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비가 올듯 말듯 찌뿌둥한 날씨다
역시나 일기 예보를 보니 내일은 비가 온단다
오전중에 테니스 대회에 갔다 온 히로는 오후엔 집에 있다
그러곤 5시가 되니
엄마 오늘 저녁 뭐 먹어?
왜? 배고파?
아니 그런건 아닌데 .. 몇 시에 저녁 먹어?
아 ! 귀찮다 배도 안 고픈데 왜 묻고 그러냐
고민 되게시리 ...
왜 삼시 세끼 꼬박 꼬박 먹고 살아야 하는지 ..
저녁이라 ...
뭘 만들어 먹지?
항상 뭘 만들어 먹을까 고민을 해도 딱히 특별한 메뉴가 나오는것도 아닌데
오후부터 시작되는 오늘 저녁은 뭘 만들까? 라는 고민
자기야 ! 히로야 ! 저녁에 뭐 먹고 싶어 ?
대답 없는 우리집 두 남자
아무리 귀찮아도 밥은 해 먹고 살아야 하니 냉장고 뒤지기를 해 보았지만
딱히 이거다 싶은게 없다
얼마전에 사 둔 수두부 찌개 양념이 보인다
요즘 일본 마트에서도 순두부찌개 양념을 살수가 있다
마침 두부도 집에 있고 냉동실에 조갯살도 있고
집에 있던 재료로 후다닥 순두부 찌개 끓여두고
정말 귀찮은데 현관밖은 나가고 싶지 않은데
할수없이 마트로 가서 참치랑 연어 회를 사왔다
그리고 조갯살이랑 오징어 넣고 부추 부침개 부치고 ..
부침개 후라이팬에 올려 놓고
자기야 부침개 좀 부쳐 줘
뒤집어 놨으니까 꼭 꼭 눌러서 구우면 되니까
자기야에게 부침개 뒤집개를 넘겨주고
나는 마당 한켠에 심어 둔 파 한 뿌리 뽑으로 마당으로 나갔다 왔는데
내가 부엌으로 돌아오니 자기야가 내 얼굴만 멀뚱 멀뚱
자기야 ... 이게 ....
헐 ...
왜 죄없는 부침개 뒤집기를 두 동강 내 놓은거?
부침개 부치라고 한 나에게 반항하는거?
아님 자기 힘 좋다고 힘 자랑 하는거?
이게 왜 이래?
자기 지금 나한테 반항 하는거야?
아니 부침개 꼭 꼭 눌러 주는데 갑자기 이렇게..
나 힘 별로 안 줬는데 ..
울 집 두 남자는 부침개를 얇게 바삭 하게 굽는걸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늘 부침개를 뒤집으면 꼭 꼭 눌러 바삭하게 굽는다
그래서 꼭 꼭 눌러 주라고 했는데
부침개 뒤집기가 부러질때가 되어서 부러졌겠지만
왜 하필 자기야가 두동강 내 버려 가지고...
부침개 뒤집개 두동강 난게 그리 화제가 될 내용이 아니지만
히로가 그걸로 아빠 놀려 먹느라고
저녁 밥상이 부침개 뒤집개 이야기로 한참동안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비가 올듯 말듯 찌뿌둥한 날
부침개나 부쳐 먹으려다 저녁 밥상에 웃음꽃이 피었다
두동강 난 부침개 뒤집기 때문에 ..
자기야 앞으로 힘 자랑 할려면 부침개 뒤집기에다 하지 말고
마당에 나가 석류 나무 가지 치기나 좀 해
아니 .. 난 별로 세게 안 눌렀다니까
살짝 눌렀는데 그렇게 된거라니까
다음에 뒤집개 살때 좀 더 튼튼한 걸로 사
저건 너무 약했던 거야
죄 없는 부침개 뒤집개 탓을 하는 울 자기야 ㅋㅋ
히로랑 함께 자기야 놀려 먹는거 의외로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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