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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자기야 이야기

우리 부부의 화해하는 법

by 동경 미짱 2019.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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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 하나뿐인 아들 녀석 왕따시키고 

자기야가 나만 자기야 회사가 있는 시브야로 나오라고 해서 

동경 변두리에 사는 나란 여자 모처럼

화려한 도시 시브야에 나갔다 

 

자기야랑 둘이서 타이 요리점에서 

나베도 먹고 생맥주에 칵테일까지 마시며 

기분 좋은 시간을 보냈다 


자기야가 타이 레스토랑 예약을 해 주고 

 나를 시브야까지 부른건

1번  마눌에게 맛있는 타이 요리를 먹이고 싶어서 ..

2번  간만에 아들녀석 왕따 시키고 데이트란걸 하고 싶어서 ...

3번 그냥 기분상 그러고 싶어서 ..

4번  마눌에게  할말이 있어서 ...


정답은 1번도 2번도 3번도 4번도  정답이라면 정답이지만 

가장 적절한 정답은 4번 ! 



동경 변두리 촌구석에 살다가 시브야에 나오니 

밤이지만 도시는 참 밝구나 싶다 

울 동네에선  밤에 하늘을 쳐다보면 별이랑 달이랑 보이는데 

시브야의 밤은 빌딩숲만이 가득하다 

사진의 도로는 동경 중심가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수도 고속도로다

왼쪽은 치바쪽에서  동경 중심가로 가는 길 

오른쪽은 동경 중심가에서 치바로 가는 길 

불금 저녁 동경에서 일을 마치고 다들  외곽인 치바로 나가는 시간 이라서인지 

왼쪽엔 차가 거의 없고 오른쪽에만 차들이 달리고 있다


 

정답 4번  마눌에게 할 말이 있어서 ...


이야기의 시작은 지난 토요일 

3연휴라  우리집 두 남자는 쉬는 날 하지만 나는 출근을 했고 

집에 돌아오니 우리집 두남자 외식이라는 걸 하자고 해서 

샤브샤브 집에 가서 외식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여기까지는 정말 좋았다 

 기분좋은 가족 외식 시간을 가지고 집에 왔다 


우리 가족은 각자  스케줄을 어플에 입력하고  

3명이서 각자의 스케쥴을 공유하고 있다 

누가 언제 무슨 일정이 있는지 서로 알수 있고 

그 일정에 따라 자기 일정을 조절하기도 하고 하는데

내 핸드폰에 알림이 와서 보니 자기야가 테니스 일정을 넣고 있었다 

그런데 토요일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테니스 1건 

여기까진 이해 

그런데 바로 오전 3시부터 6시까지 다른 곳에서 또 1건 

오전과 오후에 테니스 하는 장소가 꽤 먼거리라 

아침 7시에 집을 나서 오전 12시에 끝나고 

 점심을 밖에서 해결한후 바로 이동을 해서 오후 3시부터 테니스를 하고 

집에 돌아 오는 시간이  저녁 7시쯤이다 


여기서 내가 폭발을 해 버렸다 

해도 너무 하다 싶어서 ...

주말에도 일본은  부카츠 (특별활동인 테니스)가 있기 때문에

히로는 토요일도 일요일도 테니스 떄문에 학교를 간다 

남자부 여자부가 시간을 교대로 연습을  하기 때문에 

토요일이 오전 연습이면 일요일은 오후 연습이 있는 식이다  

히로는 히로대로 테니스 때문에 학교에 가고 

자기야는 자기야대로 테니스를 하러 가기 때문에 

미리 내가 주말 언제는 시간 비워 두라고 말 하지 않으면 

가족이 함께 할 시간이 정말 부족하다 (내 기준..)

