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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본 시댁과 한국 친정

친정 부모님이 일본의 지진 소식을 몰랐던 이유가 ..

by 동경 미짱 2021.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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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인 어제저녁 큰 지진이 있었던 일본이지만 진원지에서 꽤 떨어진  동경은 오늘도 평화롭다 

지난번 블로그에 글을 올렸지만  사실 우리 집은 1년째  TV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래서 지진에 대한 속보 뉴스를 영상으로 바로 보지 못하니 이번 지진의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면 바로 알아볼 수는 있지만 하루 종일 틀어만 놓으면 

이런저런 정보가 쏟아지는 TV와는 달리 관심분야를 검색을 해야 한다는 차이점이 있긴 하다  

그런 관계로  이번 지진으로 9만 가구가 정전이었다지만 그런 정전의 피해를 비롯 이번 지진으로 인한 

아무 피해가 없는 우리집은 주말인 오늘도 평화롭기만 하다 

오늘도  너무나 따사로워서 봄날 같았다 

이번 겨울은 너무나 가물어서 우리 집 마당의 식물들이 물을 그리워하고 있다

마당에 직접 심어둔 식물들은 괜찮은데 화분에 심어 둔 몇몇 식물들은 안타깝게도 말라죽은 것들도 있다 

여름엔 이틀에 한번 꼴로 열심히 물을 주는데 

겨울이라 추워서 마당에 잘 나가지도 않았고 

또 겨울이라 애들이 말라죽을 일은 없겠지 하는 생각에 물을 주지 않았던 결과다 

오늘은 날이 너무 따뜻해서 마당 구석 구석에  물을 주었다 

그동안 물을 주지 못한 미안함에 듬뿍듬뿍 

 

 

수선화가 고개를 내밀었다 

그런데 이 수선화가 하늘을 향해 곧게 뻗질를 못하고  왜 이렇게 약간 굽었을까?

내가 물을 주고 돌아선 사이 우리집 모꼬짱이 화단에 올라가 

수선화 위에 엉덩이를 들이밀고 앉아 일광욕을 즐겼기 때문이다 

울 모꼬짱은 화단에 올라가 꽂을 뭉개고 앉는 걸 좋아한다 

많고 많은 장소중에 왜 하필 꽃을 뭉개고 앉는지 모르겠다 

내가 꽃을 너무 이뻐해서 질투를 하는 건지...

https://michan1027.tistory.com/897

 

너 도대체 왜 그러니?

날이 따뜻해지면서 우리집 마당에 이쁜 꽃들이 가득하다 그래서 요즘은 매일 마당에 나가는게 하루의 일과다 따사로운 햇살 이쁜 꽃들이 피어 있는 마당에서 때론 브런치도 즐기고 때론 차도

michan1027.tistory.com

수선화가 꽃망울을 맺었다 

수선화도 종류가 많은데 이 아이는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는데

일반적인 수선화랑은 좀 다른 꽃잎을 가졌다

카네이션처럼 생긴 수선화다 

우리 집 수선화 중에선 제일 먼저 피는 아이인데 곧 꽃을 피울 것 같다 

 

 

내가 안 본 사이 꽃이 핀 아이도 있다 

아직 피긴 이른 아이인데 요즘 날이 많이 따뜻하긴 한가 보다 

 

블루베리 나무에 꽃망울이 달렸다 

올해엔 정말 많이 많이 수확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연못에서 송사리가 헤엄치고 있다 

작년에 울 집에서 부화한 아이인데 무사히 겨울을 보내고 잘 자라 주고 있다 

오래간만에 마당에 나가 물을 주면서 봄의 기운을 느꼈다 

곧 봄이 오려나 보다...

 

저녁에 친정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 근데 아빠는 일본에 지진이 크게 났다는데도 어째 딸내미한테 전화도 안 해? 딸내미가 걱정도 안 되나 봐?

아빠 : 지진 있었나? 전혀 몰랐는데..

 

지금 까지 울 친정 아빠는 일본에서 지진이 있었다거나 태풍이 있었다거나 

그런 뉴스가 나오면  그 장소가 동경이랑 멀리 떨어진 규슈 지역이거나 북해도 지역이거나 상관없이 

무조건 전화를 해서  괜찮냐고 물으셨다 

" 아빤 거기는 북해도고 나는 동경인데 거리가 얼만데..."

울 아빠에겐  동경에서 거리가 먼 북해도건 규슈건 상관없이 일본에서 지진이 났다 하면 

무조건 " 괜찮냐?" 가 먼저였기에 오늘도 아침부터 전화가 오겠지 오겠지 하며 기다렸는데 

전화가 없어서 내가 먼저 전화를 했었던 거였다 

 

엄마 : 지진 있었나?  언제 있었는데?

: 어제저녁에 있었지. 한국 뉴스에도 나오던데 뉴스도 안 보나?

아빠 :  너희 엄마  노래 하는 거 그거 보느라고 뉴스도 못 본다 

: 노래 하는거 뭐? 아.. 미스 트롯인가  하는거 그거?

엄마 : 그럼 코로나 때문에 나가지도 못하는데 집에서 노래라도 들어야지 

 

일본에서 일만 났다 하면 바로 전화를 주던 울 부모님이 전화를 하지 않았던 건 

엄마에게  TV 채널권을 뺏겨서 트롯 노래 듣느라고 뉴스를  못 봤고 

뉴스를 못 봐서 일본에서 지진이 있었던걸 몰랐기 때문이라는 결론이다

뭐.. 그런 이유라면 인정! 

근데  전화를 끊고 생각하니 잠깐 

" 어? 친정집에 TV가 한대가 아닌데 거실에서  안방에서 

각자 보고 싶은 프로를 보는 걸로 알고 있는데...

뭐야 엄마에게 TV 채널권을 뺏겨 뉴스를 못 본 게 아니라 아빠도 엄마랑 같이 미스 트롯인가 

뭔가를 같이 본 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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