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11시가 넘어서 아들이 마당으로 나갔다
이 오밤중에 마당에서 뭘 하는 건지 …
한참을 들어 오지 않았지만 집 밖으로 나간 것도 아니고 마당에 있으니 그러려니 하며 난 잠을 잤다
그런데 오늘도 밤11시가 넘자 또 마당으로 나가는 히로
도대체 왜 늦은 밤만 되면 마당으로 나가는 걸까?
나 : 너 어제도 마당에 나가더니 이 오밤중에 마당에서 뭐 하는데?
히로 : 모닥불 피울껀데 엄마도 나올래?
나 : 모닥불???? 이 오 밤중에??? 너 왜 그래?
히로 : 그냥 불 피우고 그 불 바라보는 거야
우리 아들이 이상하다
얘가 도대체 왜 이러는 건데
연 이틀을 남 들은 잠이 들 시간인 11시라는 오 밤중에 모닥불을 피운다니 얘가 왜 이러나 싶어서 마당으로 나가 보았다
마당에 나가보니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모닥불을 피우고 있는 히로
나 : 어제도 그러더니 이 시간이 뭔 모닥불이야?
나의 물음에 돌아온 히로의 대답은
히로 : 엄마도 먹을래?
히로가 내미는 것은 소시지
모닥불에 소시지를 구워 먹고 있는 게 아닌가
밤 11시가 넘은 시간에 …
그나저나 소시지는 언제 또 챙겨 나갔는지
난 전혀 몰랐었다
결국 나도 히로 앞에 마주 앉았다
( 울 남편님은 출장 중이라 집에는 나랑 히로만 있다)
밤 11시에 도대체 뭔 짓인지 하면서도 모닥불에 구워 먹는 소시지가 왜 이리 맛있는지 나도 3개나 구워 먹었다 물론 히로는 더 많이..
낼 출근해야 하는데 잠 안 자고 뭐 하는 건지..,
나 : 너 내일 학교 간다 안 했어?
히로 : 응
나 : 그럼 빨리 자야지 엄마도 내일 출근이야
소시지 3개 구워 먹고 내일을 위해 빨리 정리하고
들어가자고 했더니 이번엔 히로가 마시멜로를 내 미는 게 아닌가
내가 미쳐 버려 정말..
모닥불이 눈앞에 있고 마시멜로가 있는데 어떻게 내가 집에 들어갈 수가 있냐고 ㅠㅠ
당연히 구워 야지
그냥 먹어도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마시멜로는 구우면 또 얼마나 맛있는데 그 맛을 아는데 어떻게 ㅠㅠㅠ
사르르 녹아내리는 마시멜로를 도대체 몇 개나 구워 먹었는지 세기를 포기했다
밤 11시가 넘어 마당에서 모닥불 피운다는 아들 녀석 말리려고 나왔다가 소시지 3개에 마시멜로는 10개 남짓 먹은 것 같다
아니고 아들아 왜 엄마를 시험에 들게 하니 ㅠㅠㅠ
남편은 출장 가고 없는 외로운 밤
아들 녀석과 둘이서 모닥불을 바라보며 모닥불처럼 뜨겁게
마시멜로를 구워 먹으며 마시멜로처럼 달달하게 보냈다
아들 녀석 때문에 오밤중에 모닥불 피우고 소시지
구워 먹고 마시멜로 구워 먹고
불장난하는 또 하나의 추억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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