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부터 일명 마른반찬이라고 하는걸 좋아했었다
오징어채, 검정콩조림,잔멸치볶음 등등등 ...
잔멸치볶음을 특히나 좋아하는데 일본에서 잘 해 먹지 못하는
반찬중 하나가 바로 잔멸치 볶음이다
내가 아는 한국인 지인들중 한국가면 꼭 잔멸치를 사 온다고
하는 이들이 꽤 많다
나도 한국에 가면 챙겨 오는 것중 하나가
내가 좋아하는 밑반찬인 잔멸치 조림이다
바다에 둘러쌓여 있는 섬나라 일본이 잔멸치가 없을리는 없고
왜 잔멸치를 한국에서 사 올까
사실 일본은 잔멸치를 엄청 많이 먹는다
일본에는 육수를 내는 큰 멸치나
중간 크기의 멸치는 한국처럼 잘 건조시켜서 팔지만
잔멸치의 경우 반 건조인 촉촉한 상태로 판매를 하고 있다
한국처럼 잘 말린 잔멸치가 없으니 일본의 잔멸치로는
한국식 잔멸치 조림을 만들수가 없다
시라스라고 해서 일본의 잔멸치는 반건조 상태로
아주 부드럽고 이렇게 하얀색이다
따뜻한 밥위에 시라스(잔멸치)를 올려 먹는
시라즈돈은 일본에서는 인기 있는 음식중 하나이다
일본에 살면서 내가 좋아하는 잔멸치 볶음을 먹고 싶으면
한국에서 가지고와서 먹고 가져 온게 다 떨어지면
먹고 싶어도 먹을수 없었던 한국식 잔멸치 볶음을
일본와서 일본의 반건조 잔멸치인 시라스로 처음으로 만들어 보았다
요즘 코로나의 여파로 어디 나다닐수가 없으니
아무래도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회사 다니랴 집안일하랴 개인적인 볼일 보랴
엄청 무지 바쁘게 살다가 쉬는 날 집에 있을려니
남아 도는게 시간이다
그래서 평소에 하지 않던 짓들을 찾아서 하는 날이 많다
오늘도 그런 날중 하루
마트에 갔는데 반 건조 잔 멸치인 시라스를 팔고 있었다
시라스는 일본에서도 그다지 싼 편이 아니라서
한끼 먹으면 없어질 만큼 한주먹도 안되게 쬐끔씩 넣어서 파는데
(반 건조 상태라 오래 보관이 안 된다
대개 3, 4일 정도의 유통기한이라 한 두번에 먹어 치울 정도의
작은 양으로 판매를 한다 )
그런데 오늘 내가 간 마트에서 보기 드물게
1키로라는 대 용량으로 팔고 있었다
들었다 놨다를 몇번이나 반복했다
시라스가 아닌 건조 잔멸치라면 얼마나 좋을까
물기를 머금은 시라스로 한국식 잔멸치 볶음을 만들수는 없고
들었다 놓았다 들었다 놓았다 하다 사고 말았다
그리고 집에 와서 후라이팬에다가 반건조인 시라스를
달달 볶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될려나 불안은 했지만 계속 저어가며
시라스를 볶는데 물기를 머금은 멸치라 꽤 시간이 많이 걸렸다
계속 저으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한국 멸치같은 느낌이 난다
처음에 새하얗던 멸치가 볶으면서 색도 변하고
1키로가 생각보다 꽤 많은 양이라
4번에 나눠서 후라이팬에 볶는데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었다
그렇게 일본 시라스는 한국 멸치가 되었다...
이렇게 할수 있는거였구나 ...
왜 지금까지 이런 생각을 못했을까
새 하얗던 일본 시라스가
볶으니 이렇게 색깔부터 다른 한국 멸치로 ...
아몬드를 넣고 내가 좋아하는 잔멸치 볶음을 만들었다
양이 많았기에 반은 고추장을 넣고
매콤 달콤하게도 만들어 보았다
내가 만들고 이런말 하긴 뭐 하지만
진짜 넘 만족스러운 멸치볶음이 완성 되었다
멸치 볶음하나 가지고 웬 호들갑이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호들갑 떨 만 사건이다
왜 진작 이런 생각을 못했는지 ..
이젠 한국에서 굳이 잔멸치를 공수 해 오지 않고도
언제든지 만들수 있다고 생각하니 넘 좋다
코로나 덕분에 시간이 남아 돌아서 시간 때우기로
살패해도 그만이라는 가벼운 맘으로 시도를 했는데
이렇게 민족스럽게 멸치 볶음을 만들수 있다니 ..
넘 기쁨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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