운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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