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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자기야 이야기

그 아버지의 그 아들

by 동경 미짱 2019.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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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히로 학교에서 봄 방학전

 학년 마지막 행사인 구기대회가 있었다 

특별한 큰 행사는 아니고 각 반 대항  구기 대회다 

남자애들은 축구, 배구, 농구 3종목을 

여자 아이들은 터치볼, 배구 , 농구 3종목을 

각 반에서 대표 선수를 뽑아서 반 대항으로 2일에 걸쳐서 했다  

구기 대회 첫날 저녁 히로가 어딘가로 전화를 하며 

예약을 하는 것을 들었다

내용을 보니 다음날 이틀째 구기 대회를 마치고 

반 아이들이 뒷풀이로 식당을 예약을 하는것이었다 


얘네들을 보면 문화제, 체육제, 합창제, 구기 대회등등 

모든 행사에 반드시라고 해도 될 정도로 뒷풀이를 한다 

구기 대회가 뭐라고 뒷풀이를 하는지 ..


당장 내일이라는 촉박한 일정에 

36명이라는 적지 않는 인원수인지라 쉽게 예약이 안되는지 

두 군데 전화를 하고서야 예약을 할 수가 있었다  


히로는 학급위원이나 수학여행 위원

체육대회나 문화제를 주관하는 그런 위원회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 

그런 학교 공식 행사의 위원을 하면 

예를 들어  대학 입학 면접이나 자기 소개서를 작성할때

그럴듯 한 활동 걍력이 될텐데 

그런 공식적인 활동은 귀찮다는 이유로 잘 하지 않는다 

내가 히로가 하는 말중  제일 듣기 싫은 말이 

바로 " 귀  찮  다" 이다 


귀찮은건 싫다고 하면서도  내가 생각할땐 더 귀찮을것 같은 

뒷풀이 간사는 히로가 할 때가 많다 

식당을 예산이랑 인원에 맞춰 예약을 해야 하고 

성인이라면 카드 계산을 할수도 있겠지만 

학생들이라 현찰 계산인데  36명에게서  긱각 돈을 걷어서 

계산까지 다 해야 하는데 참 귀찮을것 같은데 ...

 모든 아이들이 딱 맞춰 돈을 내는것도 아닐테고 

거스름돈도 맞춰야 할텐데  이게 진짜 귀찮은게 아닌가?


 히로 니가 왜 간사를 해 ?

니가 한다고 나선거야?


 몰라 애들이 나보고 하라고 해서 ...


한국에선 이런걸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는데

일본에선 회식때 장소나 시간 메뉴 

예산짜고 계산하고 등등...

의 일을 하는 사람을 간사라고 한다


사실 난 히로가 뒷풀이 간사를 하는게 영 마음에 안든다 

반 아이 41명 중 36명 참석이다

이번 예약한 식당 코스는 한사람당 2600엔(2만 6천원) 짜리 코스였다

한 두사람도 아니고 부모에게 용돈 타 쓰는

 애들이 경제 사정이 비슷한것도 아니고 

2600엔이란 가격이 부담스러운 아이들도 있을텐데 

그런걸 모두 히로가 혼자서 결정하는게 영 불안하다 

혹 36명중  메뉴나 금액에 불만을 가질 아이들도 있을것 같아서 ...


 학생인데 2만 6천원 너무 비싼거 아냐?

애들이 다 괜찮은거야?


 나에게 다 맡겼으니까 괜찮아?

그래도 예약 받아 주는곳이 있어서 다행이야

아마 다른반이랑 1학년들도 뒷풀이 할테니까 

학교 근처 식당 예약하기가 쉽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두 군데 전화하고 예약 할수 있어서 정말 운이 좋아 


두 번만에 예약이 되었다고 좋아하는 히로를 보며 

나는 노파심인지 나는 영 그렇다 






그리고 어제 히로 생일이라 가족이 함께 외식 

히로가 먹고 싶다던 회를 배 불리 먹고 

자기야가 계산을 할려고 지갑을 여는데 ...


아니 지갑에 뭔 돈이 저렇게 많아??

울 자기야는 마누라에게 용돈을 타 쓰는 

지갑이 두둑하지 않는 가난한 남자인데 

게다가 혹 돈이 있다고 해도 카드로 결재를 하니 

현금은 정말 필요한 만큼 쪼금만 넣고 다니는데 

근데 이 돈은 도대체 뭐??


자기 뭔 돈을 이렇게 많이 넣고 다녀?


 나 돈 많지? ㅎㅎ 근데 이게 내 돈이 아니야

다 자기 줄꺼야.


 ??? 나 준다고 ??


 응 금요일 직원 송별회가 있어서 늦게 왔었잖아 

그때 내가 카드로 돈을 다 내고 

참석한 직원들에게 수금하고 있는 중이야

아직 다 못 받았는데 다 받으면 자기 줄테니까 은행에  입급해  


결론은 울 자기야도 히로처럼 회사 직원 송별회때 

간사를 했다는 말이다 


울 자기야도  회사 모임이 있으면 꼭 자기가 카드 계산을 하고 

돈을 걷어서 나에게 준다 

 자기야가 돈을 다 내는게 아니라 

결국은 다 받아 오지만 카드 관리를 하는 나로썬 

 참 귀찮고 번거롭다



송별회에 40명 정도 참석 했다는데 

40명에게 일일이 돈을 다 걷을려면 몇일이 걸리고 

정말 귀찮을것 같은데 왜 꼭 자기가 나서서 저러는지 

나로썬 정말 이해 불능 ..

게다가 난 또 저 돈을 은행에 입급시켜야 하는데 

내가 왜 그런 일 까지 해야 하는지 ..


아빠인 자기야랑  아들인 히로랑 

어째 이런부분은 꼭 닮았는지 모르겠다 

별 영양가도 없는데 말이지 ....


몇일에 걸려 수금을 해야 하는데 저렇게 많은 현찰을 들고 

다니는게 영 불안하고 마음에 안 든다 

우리집 자기야 지금까지 지갑을 2번 잃어버린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모임의 간사란거..

그런거 좀 안 하면 안되나?

정말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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