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자기야가 대구에 가면 먹고 오는 메뉴 중 하나가
곱창이다
히로는 사내 녀석 치고는 냄새에 굉장히 민감해서 냄새가 나는 음식은 싫어한다
나도 냄새나는 음식은 못 먹는 데 그런
나를 닮았는지 보통 사람은 잘 느끼지 못하는 냄새를 귀신같이 맡아낸다
완던 개코다
당연히 곱창을 싫어했었는데 몇 년 전 대구에서 곱창을 먹어 보고는 냄새가 전혀 없고 맛있다며 대구 곱창은 먹을 수 있게 되었는데 곱창을 좋아하는 우리 집 자기야랑 곱창을 먹을 수 있게 된 히로랑 곱창을 못 먹는
내가 찾아간 곳은 대구 안지랑 곱창 골목이다

평일 낮 시간이라 너무나 한가한 안지랑 곱창 골목..
가게들이 너무 많아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정말 망설여졌다
어디로 가야 하나 선택 장애ㅠㅠ
지녁 시간대만 영업하는 가게들도 있어서 낮 시간 영업하는 집 중에서 후기를 보고 어렵게 결정한 집은

곱창 돈박사 막창이라는 가게였다

역시 평일 낮 시간대라 한산했는데 우리 외에 예쁜 여자 아이를 동반한 부부 한 테이블만 있었다

우리 집 자기야가 양념된 곱창도 먹어 보고 싶다고 해서 주인장에게 말했더니 추천해 준 메뉴다
소스도 다양하게 나왔다
우리 집 자기야는 낮부터 시원한 맥주 한잔!

불판에 올려 굽고 있을 때
냄새에 귀신같은 개코를 자랑하는 히로가
냄새가 좀 나는 것 같다며 못 먹을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이게 아닌데 … 후기를 봤을 때는 냄새 하나도 안 나고 맛있다는 후기가 많았는데...
이렇게 되면 곤란한 게 나도 곱창을 안 먹는데 히로까지 냄새 때문에 안 먹으면 저 많은걸 우리 집 자기야 혼자서 다 먹어야 한다
게다가 돈박사는 곱창 막창 대창 같은 내장 외에 삼겹살 같은 다른 메뉴가 없었다
그런데 여기서 반전!
구울 때 살짝 냄새가 났었는데 다 구워지고 나니 냄새가 전혀 안 났다
히로도 구울 때 못 먹을 것 같아서 걱정이 되었는데 다 구워진 걸 먹어 보니 냄새가 하나도 안 난다며 맛있디며 밥을 두 그릇이나 해 치웠다 ㅎㅎ
곱창을 좋아하는 우리 집 자기야는 당연히 맛있다고 했고 그래서 곱창집 가게 선정은 대 성공이었다
히로도 우리 집 자기야도 양념된 것보다 양념이 안 된 게 더 맛있다고 해서 다음에 다시 돈박사에 오게 된다면 양념 안 된걸로만 주문해야지 …

곱창을 한창 구워 먹고 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늘었다 했더니 뒷 쪽 테이블에 촬영팀이 들어와 촬영을 시작했다
개그우먼 이국주 씨의 유튜브 촬영인 것 같았다
이 국주 씨는 내가 일본으로 떠난 후 활동을 시작한 개그우먼이라 나는 그녀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녀의 개그를 본 적도 없다
우연히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개그우먼 이국주의 일본살이 뭐 그런 기사를 보고 개그우먼이 같은 일본에 살고 있구나 싶어서 알게 되었다

일본에 산다니 반갑습니다 ㅎㅎ
대구 아지랑이 돈박사 곱창집 사장님은 참 친절하셨다
우리 집 자기야가 일본인이라 했더니 일본말로 인사도 건네주셨고 일본에서도 꽤 손님들이 온디고 하셨다
서울도 아니고 관광도시 부산도 아니고 대구까지 오는 일본인들은 어떤 경로로 알고 오는 건지 궁금해졌다

맛있게 곱창을 먹고 앞산 전망대에 올라 일몰을 보고 돌아오는 길
다시 안지랑 곱창 골목을 지나갔다
평일이라서일까
저녁인데도 손님이 너무 없다
주말은 다르려나 …
나와 아무 상관없는 안지랑 곱창 골목 북적북적하니 경제가 살아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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