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에 ../일본 시댁과 한국 친정

시댁가는 발길이 무거운 이유

동경 미짱 2018. 8. 1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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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오봉(한국에서의 추석)을 맞이해서 시댁에 간다 

 

자기야 밑으로 남동생(나의 하나뿐인 시동생)이 한명있지만 결혼전부터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선언한 시동생과 동서...

고로 울 시댁에 아이라곤 히로 딱 한명 뿐이다 

하나뿐인 손자인 히로는 방학이지만  내일도 모레도 학교에 간다고 하니 

어쩔수 없이 히로는 혼자 집에 남겨 두고 자기야랑 나랑 둘이서만 가는  시댁행이다 


16일은  성묘도 해야하고 

 시조부모님 위패를 모셔논 절에는 11시에 예약을 해 두셨다기에 

16일 9시쯤 시댁에 도착하도록 새벽에 출발 하기로 했다 

고로  시댁가기  전날인 15일은  며느리인 나는  아침부터 바쁘다 

출근 전  일찍 서둘러  자동차 타이어 공기압 체크 하고 그리고 출근 

일단 회사 근무를 마치고 코스트코에서 쇼핑 

울 시어머님 코스트코 팬이시다 

그래서 시댁에 갈땐 코스트코 쇼핑이 필수다 



시어머님의 친구분들에게 나눠줄것 까지 사다 보니 양이 많다 

머핀 4PK , 디나롤 3봉지, 치즈 타르트 5 SET

언젠가 친구분이 주어서  써 보았는데 넘 좋더라시며 키친페파도 사 오라 하셨다

뭘 얼마나 좋길래 키친 페파까지 사 오라시는지 ....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자 마자 잊어 버리지 않게 챙겨할 할 것들 

 내가 직접 만든 블루베리잼 한병이랑  블루베리

그리고 건강 매니아이신  울 시어머님이 매일 매일 드시는 아몬드도 챙기고 



애주가이신 울 시아버지에겐 당연히 술 

울 시아버지는  저녁마다 꼭 반주를 즐기신다 

당연히 술만 있으면 다른건 필요치 않다




그리고 예전에 내가 보내 드렸더니 맛있다고 하셨던 

블루베리랑 파인애플 미초도 한병씩 챙기고 

얼마전 직장 동료가 한국에 여행 갔다가 오미야게(선물)로 사다준 

옥수수차도 챙겼다 


시댁 갈려니 며느리는 바쁘다 바뻐 

울 자기야는 자기집 간다고 룰루 랄라 

오늘 따라 퇴근도 얼마나 빠른지 칼 퇴근이었다 

평소와 달리 나 보다도  먼저 퇴근 한 울 자기야 

자기집 가는게 그리도 좋은지 ....

여기서 잠깐 !

울 자기야 효자냐고? 

그래서 저렇게 신이 나 룰루 랄라냐고???

아니 천만에 만만에 말씀! 

울 자기야는  절대로 효자가 아님을 알려 드립니다 

자기야가 룰루랄라 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그건 나중에 공개하기로 ...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새벽에 일어나 운전해야 하니까 빨리 자야지 ...


하면서  얄밉게도 일치감치 2층 침실로 가 버렸지만 

그러나 며느리는 아직도 할 일이 산더미다 

당신 집 가는데 왜 며느리인 나만 바쁜거?


시댁에 들고 갈 짐들은 다 챙겼지만 제일 중요한 일이 남았다 

며칠간 홀로 집을 지킬  울 시부모님의  단 하나뿐인 손자이자 

나의 단 하나뿐인 웬수덩어리인 울 아들 히로가 

굶어 죽지 않도록 일용할 양식을 준비해야 하니까 


히로가  원한 메뉴는 카레랑  삼계탕 

말이 삼계탕이지만 커다란 솥에 닭다리 가득 넣고 

 마늘 그리고 한국에서 공수해온  건인삼이랑 대추를 넣고 팔팔팔 

끓인 무늬만 삼계탕인 우리집 인기 메뉴다 

한 냄비 끓여 냉장고에 넣어 두면 그 국물에다가 밥도 말아 먹고 

그 국물에다가 라면을 넣고 삼계탕 라면도 끓여 먹는다 

카레 한 솥이랑 삼계탕 한 솥 끓여 뒀으니 엄마 없다고 

굶어 죽진 않겠지 ..

하루도 아니고 며칠간   히로 혼자 두고 집을 비우는게 처음이라 

걱정도 되지만 뭐 어쩌겠나 

시부모님도 하나 뿐인 손자 혼자 두고 간다는데도 

전혀 개의치 않으시는데 나 만 걱정이 태산인가 보다 

울 시어머니는 당신 아들을 만나니 기쁘시겠고 

난 내 아들 혼자 두고 갈려니 마음이 영 그렇다 



자기야가 2층 침실로 가기 전에 나에게 폭탄을 투여했다 

 내일은 성묘가고 절에 갔다가 그 다음날 엄마가 산에 가고 싶다네 .

 헐 ... 뭐 산??? 

이 더위에? 지금 제 정신이야?

  별로 높은 산이 아니야 

전에 간  적 있는데 이부끼 산이라고 기억해?

높거나 낮거나 그게 문제가 아니야 

그리고 이부끼산이라서 더  싫어 

나무 한그루 없는 땡볕이잖아 

아 ... 싫어!  이 더위에 하고 많은곳 중에 왜 하필   산이야


이부끼산 꽤 높은 산이다 

하지만  중간까지 차로 올라 갈수 있어서 걸어서 정상까지는 1시간 조금 더 걸렸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문제는  진짜 나무 한그루 없다

주변엔 허리 정도 높이의 각종 식물이랑 꽃으로만 가득하다 

봄이나 가을이라면 아주 기분좋게 오를수 있는 정말 맛진 곳이다 

그건 인정 ! 

지난번 갔을때 넘 좋았던 기억이니까 ...

그런데 이 더운 날씨에 나무 한그루 없는 산길을  오르자고 ???

아! 나 싫어 

나 안갈래  진짜 진짜 싫어 

정말 모두가 제 정신이 아니야  ㅠㅠㅠㅠㅠ


이번 시댁가는 길은 무겁다 

시댁에 가져 가는 짐이 많아서 무겁고 

히로 혼자 며칠을 집에 두고 가는 길이라 마음이 무겁고 

이 무더운 날 산에 가자는 울 시어머니의 말도  안되는 그 계획에 

발길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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