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남편이 아내를 위해 선택한 점심 메뉴는

전날  저녁 갑자기 오사카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일 동경에 가는데 시간되냐고? 만날수 있냐고?

그것도 아침에 잠깐 두어시간밖에 시간이 안 된다고 ..

너무 갑작 스러웠지만 너무 오래간만에 만나는 친구인데다가 

오사카에서 동경까지 온다는데 당연히 만나야지 

오사카에서 야간 버스를 타고 온다고 했다

그래서 이른 아침 신주쿠에서 만나기로 했다 

출근 준비하고 있는 자기야 보다 내가 먼저 집을 나섰다

신주쿠에서 아침 7시 반 오사카에서 온 친구를 만났다 

오래간만이라 할 말도 많고 그렇게   3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아직 할 말은 산더미처럼 많았지만 다음에 내가 오사카로 놀러 가기로 하고 

오늘은 간만에 서로 얼굴을 본 것으로 만족 하기로 하고ㅠ

섭섭한 맘을 뒤로 하고 바이 바이 

정말 너무 간만에 신주쿠엘 나왔다 

친구와 헤어지는 시간은 11시쯤인데 동경 변두리 촌 동네에 살다가 

신주쿠까지 나오고 보니 그냥 들어갈려니 섭하고 

그렇다고 이 더운 날씨에 혼자 빨빨거리며 돌아 다니기도 그렇고 ..

자기야에게 라인을 보냈다 

 자기야 나 신주쿠인데 시브야 가도 돼? 12시쯤

 점심 같이 먹을까?

놀아 줄래? 몇시쯤 가면 돼?

 12시반쯤 

 안가는게 좋아? 가?

와 ..

일 하는 신랑 방해될까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하고 

또 아침부터 울 자기야 점심 도시락을 내가  만들어 주고선 

도시락 놔 두고 밥 사달라 하기도 그렇고 ..

이럴줄 알았으면 오늘 도시락 싸 주지 말걸 그랬다 싶다 

그래도 신주쿠가지 갔는데 시브야까지 전철로 5분 거리인데 

자기야가 오라니까 못이기는척 자기야 회사가 있는 시부야로 고 ! 고! 

울 자기야 약속된 시간에  회사 앞에서  마누라 기다리고 있다 

집에서만 보다가 이렇게 자기야 회사로 와서 보니

느낌이 또 색 다르네 .. 

시브야에서 우리나라꽃 무궁화 발견 ! 

반갑다 무궁화야 ! 

울 자기야 한국인 마누라 점심 사주러  데리고 간 곳은 

빨간 고추가 떡 하니 그려진 한국 식당

순두부도 먹고 싶고 냉면도 먹고 싶고 

감자탕 부대찌개도 있고 ..

다 먹고 싶다  아 ! 닭도리탕도 ..

그 중  오늘 이시간 제일 먹고 싶은건  돌솥 비빔밥

내가 많고 많은 메뉴중 돌솥 비빔밥을 선택한 이유는  

닭도리탕도 순두부도 부대찌개도 다 집에서 만들어 먹을수 있으니까 

물론 가게에서 먹는게 더 맛있겠지만 그래도 아쉽지가 않다

하지만 

집에서 비빔밥은 해 먹지만 돌솥이 없으니 돌솥 비빔밥은   해 먹을수 없으니 

무조건 돌솥 비빔밥으로 선택을 했다 

밥알 한톨 남김없이 싹 싹 긁어 먹었다 

 자기 먹고 싶은걸로 먹어도 됐는데 왜 이리로 왔어 

 나야 언제든지 먹으면 되니까 

오늘은 자기가 울 회사까지 왔으니까 여기가 좋을것 같아서 ..

오늘은 시간이 없으니까 여기가 가까우니까 여기로 왔지만 

다음에 날 잡아서 한번 나오자 

맛있는 감자탕 하는 집  데려가 줄께 

한국 식당 답게 가게 앞 쓰레기통이 

커다란 태양초 고추장 깡통을 두는 주인장 센스 ㅎㅎ

 자기야 점심시간 다 지났지? 시간이 없지 

커피 한잔 마실 시간 안되지?

 아니 괜찮아 . 조금 늦게 가도 돼

 진짜? 그럼 커피는 내가 살께 

커피는 내가 산다고 하지만 결국은 같은 주머니다 

자기야가 밥 사고 내가 커피 산다는 형식이지만 

밥 값도 커피값도 가족 카드로 계산을 했으니 결국 그 돈이 그 돈이다마는 

그냥 사 줬다는 기분 내기다 

이 커피 숍은 컨셥이 나비인가 보다 

여기 저기 나비 장식이 가득이다 

밥 먹고 커피 한잔 마시고 

아주 잠깐이지만 자기야 근무시간에 회사 주변에서 

잠심시간에 하는 짧은 데이트 ...

커피 한잔 마시고 먼저 일어서 가는 자기야를 보며 

살짝 아쉬운 맘이 들지만 이런 아쉬움도 괜찮네

살짝 애틋하다고 할까. ㅎㅎ

근데 자기야 도시락 어떻게 하지 ?

 저녁에 먹지 뭐 

냉장고에 넣어 뒀으니까 괜찮을꺼야 

그럼 나 오늘 저녁 안 만들어도 되는거?

저녁 안 만들어도 된다니 왜 이리 좋은지 모르겠다 

자기야 저녁밥 안 만들어도 된다면 히로는 짜파게티 끓여줘야지 

그런 이유로 히로 저녁은 정말로 짜파게티였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