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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상

아들에게 꼭 먹여 주고 싶은 한국 음식

by 동경 미짱 2018.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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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20년전 추억 찾기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아침 일찍 일본을 출발한 덕분에 오전중에 인천 공항에 도착을 했다 

공항 철도를 타고 서울 시내로 들어오면서부터 

자기야랑   나랑 20년전 추억 찾기 여행은 시작되었다


서울에서 살때 마포 불교방송 뒷 골목에 있는 

아주 작은 가게인 추어탕 집을 자주 다녔였다 

그 당시 난 추어탕을 먹어 본적도 없었고 또 좋아 하지도 않는데

직장 상사가 추어탕을 너무나 좋아하셨다

그래서 직장 상사를 따라 처음으로  미꾸라지라고 하니 괜한 거부감으로 

 먹고 싶지 않지만 거절 못하고  억지로 할수없이 따라 간 추어탕집 

그렇게 먹었던 추어탕이 얼마나 맛있던지 

그 후론 일주일에 두번은 먹으러 다녔던것 같다 

 

그 후 자기야랑 연애란걸 하면서 자기야는 나를 통해 

생애 처음으로 추어탕을 먹었었다 

일본 사람이 미꾸라지를 먹어 봤을리가 없지만 추어탕이 뭔지도 모른채  

자기야도 추어탕의 맛에 빠져 버렸었다 


그리고 자기야랑 결혼을 하고 일본으로 와서 살게 되면서 

정말 가끔 아니 자주 그 집  추어탕이 생각 났었다는 ...

그러다 3년후 서울에 갔다가 일부러 마포 그 추어탕 집을 찾아 갔었다 

주인 아주머니가 고맙게도 나를 기억해 주셨었다 

"왜 혼자 왔냐고? 신랑은?"

이번엔 나 혼자 왔고 신랑은 일본에 있다고 

근데 신랑이 너무 추어탕 먹고 싶어 한다고 했더니

주인 아주머니가 추어탕을 냉동 해서 일본에 가져 갈수 있도록 해 주셨었다 


그 후 히로를 가졌다 

임신을 하면 이것 저것 먹고 싶은것도 많다는데 

난 떡순이 답게 한국 떡이랑 그 추어탕이 너무나 먹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사는 곳은 일본 동경 

마포의 그 추어탕을 먹을수는 없었다 

 임신했을때 먹지 못했던  그 집의 추어탕은  늘 그리운 음식이었다 


그 후로도 매년 한국에 가지만 친정이 지방이라 인천 공항이 아닌 

지방공항을 이용해 한국을 다녔었다 

서울의 친구나 선배를 만날때도 지방에서 KTX타고 올라와 

서울역 내리면 서울역에서 택시를 타고 친구나 지인과의 만남의 장소로 바로 갔다가 

다시 택시로 서울역으로 그리곤 지방에 있는 친정으로 ...

그러다 보니 일본 생활 20년간 매년 한국을 다니고 

또 서울도 갔지만 서울은 서울역에서 택시 타고 다시 서울역으로 ... 

그렇게 스쳐만 지나 다니는 서울이었다 

그러니 정확히 말하면 이번  자기야 와의 추억  찾기 서울여행이 어쩌면 

20년만의 제대로 된  첫 서울 방문인 셈이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인천공항에서 공항 철도를 타고 서울로 나오면서 

자기야랑 옛 이야기를 하며 가장 먼저 나온 화제가 추어탕이었다 

솔직히 자기야는 추어탕을 기억하지만 그 맛을 잊어 버렸다고 한다 

어쩌면 당연할지도...

난 임신 했을때 먹고 싶어도 먹지 못했던 한이 서린 추어탕이다


그 집 없겠지?

20년이나 지났는데 있을리가 있나 

요즘 자영업이 제일 힘들다는데 ...

벌써 주인이 바뀌어도 열 댓번은 더 바뀌어도 이상하지 않을텐데 하면서

열차 안에서 인터넷 검색을 해 봤다 

20년전인데 이름도 기억이 안난다 

장소는 마포 불교 방송 뒷골목 어디인데 ... 

