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의 연휴다
일본에서는 실버위크 라고 한다
5월에 짧게는 7일에서 길게는 10일까지 있는 연휴를 골드 위크라 하고
9월에 있는 연휴를 실버 위크라 한다
지난달 한국 친정에 다녀왔으니 공평하게 이번 실버 위크는 시댁으로 가기로 했다

실버 위크 기간 증 동경은 23호 태풍이 오고 있다
동경은 2주 동안 거의 매일 비가 오다시피 했는데 이젠 태풍까지 가세를 했다


이 밤
동경은 엄청난 비가 내릴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시댁이 있는 나고야는 아주 맑은 날은 아니지만 비 소식은 없다
태풍 피해서 때 맞춰 시댁으로 피난 잘 온 듯하다
어제저녁 늦게 시댁이 도착했고
오늘은 시부모임 모시고 온천 여행을 떠났다

이번에 처음 가 본 온천인데 내가 지금껏 가 본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온천중에 세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좋았던 온천이다
노천 온천에서 보이는 전경은 힘차게 흐르는 강 뷰였다

시댁에서 차로 40여분 거리인데 시부모님은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다고 하시며 굉장히 흡족해 하셨다

일단 가격도 좋았고
노천 온천 뷰도 좋았고
시설도 좋았고 ( 노천 온천과 사우나가 특히 좋았다)
제일 중요한 온천 물도 좋았고
모든 면에서 좋았던 온천이었다

실버 위크에 시댁에 오니 시부모님은 무척 반기며 좋아하셨다
두 분만 계셔서 조용한 집에 수다쟁이 며느리가 오지 마자 온 집안이 시끄러운데 그게 좋으시단다
아마 나처럼 시아버지에게 막 대하는 며느리는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난 친정에서 막내인데 친정 아버지에게 지금도 아빠 아빠 하며 어리광을 부리는데 시 아버지에게도 친정 아빠에게 하듯 그렇게 편하게 대한다
시 아버지는 규슈 출신인데 일본에서는 九州男子( 규슈 단시)라고 하는데 무뚝뚝하고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걸로 유명하다
게다가 고집도 좀 센 편이라 시댁에서는 독불장군이시다
시어머니도 두 아들도 말을 해도 자기 고집으로 듣지 않으니 그러려니 하고 사셨는데 감히 며느리인 나는 시 아버지에게 잔 소리도 하고 막 대한다
어머니랑 두 아들에겐 지지 않는 울 시아버지 버릇없는 한국 며느리의 잔소리에는 어이가 없으신지 허허허 하며 웃기만 하시며 맨날 며느리에게 당하신다
솔직히 시 아버지가 며느리 잔소리에 반박을 해도 말빨 센 한국 며느리를 이길 수가 없으니 그냥 당해 주시는 거겠지만 시 아버지에게 막 대 할 수 있는 사람은 시댁에선 나 밖에 없다
무뚝뚝한 아들만 둘
그리고 평생을 시 어머니 위에 계시던 울 시 아버지
지금도 어머니랑 아들 말은 안 들어도 며느리 말은 또 잘 들으신다
]

시 어머니는 한국 며느리에게 시 아버지에게 섭섭했던 일 주부 싸움 한 일들을 일러 바치고 내가 시 아버지에게 잔소리하면 은근히 좋아하신다
이번 실버 위크에 갑자기 시댁에 온 이유 중 하나가 시 어머니랑 아버지같이 다투셔서 분위기가 안 좋다고 어머니에게서 라인이 왔었기 때문이다
버릇없이 당돌한 며느리가 아무리 잔소리가 심해도 어머니에게 절대 안 여는 지갑이 며느리에겐 아주 잘 열린다
오늘도 온천 가서 점심이랑 카페에서 커피랑 디저트 시 아버지가 다 계산하셨다
잔 소리 많고 시 아버지 타박 하는 한국 며느리를 시 아버지가 싫어 하지 않으신다는 걸 알기에 난 여전히 내 스타일대로 시 이버지를 대한다
시 아버지가 이런 며느리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증거를
대자면 가부장적이고 무뚝뚝한 시 아버지가 지갑 속에는 한국 며느리랑 찍은 사진이 들어 있다는 사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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