게다가 히로는 학교의 부카츠라 빠지면 안되는 거고 

자기야는 가던 말던 자기 맘대로이다 



 올해 히로는 고3 수험생이 된다 

진로 결정을 해야 하는 히로와 아빠가 좀 더 진지한 대화를 해 주기 바라는 게 내 마음이다 

자기야는 히로랑 정말 대화도 많이 하고 잘 놀아 주고 

히로에게 있어서 친구 같은 아빠이지만 

하지만 난 아직 미성년에다  고 3이란 중요한 시기인 히로에게 

놀아 주는 아빠도 중요하지만 

진지하게 진로에 대한 조언과 상담을 해 주는 아빠이길 바라는게 

내 맘이다 


최소한 고 3이 되는 올 한해 만큼은 

테니스를 가도 히로랑 맞춰 주길 바란다 

히로가 오전에 테니스가 있음 자기야도 오전에 테니스를 하고 

오후엔 서로 시간을 비워서 함께 할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예전엔 자기야는 테니스 일정을 잡기 전에 

"다음주 토요일 오전에 테니스 일정 넣어도 돼?"

이런식으로 물어 보고 일정을 잡았었는데 

요즘엔 아무 말도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만큼 

마음껏  토요일도 일요일도 테니스 일정을 넣고 있다 

토요일 가면 일요일은 하루 비워 주었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참고 있었는데 지난 토요일 일정은 정말 참을수가 없었다 

취미는 어디까지나 취미가 되어야지 

자기야는 취미수준을 넘어선것 같다 


결국 참지 못하고  잔소리란걸 하고 말았다 




내가 넘 심했나 ?내가 잘못 한것 같긴 한데 ....

라는 생각이 들어도 자존심인지 뭔지 

쉽게 바로 미안하다 잘못했다라는 말을 하지 못하는 고집이 생긴다


열가지 내가 잘못 했어도 상대가 한 말 한마디가 기분 나빠서 

열가지 내가 잘 못한건 뒷전이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내게 그런 말을 할수 있어 "

열가지 잘못한 내 잘못은 뒷전이고 말 한마디 잘못한 

상대를 탓하기도 한다 


결론은 인간은 누구나 나  자신에게  관대하고 

남 (상대에겐 ) 엄격한것 같다 



정답 4번 할말이 있어서 ...

자기야가 불금날 마눌을 시브야까지 불러 술을 먹인 이유다

울 자기야 자기 잘못 다 접어두고 

내가 한 한마디가 굉장히 기분이 나빴다고 한다 

" 자기 은근 아버님 닮은거 알아?"


이 말이 어때서 ??

시아버지는 밖에선 정말 호인이고 좋으신 분이시다 

원래 밖에서 좋은 사람은 집안 사람들에겐 별로인 경우가 많다 

시아버님이 그러셨다고 한다 


내가 자기가 아버님 닮은거 알아? 라고 한 의미는 

시아버지는 자식들 교육에 무관심이셨고 

자식들이 어느 대학을 가건 어떤 일을 하건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하는거지 남이 이렇다 저렇다 

할 필요가 없다" 는 식으로 자식들에게   조언은 물론 

일절 관여하지 않으셨다고 들었기에 

이 부분이 닮았다는 의미였는데 


자기야가 받아들인 " 자기 아버님 닮은거 알아?"는 

집안 가족들 보다 밖(타인들)에게만 잘하는 

가족에게 무관심하고 자기 하고 싶은건 다 하고 마는 

 자기 중심적인 아버지 ....


 


술 한잔 두잔을 하며 자기야가 나에게 한말

 난 우리 아버지처럼 가족보다 친구를 더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정말  되고 싶지 않았어

그런데 자기가 아버지 닮았다고 하니 내가 지금까지 

가족들에게 해 온 모든것을 부정당한것 같아서 

난 그 말이 굉장한 쇼크였어 ..

 

그런거였구나 ..

같은 말이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가 되어 버리는구나 ....


20년을 부부로 살았는데 울 자기야가 제일 듣기 싫은 말이 

자기 아버지 닮았다는 말일줄은 꿈에도 몰랐다 


우리 부부의 화해하는법 

바로 대화 ...

말을 하지 않고 내 맘 알아 주겠지..

천만의 말씀 만만의 말씀 

내 맘을 내가 모를때가 있는데 때론 말을 해도 

못 알아 들을 때도 있는데 말을 안하는데 

니 맘을 내가 어찌 알겠니 ...


우리 부부는 그렇게 불금에  타이 레스토랑에서

술 하잔을 사이에  두고 대화란걸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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