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의 일상 /일본은..

오이가격으로 본 한국과 일본의 현재

동경 미짱 2018. 8. 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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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다음뉴스를 보면서 내 눈길을 사로 잡은 뉴스는 

"인건비도 안되는 그냥 버립니다" 라는 제목의 뉴스다 

이 뉴스의 주인공은 오이 ..

올 오이의 생산양은 급증했는데 폭염이 계속되자 거래가 뚝 ! 


오이 생산량은 늘었는데 소비량은 떨어지고 

인건비도 안 나오니 그냥 버린다는 기사 내용이었다 




에고 아까워라...


난 여름이 되면 오이 소박이를 몇번이나 담근다 

내가 좋아 하기도 하고 일본인 이웃 사촌들과 직장 동료등 

지인들에게도 나눠 주기 때문이다 


결혼전 난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신부수업이란걸  하지 않았다

고향집을 떠나 서울에서 혼자 살면서 직장 생활 

그러다 결혼해 바로 일본으로 들어 왔으니 요리란걸 해 보지도 않았고

 배우지도 못한채 일본으로 들어왔다 


서울에서 혼자살땐 아침은 건너 뛰고 점심은 회사 구내 식당에서

저녁은 대부분 회식!  

정확히 말하면 회식도 회식이지만 그 당시엔 잔업이 왜 그리 많았는지 

정시에 퇴근을 못하고 일을 할땐 회사 돈으로  다 같이 저녁을 사 먹고 

일을 할때가 많았었다 

대부분 저녁을 먹고 집으로 들어 갔으니  요리를 할 필요가 없었다는 이유로 

난 요리랑 담을 쌓고 사는 미혼 시절이었다 


그렇게 요리란게 뭔줄도 모르고 일본으로 왔으니 

나의 살림 실력 말 안 봐도 비디오 ! 


일본에서 주부로 살면서 다른건 다 흉내내도 배추 김치는 정말 안된다 

핑계를 대자면 일단 일본 배추는 수분이 너무 많고 단 맛은 하나도 없는 

한국인 입맛에는 정말 맛 없는 배추다 

게다가 김치는 절이는게 절반인데 일본은 배추 절이는 굵은 소금이 없다 

고운 소금 밖에 없으니 안그래도 실력 없는 내가 

제대로 배추를 절일 재주는 없고 당연히 배추 김치는 나에겐 

너무 어려운 문제다 

담아봐야 막 썰어 담는 막김치이고 포기김치는 말 그대로 포기 상태이다  


하긴 내가 이렇게 말은 하지만 다른 한국 언니야들 

똑같은  조건에 똑같은 일본 배추로 나랑 달리 맛있게 

배추 김치를 담그는거 보면 결론은 그냥 내가 배추 김치 담그는 재주가 없다는게 

정답인것 같지만 .. ㅎㅎ


그나마 자신있데 잘 만드는게 오이 김치인데 

그래서 매년 여름철이 되면 오이김치를 많이 담궈 

여기 저기 나눠 주는데 올해는 아직 한번도 오이김치를 담그지 못했다 

제일 큰 이유는 너무 덥고 귀찮아서이지만 

또 하나의 이유는 오이가 너무 비싸다 




바로 옆 나라이지만 채소들 생긴것이 한국이랑 조금씩 다르다 

일본 오이는 한국 오이에 비해 짧고 가늘고 그리고 색도 연하다  

한국 오이와 일본 오이를 비교하면 한국 오이는 듬직한  엄마같고 

일본 오이는 야들 야들한 아기 같다 

짧고 가는 간단히 말해서 조그만하다 못해 쬐끔한 일본 오이 하나가 

우리 동네 마트 가격 87엔(890엔정도)이다 

지난주까지 작은 오이 하나에  96엔(천원) 정도였다 

이번주  들어 조금 싸진게 이 가격이다 

한국도 일본도 똑같은 폭염인데 한국은 수확양이 많다는데 일본은 수확량이 줄었단다  

일본은 폭염과 많은 비 때문이라는데 당분간 채소 가격이 계속 고공 행진 할거라고 한다 

특히 제일 비싼게 오이와 양배추이다 



 바로 옆 나라인데 한국 오이 농가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마음 같아선 다 들고 와서 일본에서 팔았으면 좋겠다 

한 여름 더위에 고생하며 지은 농사 갈아 엎는 농부들의 마음이 어떨까?

내가 농부 마음을 어떻게 다  알겠냐마는 

내가 정성 들여 만든 케익 미처 팔리지 못해 폐기 처분 할때 정말 

마음이 안 좋다 

나야 하루만에 만들어낸 케익인데도 이렇게 마음이 안 좋은데 

몇달을 정성스레 키운 오이를 갈아 엎어야 하는 마음은 어떨까?


바로 옆 동네 같은 한국과 일본 

오이 농부의 희비의 차가 너무나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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