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일
회사 동료이자 후배인 유미꼬와 피크닉을 하기로 했다
전에는 종종 런치도 하고 우리 집에도 오고 회사가 아닌 사적인 만남을 가지곤 했었는데 요즘 근무 시프트가 맞지 않아서 게다가 같은 팀이 아니라 근무 중에 이야기를 나누지도 못하고 스쳐 지나가며 안부만 전하다가 어쩌다 쉬는 날이 맞아서 의기투합 피크닉을 가지로 했다
한동안 사적인 만남을 가지지 못해서 그동안 쌓인 이야기도 많았기에 레스토랑에서 한두 시간 런치를 하는 것으로는 시간이 부족하는데 의견이 일치
오랜 시간 수다를 떨기 위해 게다가 주변 사람들 시선의 부담 없이 수다를 떨기엔 야외 피크닉이 제일 좋아서 런치가 아닌 피크닉으로 정했다
어차피 다음날이 쉬는 날이니 나는 전 날인 23일 미리 캠프장으로 갔다

커다란 나무 아래에 자리를 잡고 나 홀로 아니 모꼬짱이랑 함께 둘이서 차박..
그때는 몰랐다
이날이 모꼬짱이랑 함께 하는 마지막 차박이란 걸..

아침..
새의 지저귐과 흐르는 물소리가 아침 일찍 눈 떠졌다
회사 동료이자 후배인 유미꼬는 내가 전날 차박을 하는
걸 알고 아침 일찍 오겠다고 했지만 아직 유미꼬가 오기엔 한 시간 정도 시간이 남았기에 모꼬짱 안아 들고 아침 산책

역시 주변 시선 의식하며 목소리 낮춰 조용조용 속삭이듯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 식당보다 이렇게 널찍하고 이쁜 꽃 들이 만발한 자연 속에서 피크닉으로 정하길 잘했다 싶었다

생각보다 일찍 유미꼬가 도착을 했고

아침부터 모닝커피 타임..

커다란 나무 아래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모닝을 겸한 커피 타임..
유미꼬는 나 보다 한 살 어린 후배다
요즘 나랑도 친하게 지내는 회사 동료에 대해 조금 의문점이 생겨 고민 중이라고 한다
의문점이라기보다 그 동료가 진심이 아닌 겉치레로 사람을 대해는 것 같다는 걸 요즘 느껴서 그 동료를 사적으로는 피하고 있다는 고민을 이야기해 왔다

사실 나도 오래전부터 그 동료에게 그런 걸 느끼고 있었다
겉 보기에는 너무 좋은 나에게도 너무 잘하는 동료인데 나에게도 항상 다른 동료의 흉을 보는 동료라서 ( 게다가 모든 사람 다 알고 있는 그 동료와 제일 친한 동료의 흉도 나에게 한다) 나에게 남 흉보는 사람이 내 흉을 다른 데서 안 볼까 하는 걸 느끼고 있었기에 나도 사적인 얘기는 좀 자제를 하고 있었는데 유미꼬는 요즘 그걸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게 남 흉보는 거라고는 하지만 앞에서와 뒤에서의 모습이 그녀는 많이 다르긴 하다
어쩌면 유미꼬와 내가 그녀 이야기를 하는 자체가 뒤에서 흉보기 인지도 ㅠㅠㅠ
나야 그녀와 한 팀이라 거리를 둘 수는 없지만 유미꼬는 팀이 다르니 그런 의심이 든다면 사적인 얘기 말고 회사 동료로서만 대할 것을 조언했다
유미꼬는 고민이라며 나에게 고민 상담을 한 것이지만
정작 고민은 내가 해야 할 처지다
같은 팀이라 거리를 둘 수도 없고 겉으로는 나에게 너무나도 잘하니까 내가 그녀 흉을 본다면 모르는 사람은 내가 나쁘다고 할 판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 ㅠㅠㅠ

유미꼬와 이런 얘기 저런 얘기
일 얘기 사적인 얘기를 나누며 피크닉이란 명목하에 아침 9 시부터 오후 4시까지 7 시간을 먹고 떠들며 시간을 보냈다
그 긴 시간 동안 모꼬는 물도 마시고 먹이도 먹고 간식도 먹고 풀 밭위를 돌아 다니기도 했다
대부분의 시간은 내 무릎 위에서 낮잠을 잤지만 평소와 다름 없이 하루를 보냈다

이때만 해도 이 날이 모꼬짱이랑 가지는 마지막 차박
마지막 피크닉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5일 후 모꼬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줄이야
나고야 시댁에서 모꼬를 보내고 난 다음 날 유미꼬에게 라인이 왔었다
나고야에서 재미있게 지내고 있냐고 …
나는 물론 잘 지내고 있다고 답 했고 모꼬의 죽음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오늘에서야 유미꼬에게
“ 유미 내가 말을 하면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말하지 않았는데..”
까지만 말을 했는데 유미는 모꼬의 죽음을 눈치채고 나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 ….
이미 12월에 고비를 넘기고 시한부 삶을 사는 모꼬에 대해 알고 있었기에 내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알아 차린 것이었다
많은 이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간 모꼬다
하필 모꼬짱의 사진이라곤 내 무릎위에 앉아 있는 뒷 모습 뿐이다
이게 모꼬와의 마지막 피크닉인줄 알았다면 사진을 더 많이 찍었을건데 내 무릎위에 앉아 있는 모꼬 더 많이 쓰담쓰담 해 주었을텐데 …
3월 24일 화요일
모꼬짱과의 마지막 피크닉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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