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미짱 2019. 11. 1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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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사촌 가즈꼬언니에게서 라인이 왔다 

동네 할아버지인  이시이할아버지에게서 

시금치에 관한 연락이 있았고 

그래서 내꺼까지 대신  주문을 했다고 ...


뭔 말이냐 하면 ....





우리집에서 현관문을 열고 나서면  채 3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 


말 그대로 엎어지면 코 닿는 곳.


 그 곳에 


주택가 한가운데에 큼직한 밭이 있다 


주인장은 이 마을 토박이이신 이시이 할아버지이다 


이시이 할아버지는 이 맘때가 되면 


시금치를 키워서 원하는 사람에게 판매를 한다 


그것도 밭때기로 ..


할아버지께 부탁을 해 두면 


이름이 써진 팻말을 세워 주신다 





팻말이 세워진 구간은 내 땅이 아니지만 내 땅이다



언제 어느때나 밤이나 낮이나 


필요할때 언제든 뽑아 와서 먹을수 있는 시금치 밭이다 











올 해는 종류가 다른 두 종류의 시금치를 심으셨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색깔이 다르다 


하나는 색이 연한게 야들 야들 해 보이고 


한쪽은 색이 아주 진하다 


나는 아랫쪽 진한 색의 시금치를 밭떼기도 샀다 


밭떼기로 산 시금치 얼마일까?


단돈 500엔  (오천원)


단돈 오천원에 1미터 정도의 시금치밭이 내 소유가 되는 순간이다 


기간은 시금치 다 뽑아 먹을때까지 ...




씨를 뿌리고 정성스레 키워서 단돈 500엔에 파는건 


할아버지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웃 주민들에게 봉사 하는 차원에서 거저 주다시피 하시는거다 










할아버지는 시간차를 두고  씨를 뿌리신다 


그래서 성장 속도가 다 다르다 


밭떼기로 산 시금치 다 뽑아 먹고 나면 


뒤늦게 심은 바로 옆 고랑의 시금치가 먹기 좋게 자라있다 


그럼 또 밭떼기로 사고..


그렇게 11월에서 길게는 3월까지 시금치를 뽑아 먹을수 있다 


시금치 값이 오르는 12월,  1월에도 


마음대로 뽑아 먹을수 있으니 


정말 너무 고마운 일이다 


시금치는 눈이 소복히 쌓여도  얼어 죽는 일이 없다 


오히려 추워지면 추워질수록 더  맛있게 


느껴지는건 나의 착각일까?


아마도 파릇파릇 채소가 비싼 


한겨울에도 신선한 금방 뽑아 온 시금치를 먹을수 있으니 


그렇게 느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 정도 시금치를 지금 마트에서 살려고 하면 거의 200엔 (2000원 ) 정도 한다 






난 매년 이시이할아버지 시금치를 밭떼기로 사고 있다 


된장국에도 넣어 먹고 


나물로도 무치고 


시금치 넣고 계란 말이도 하고 


가끔은 시금치 듬뿍 넣고 잡채도 만들고 


저녁밥을 하다가 찬이 조금 부족하다 싶으면 

 

대문만 열고 나가면 엎어지면 코가 닿을 곳에 있는 


시금치 밭으로 나가 몇개만 뽑아 들고 오면 


조금 더 풍성한 식탁이 차려지곤 한다 


단돈 500엔에 언제든지 OK인 밭떼기 시금치 밭이 


있는 우리 동네 정말 좋은 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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