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회사 동료 유미꼬상이랑 피크닉을 했었다

벚꽃 축제가 한창인 아름다운 강변의 캠프장

벚꽃은 아름답지만 벚꽃구경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우리는 벚꽃 구역을 벗어나 강가 쪽으로 피크닉 장소를 잡았다

벚꽃 구역 과는 달리 너무나 조용하고 한적해서 마치 우리
전용 정원 같은 느낌..

여름엔 아이들이 송사리랑 민물 새우를
잡기도 하고 물고기를 먹이 삼아 새 들이 모여드는 아름 디운 곳이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강가에서 유미꼬랑 먹고 마시고 수다를 만끽하고 있는데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간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 아이와 아버지가 물고기를 잡으러 왔었다

평일인데 딸을 데리고 강으로 고기를
잡으러 오는 저 아버지는 아이에게 참 좋은 아빠구나 하며 보고 있는데

한참을 아이와 함께 고기를 잡다가 아이가 조금 떨어진 곳에 깔아 둔 돗자리로 가 간식을 먹고 있는 사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어디서 왔냐고 물었고
그 물음에 대답을 하면서 시작된 모르는 아저씨와 우리의 토크
아저씨는 외견으로 보았을 때는 흰머리가 있어서일까 어쨌든 나 또래이거나 나 보다 조금 위일까 생각했는데 아이가 아직 초등학생인걸 보면 40대일까
나이가 뭐가 중한가 어쨌든 처음 보는 아저씨의
어디서 왔냐로 시작된 대화
우리 : 아이랑 잘 놀아 주는 상냥한 아버지시네요
아저씨 : 그렇다기보다 뭐 백수라서 시간이 많으니까
백수 이야기로 시작 된 아저씨의 수다
“ 아들 녀석이 도둑질을 해서 벌써 10번 넘게 경찰이 잡혔는데 집 사람에게 애들 맡겨 놨더니 도저히 감당이 안 된다고 노이로제라고 해서 그럼 내가 집에서 애들 볼 테니 나가서 돈 벌아 오라고 그래서 지금은 집사람이 일 하고 내가 집에 있는데 아들놈이 도둑질( 가게에서 물건 훔치는) 하다가 열 번도 넘게 잡혔는데 그럴때마다 내가 하나 하나 찾아다니며 사과하고 빌고 아이고..
보통은 도둑질을 해도 집에서 좀 떨어진
곳에 가서 하잖아 근데 이 바보 같은 놈은 집 근처에서 그 짓을 하니 집 대문 나서면 눈앞이 세븐 일레븐인데 거기도 못 가 집 가까운 슈퍼에도 얼굴 팔려서 거기도 못 가 갈데가 없네
미쳐 버리겠다니까 ”
나 : 아들이 몇 살이에요?
아저씨 : 중 1
나 : 어머 아직 많이 어린데 …
” 그런데 내가 그 자식을 좀 두들겨 팼거든 그랬더니 아들놈이 경찰이 신고를 했는데 아동 학대래
그래서 3 개월간 분리조치까지 되었잖아
같은 또래 사내자식끼리 치고받고 싸우면 내가 말도 안 해
중학생이 자기보다 어린 초등학생 여자 아이를 그것도 우산을 휘두르며 때렸는데 내가 어떻게 가만 보고만 있냐고 그래서 내가 좀 두들겨 팼더니 그게 아동학대래
내가 아동학대를 했다네
참 내 어이가 없어사
그래서 내가 경찰한테 그랬지 그래도 두들겨 패 주면 한 동안은 얌전하다고 안 그러면 어쩌라고?
물건을 훔치고 우산으로 어린 여자애들 두들겨 패 어쩌라고?
경찰이 뭐 해 줄 건데?라고 했더니 “그러네요…” 하면서 경찰은 아무것도 안 하면서 무조건 내가 아동학대라는 거야 “
한참을 우리 앞에 서서 흥분을 하며 사연을 풀어내시는 아저씨 …
나랑 유미꼬는 딱히 할 말이 없어서
어머나
그렇네요
네네 그렇죠
어쩐대요 …
이러면서 아저씨 사연에 추임새만 넣을 수밖에..
다 쏟아 내셨는지 다시 딸이랑 물고기 잡으러 쿨 휴게 퇴장하셨다
수다스럽게 떠들던 아저씨 쿨한 퇴장으로 둘만 남겨진 나랑 유미꼬
나 : 오늘따라 히로가 무지 고맙네
유미꼬 : 나도 리나( 히로랑 동갑 내긴 유미꼬의 딸 ) 고맙게 느껴지네..
얼마나 답답하면 처음 본 생판 남에게 저렇게 열변을
토하실까 싶은 게 그나마 생판 남인 우리에게 울분을
토해 내며 조금은 스트레스를 해소하셨으면 좋겠다 싶다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히로에게 있던 작은 불만들이 너무나도 하찮게 느껴졌다
울 아들은 정말 천사구나 …
아들아 고맙다 ㅎㅎ
중 1 아들이 여러 번 물건을
훔치고 자기보다 어린 여자 아이를 그것도 우산이란 흉기로 때리고 아저씨 난감하시겠다
우리 집 옆집에 옆집인 유미 상의 큰 아들도 비슷했다
중 1에 담배 피우기 시작하고 학교를 안 가고 ( 학교를 안 가도 중학교까지는 의무교육이라 졸업장은 받았다) 엄마에게 “ 돼지야 누가 나를 낳아 달랬어 너 같은 건 부모로 생각도 안 해 ” 하는 막말을 했었다
그때 난 유미상이 이해가 안 되었다
다 큰 아들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중 1 정도면 두들겨 패서라도 바로 잡아야지 했는데 그런 막말을 듣고도 중 1 아들에게 엄마가 직접 담배를 사다 주었었다
왜 담배를 사다 주냐니까 “ 어차피 내가 안 사 줘도 무슨 수를 써서라도 ( 훔치서나 등등) 피울 텐데 차라리 사다 주면서 내가 사다 주는 것만 피우고 더 피지 말라고 사다 주는 거다”라고 했었다
솔직히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
결국 20살에 임신한 여자 아이 데리고 와서 너 같은 건 부모로 생각도 않는다는 막말을 퍼부었던 그 부모 집에 지금도 딸아이 둘이랑 부부 이렇게 4명이 경제적 독립이 안 되니 방 한 칸에 함께 살고 있다
나 같으면 당장 집에서 쫓아 낼 것 같은데 그래도 손녀들은 이쁘단다
아.. 이야기가 갑자기 삼천포로 빠졌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모르는 아저씨의 “ 내 얘기 좀 들어 보라 ” 는 답답 답한 이야기가 정말 답이 없다 싶다
오죽하면 처음 보다 생판 남에게 저리도 열변을
토하실까 싶은 게 참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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