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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상

남의 밭에서 서리하기

by 동경 미짱 2025.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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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꼬랑 이야기를 나누던 중 회사 동료 가스의 밭에 고수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가스가 미치꼬에게 고수를 뽑아 가라 했는데 고수를 안 좋아해서 가져 오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가스에게 “ 가스 나 도 고수 줘 ” 라고 했더니 밭에 가서 뽑아 가라고 했다

여기사 잠시 전후 사정을 설명하자면
회사 동료 가스는 ( 나와 다른 팀이라서 직접적으로 같이 일을 하지는 않는다 ) 국적은 케냐로 일본인과 결혼후 아이 셋 낳고 알콩달콩 일본생활차 20년이 넘었는데 이름이 가스펠 어쩌고 저쩌고 굉장히 길어서 모듀들 가스라 부르고 있다
케냐의 왕족이라 들었다
처음엔 10년이 지나면 케냐로 돌아가 정치를 하고 싶다고 했던것 같은데 아이들 때문인지 결국 일본에서 집도 사고 정착해서  살고 있다
농사가 취미인데 땅은 없으니 시에서 땅을 빌려 농사를 짓고 있다
일본에선 지자체에서 땅을 아주 싼 값에 빌려 주는 제도가 있다
지자체에 따라 조건이나 가격도 다른데 가스가 살고 있는 곳에선 1년에 6000엔이면 1구획 3평 정도를 빌릴수 있다
몇년전만 해도 3000엔이었는데 많이 올랐다나 어쩐다나 …
가스는 총 4 구획을 빌려 농사를 짓고 있다
인기가 많은 지역은  1구획 밖에 못 빌리는 것도 있고 그것도 신청자기 많으면 추첨을 해서 쩔어지기도 한다고 하는데 가스가 사는 곳은 땅이 많아서 떨어질일 없이 그것도 한 사람이 몇 구획이나 계약하는게 가능하다고 한다
예전에도가스의 밭에 가서 호박을 따 와서 호박전이랑 호박죽을 끓여 먹었던 기억이 있다
내 블로그에 올렸으니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스의 허락도 떨어졌겠다 미치꼬랑 함께 가스의 밭으로 갔다

 

고구마도 보이고 옥수수도 보이고 말 그대로 없는것 빼곤 다 있다
일부만 가스의 구획이라 잘못알고 남의 구역에서 따면 말 그대로 절도가 되니 올해 가스의 구역을 알고 있는 미치꼬의 안내를 받고 주인 없는 밭에서 서리 시작 !

CDM

목적은 고수였는데 고수는 벌써 꽃이 피어 있었다
좀 늦었나 보다 ㅠㅠ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 우리집에서 차로 20분 거리) 빈손으로 갈수는 없고 꽤 많은 싱추랑  토마토2개 오이 2개 가지 3개 피망 4개를 따가지고 왔다
아 그리고 깻잎 비슷하게 생긴 시소는 뿌리채 4포기 뽑아 왔다
울 마당에 심으려고 ..

수상한  여자 둘이 남의 밭에서 어슬렁 거리며 서리를 해 대니 건너편에서 밭에서 일을 하던 아저씨  한분이 자꾸 힐끗 힐끗 쳐다 보셨다
서리를 넘 당당하게 했나
가스에게 전화를 해서 지금 밭이라며 통화를 했다
일부러 아저씨 들리게 좀 큰 소리로 ㅎㅎ
가스는 다른 구획에 무가 있으니 뽑아가라는데 그 구획이 어딘지 알 수가 없다
가스는 미치꼬가 알거라는데  미치꼬는 무가 있는 구획은 모른다 하고 몇 군데 무가 심어져 있는 곳이 있긴 하지만 정확한 장소를 모르니 혹
남의 밭 무를 뽑을수도 있어서 무는 포기를 했다
남의 구획 무를 뽑으면 그거야 말로 진짜 절도가 되니까 …

밭 한 구석에는 해바라기가  하늘 높이 높이 피어 있었다

노란 글라디올러스도 …

가스는 농사가 취미라 심어는 두는데 물도 잘 안 주고 관리도 잘 안한다고 한다
수확해서 집에 가져가도 잘 먹지도 않는다고 한다
먹지도 않으면서 왜 하냐니까
농작물을 심은게 재미 있단다
수확보다는 심는게 취미라고 …
고수가 심어져 있는데  조금 더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가스가 먹지도 않는 고수를 밭에다 심은 이유는 고수 냄새로 벌레가 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란다
호박이 꽃이 피어 있었다
다음이 호박서리 하러 한번 갈 생각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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