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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상 /동경 변두리 울 동네

나의 무심함에 헐 ...

by 동경 미짱 2019.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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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자기야랑 나랑 외출을 했다 

토요일이라 어디 놀러라도 가냐고?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아쉽게도 자기야랑 내가 향한곳은 학원 .

고 3인 울 히로 학원이란걸 다닌지 이제 겨우 한달이 조금 지났다 

엄마인 나는 굳이 대학 안가도 된다고 했건만 

본인이 대학 가겠다고 하고선 뭔 배짱으로 학원도 안 다니는지....

슬슬 엄마가 부아가 날려고 할 한계점에서 

히로가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한달이 조금 지났다 

학원에 가면야 공부는 하겠지만 여전히 집에 와서는 

공부란걸 하지 않는 고 3 수험생 아들 ㅠㅠㅠㅠㅠ


토요일 학원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대입 입시 설명회가 있다고 해서 다녀왔다 

대입 입시에 대한 설명과 

올 여름 방학 특강에 대한 설명이었다 

결론은 여름 방학때 학원에 돈 많이 많이 갖다 달라는 말이다 

부모가 할수 있는 일은 학원에다가 돈을 갖다 주는것 밖에 없는데 

열쇠를 쥔 수험생인 히로는 아직까지 여유만만이다 

히로의 여유는 자신감이 있어서도 아니고 

그렇다고 성적이 뛰어나서도 아니다 

히로이 여유는 아직 본인이 수험생이란 자각의 부족과 

아직 발등에 불이 떨어진걸 느끼지 못함에서 오는 여유다 


학원에서 설명회를 듣고 나니 열이 팍 받는다 

대학 가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데도 본인이 가겠다고 하고선

남의 일인양 띵가 띵가 놀고 있는 히로에 대한 불만 ..

( 엄마은 이렇게 걱정이 태산인데 

오늘도 히로는  반 친구들이랑 저녁먹고 노래방까지 갔다 온다고 하니 

내가 열 안 받게 생겼냐고.. ㅠㅠ)


이대로 집에 가서 히로를 본다면 좋은 얼굴로 

좋은 소리 못 할것 같아서  분명 히로에게 잔소리 

다다다다 퍼 부을것 같아서 


 자기야 우리 00공원에 갔다가 집에 가자 

나 이대로 집에 가면 화를 못 참을것 같아

기분 전환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 


마누라 성격 잘 아는 우리 자기야 군말없이 

궁원을 향해 차를 돌렸다 

00공원은 우리집에서 차로 20분 정도면 가는 공원이다 

집에서 가까운 곳이지만 히로가 유치원때 

그러니까 12년전쯤에 한번 가 보곤 한번도 안 가본 곳이다 

울 동네 산지 18년만에 두번째로 가는 공원이다 

아침부터 비가 올듯 말듯한 흐린 날씨여서인지 

생각보다 사람들이 없어서 좋았다 

수국도 피기 시작하고 있었다 

공원 여기저기 수국들이 참 많았다 

알고 보니 이 공원이 수국이 유명하다고 한다 

우리집에서 겨우 20분 거리인데 이 동네 18년을 살고도 

이 사실을 몰랐던 나의 무심함 ... 



연못 중간에 다리가 놓여져 있어 그 다리를 건너 

연못 건너편으로 가 보니 



세상에나 ... 

이 꽃 이름이 아마도 꽃창포 였던가 ?



꽃 창포을 뒤로 저 멀리 수국들도 보이고 



우리집 가까이에 이런 공원이 있었단 말이지 

이 동네 18년을 살고서 처음으로 와 본 꽃 창포 군락 

또 다시 나의 무심함에 ...



꽃 창포가 아직 만개하진 않았다 

6월 중순경이 가장 아름다울때라고 하는데 

6월 중순은 꽃창포와 수국이 함께 어우려져 

아주 아주 좋을것 같다 

꼭  다시 와야지 6월 중순에 ..



물레 방아를 뒷배경 삼아 멋진 사진을 찍을까 했는데 

갑자기 짠 하고 나타난 우리집 자기야 

왼쪽 구석에 뒷짐지고 있는 울 자기야가 옥의 티  

내가 우리집 자기야에게 옥의 티라 한건 비밀 ㅋㅋㅋ




아침부터 비가 올듯 말듯 잔뜩 찌푸린 날씨

화창한 날이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



바로 집으로 가지 않고 공원으로 온건 신의 한수였던것 같다 

터질듯 위태 위태하던 내 기분이 꽃 창포를 보면서 좋아졌다 

토요일  자기야가 내가 둘러본 곳은  공원 전체의  반에 반도 안 된다 

정말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넓고  

또 이렇게 멋진 공원을 집에서 겨우 20분 거리인데 

18년간  이 동네 살면서 12년전 딱 한번 와 본게 다라니 

가까운 곳에 이렇게 좋은곳이 있는데 

왜 주말이면 멀리 멀리 놀러 나갈 생각만 했는지 모르겠다 





공원 한쪽에 오래된 옛집이 있어서 둘러보았다 



지붕이 짚으로 만들어진 정말 오래된 집 

안내문을 읽어 보니 옛날에 병원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문화재로 지정된 문화재라고 ..

헐... 난 이 동네 18년 살면서 처음 알았다 

이 공원안에 이런 문화재가 있었다는 걸 ..

나의 무심함에 헐 ... 이다 


 자기야 6월 중순에 수국이 만개할때쯤 다시오자 

그리고 연꽃이 필때도 오고 싶어 


가을에도 단풍나무가 많아서 좋을것 같은데 ..

앞으로 이 공원을 자주 찾아 올것 같은 예감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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