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에서의 일상 /동경 변두리 울 동네

동경 변두리의 작은 동네 마쯔리

by 동경 미짱 2019. 7. 16.
반응형
728x170

토요일은  우리 동네 마쯔리였다 


마쯔리에서 북치고 피리불고 하는 음악을 담당하는 팀을 

하야시다이라고 한다 

우리 동네는 마쯔리의 풍악 담당인 하야시다이는

초등학교 고학년을 중심으로 한  어린이부가 맡고 있다 

하야시 다이에 소속된 아이들은 한달에  두번씩 모여서 마쯔리의 

연주 연습을 하며 1년을 기다려 드디어 

마쯔리에 1년간의 연습한 실력을 발휘한다 



마쯔리는 지역별로 여러 형태가 있지만 

우리 동네 마쯔리는 진짜 규모가 작다 

매스컴에서 크고 화려한 마쯔리만 보아왔던 내가 

잔뜩 기대를 안고 처음으로 우리 동네 마쯔리를 보고 한 첫 마디가

" 에게게..."  였다

진짜 작고 소박한 누구에게 보여 주기 위한 마쯔리가 아니라 

동네 주민들이 참가하고 즐기는 마쯔리이다 







마쯔리의 선두에서 풍악을 담당하는 하야시 다이다 

초등 4학년떄 마쯔리의 하야시다이 데뷔후 줄곧 마쯔리의 중심 역활을 해 오던 히로도

고등학생이 되더니 더 이상 마쯔리에 참가를 하지 않고 있다

위 사진들은 초딩때 히로의 하야시 다이에서 북을 치는 모습이다 



우리 동네 마쯔리는  신사를 출발해 다섯시간을 

풍악을 울리며 마을을 돈다 

마쯔리 행진 코스 중간 중간 6개의 휴게소를 설치하고  30분 행진한후 

휴게소 부인회에서 미리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쉬고  또 행진하고 


어른들은 진짜 말 그대로 부어라 마셔라다 

얼마나 준비 했는지 마셔도 마셔도 줄지 않는 맥주와 일본술....

물론 마쯔리 진행 요원들 뿐 아니라

주변에 있는 구경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마음껏 음식과 술과 음료를 무료로 나눠 준다 

제1 휴게소에서 제 6 휴게소까지..

각 휴게소마다 부인들이 테이블을 내 놓고 

술이랑 음료랑 수박, 만쥬, 각종 과자랑 안주 ....

따라 다니다 보면 배가 불러서 도저히 더 이상 먹을 수 가 없을 정도이다 

 우리 동네 마쯔리처럼 작은 동네 마즈리가 좋은 이유는 

보통 유명하고 규모가 큰 마쯔리는 그냥 멀찍이서 구경하지만 

우리 동네 마쯔리는 모르는 사람도 동네 주민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동네 주민들과 똑 같이 음식과 음료를 나눠 주며 부어라 마셔라 함께 즐기자이다  

우리 동네 마쯔리는 말 그대로 동네 잔치이다 

함께 어울려 부어라 마셔라 하다 보면 모르는 동네 사람들과도 금방 친해진다 


동네 주민들뿐만 아니라 구경온 외지인에게까지 음식과 음료를 무료로 나눠 주는비용은 

집집마다 매달 내는  자치회비와 

동네의 크고 작은 기업들의 후원금으로 충당을 한다 

돈으로 때로는 물건으로 마쯔리를 위해 기부를 한다 

예를 들어 마트에서 빵을 기부하고 술집에서 술을 기부하고 ....

마트에서 그 많은 아이스크림을??? 

이라고 생각을 하겠지만 동네 마트가 하나도 아니고 

여기서 조금 저기서 조금 그렇게 모이다 보면 

충분한 양이 된다고 한다 

동네 가게나 기업은 기부를 함으로써 홍보 효과를 기대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점점 참여 하는 젊은이들이 줄어 들어서 

매년 마쯔리 마다 전문 마쯔리사가 온다 

짙은 상의에 하얀 바지를 입은 사람들은 전문 마쯔리사들이다 

마쯔리를 즐기며 흥을 돋구는 전문가들이다 

으샤 으샤 기합 소리도 넣어가며 전문가 답게 마쯔리 흥을 돋구어 준다 




작아 보이는 미코시지만 꽤 무겁다 

휴게소 들릴때마다 교대 교대로 미코시를 짊어지고 행진을 한다 




동네를 돌다 보면 코스에 따라 가끔씩  도로를 막고서 진행할 때도 있다 

도로를 지나갈때는 빨리 가 주면 좋겠지만 

웬걸 오히려 당기고  밀고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도로에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흡사 한국의 결혼할때 들어가는 함지기랑 비슷한것 같다 

밀고 당기고...








할수 없이 차들은 꽉 막혀서 움직일줄 모르고 

하지만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빨리 가라고도 하지 않고 클레션 같은것 울리지 않고 조용히 기다려 준다 






그렇게 정오부터 5시 정도까지 동네를 돌고나면 

마을 광장에서 봉오도리라고 하는 춤을 춘다 

하야시다이의 아이들은  밤에도 무대위에 서서 북을 쳤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저 무대를 빙 둘러 싸고 

한국의 강강 수월래처럼 빙빙 돌고 돌면서 

세시간을 봉오도리라는 여러 종류의 츰을 춘다 


이번 마쯔리는 날씨가 좋지 않아서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다가 

그쳤다가를 반복 했는데 가끔 천둥도 치고...

비가 오락 가락 했다 

하지만 비바람에도 천둥에도 마쯔리는 멈추지 않는다 

비가 쏟아지면 잠깐 중단 했다가 

비가 그치면 또 북치고 피리 불고 춤추고 

또 부어라 마셔라 먹어라를 반복 


일년을 단 하루 이날을 위해 준비 해 왔기 때문에 

어떤 궂은 날씨에도 중지란 없다 


우리 동네 원로들 ..

할아버지들의 1년을 살아가는 힘의 원동력은 

마쯔리라 해도 과언이 아닌다

진짜 남들이 보기엔 너무 작고 볼품없는 마쯔리지만 

임원들 포함 마쯔리 준비 하는 사람들은 6월부터 마쯔리 날까지 

한달 이상을 거의 매일 모여서 장식할 종이 꽃을 만들고 

춤 연습을 하고  북 치는 연습도 하고 ...

히로가 초등학교때  나도 어린이회 임원이라서 마쯔리 준비를 도왔었는데

1주일에 5일은 마을 회관에 모였던것 같다 

회사 다니며 집안 일 하며 마쯔리 준비 까지 ..

너무 힘들었지만 마쯔리의 그런 준비 과정을 경험하고 나면 

마쯔리에 대한 애착을 가지게 된다 


크고 화려한 마쯔리는 아니지만 

작고 소박한 우리 동네 마쯔리는  최고다!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