마포역 근처 추어탕을 검색해 봤다 



남원 추어탕... 아니 그런 이름이 아니야

너무나 낯선 이름이야 . 게다가 743미터라 .. 그렇게 멀지 않아 

 불교방송에서 엎어지면 코가 닿을 정도의  가까운 거리였으니까 

여긴 절대 아니야 


그리고 선비촌이라 ...  이름이 어쩐지 낯이 익다 

선비촌 ... 여긴거 같은데 ..  10미터라 .... 설마.. 20년 전인데 ..

지도를 보았다

헐 ! 여기다 

아직까지 있다고 ?? 20년전인데 ??


그래서 호텔로 가기도 전에 여행 가방들고 무조건 마포 역으로 향했다 

그리고 찾아간 선비촌 

가게 분위기가 맞는것 같다 



(너무 좋아 사진 찍는 것도 잊어 버리고 먹다 말고 뒤 늦게 찍은 사진이다 )


가게에 들어서니 의외로 젊으신 주인 아주머니 

20년전이라 솔직히 주인 아주머니 얼굴도 기억 안나다 

하지만 그때 그 아주머니가 아니란건 알수 있다 


 저기요 .. 이 가게 언제부터 있었어요 ?

오래 되었나요?

 오래 되었죠. 23년째니까 ..

 사장님이 바뀌셨나요?

 우리 언니가 했었는데 몇년전에 언니가 나이도 있고 힘들다고 

쉬고 싶다고 해서 지금은 내가 맡아서 하고 있는데 ...


그때부터 처음 보는 주인 아주머니랑 20년전 그 추억 이야기로 

한참을 떠들었다


추어탕 추어탕 내가 노래를 부르지만 난 딴 집 추어탕을 먹어 본적이 없다 

오직 이 집 추어탕만 먹어 봤고 이 집 맛이 좋을뿐 ..

그래서 다른 집 추어탕은 어떤지 잘 모른다 

선비촌 추어탕은  들깨랑 부추를  가득 넣고 먹는다 

그 향긋한 들깨 맛이 난 좋다 

그리고 삶은 소면을 같이 준다 

난 우선 소면을 넣어 말아 먹고  나중에 밥을 넣고 먹는다 

그 소면이 그렇게 좋을수가 없다 

 


김치 ..  배추 김치보다 이 집의 무우 김치가 더 좋다 

사각 사각 씹히는 무우의 식감 


주인 아주머니의 동생이신 현재 주인 아주머니랑 

서로 모르는 사이인데 추어탕 먹으면서 한참을 수다를 떨었다


주인 아주머니는 잊지 않고 찾아 와 주셔서 감사하다 하셨고 

난 한국에 와서 첫 끼니를 내가 그렇게 그리워 했던 

이 집 추어탕을 먹을수 있었음에 감사를 드렸다 


 20년전이라 기억 못하시겠지만 

언니분께 안부를 전해 달라 말씀을 드렸다


 자기야 난 추어탕 먹었으니까 이젠 만족이다 

먹고 싶은것도 없고 추어탕 먹은것 하나만으로 

난 이번 여행은 대 만족이야 

아무 여한이 없어 

 그렇게 좋아?

  당연하지 .. 자기 기억 안나 

내가 히로 가졌을때 추어탕 추어탕 노래를 불렀잖아 

얼마나 먹고 싶었는데 

이 가게가 아직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했고 

추어탕을 다시 먹을수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어 

자기야 이번에 추억 찾기 여행 오자고 해 줘서 고마워 

진짜 너무 좋아.. 눈물이 날것 같아 .


정말 꿈 만 같다 

다음에 히로를 데리고 꼭 이 집에 다시 오고 싶다

히로를 가졌을때 내가 너무 너무 먹고 싶었던 추어탕

내 뱃속에 있었던 주인공인 히로에게도 이 추어탕의 맛을 보여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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