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한마리 때문에 500만원 날린 거짓말 같은 실화
비둘기를 평화의 상징이라 했던가...
비둘기가 평화의 상징이라고?
난 오늘부터 비둘기를 싫어하기러 했다
오늘 비둘기 때문에 난리도 아니었다
오늘 아침 빵과 케이크를 만드는 조리실 안으로 난데없이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조리실 문은 위생상 항상 닫아 두고 사람들이 출입을 할 때만 연다
게다가 조리실 안으로 들어오려면 매장 문을 통과해서 제일 안쪽에 있는데
비둘기 한 마리가 어떻게 들어왔는지 갑자기 조리실 안으로 날아들었다
순간 모두들 작업을 멈추고 비둘기 쫒아 내기
넓은 작업장이지만 들어오는 출입구는 일반 아파트 현관문 두 짝 정도의 크기이다
비둘기가 날아들긴 날아들었는데 나가는 문을 찾지 못했다
오히려 사람들이 쫒아 내려고 하면 할수록 도망만 다니는 비둘기 한 마리
아무리 사람들이 많다한들 날아다니는 비둘기를 이길 재간은 없다
비둘기가 놀라지 않도록 직원들은 다 조리실 밖으로 나가고
조리실 불을 다 끄고 캄캄하게 만들었다
어찌어찌해서 10여분의 시간이 걸린 후 비둘기는 무사히 조리실 밖으로 내 보낼 수가 있었다
문제는 이때부터다
매니저를 비롯 윗사람들 다 모여서 긴급회의
회의 결과
비둘기가 날아들었을 때 조리실에 있던 갓 구워낸 빵을 비롯
포장하기 위해 대기 중이던 빵과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준비하던 반죽 재료... 기타 등등
조리실에 있던 모든 빵과 케이크를 다 폐기 처분 하라고 ...
헐.....
그 많은 빵과 케이크를 다...
비둘기가 좀 날아다니긴 했지만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냐는 직원들의 의견도 있었지만
어쨌든 조리실 안에 들어와서는 안 될 비둘기가 들어왔으니 위생상 전량 폐기하라는 결론이었다
"아니 잠시 잠깐 비둘기가 10분 정도 다녀 가셨다고 갓 구워낸 이 빵들을 다 버려??"
"응 버려 "
뭐 위에서 버리라는데 버릴 수밖에..
그래도 그렇지 진짜 전량 다 버리라는 결론이 날줄은 몰랐다
이른 아침부터 5시간 동안 20여 명의 직원들이 만들어 낸 빵과 케이크는
비둘기 한 마리 때문에 전량 폐기를 해야만 하는 거짓말 같은 일이 진짜 일어났다
그 금액은 자그마치 50만 엔 (500만 원)이 넘는다
그리고 매니저는 위에서 엄청 깨졌다고 한다
왜 문을 열어 뒀냐고?
열어 둔 게 아니라고 작업 중 수시로 조리실과 매장을 직원들이 왔다 갔다 출입을 하는데
어떻게 문을 안 열 수가 있냐고?
하지만 위에선 문을 열어 뒀으니 비둘기가 들어간 거 아니냐는 건데
그럼 매장 안에 비둘기가 들어온게 먼저가 아닌가?
조리실은 매장 제일 안쪽에 있는데 매장을 통해 들어 온 비둘기가
타이밍 좋게 조리실 문이 열리자 빵 굽는 구수한 냄새에 이끌려 날아든 걸 어쩌라고?
(음... 근데 비둘기가 구수한 빵 냄새를 맡을 수 있나??? )
비둘기 한 마리가 여러 사람 잡은 날이었다
비둘기의 10분간의 비행에
500만 원어치 빵을 전량 폐기하고 500만원 빵을 전부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는데도
몇 시간이 걸렸다
매장 오픈 전이었고 이 소동을 손님들은 모르는데 그냥 아무 일 없었던 듯
그냥 판매해도 될 텐데 위생상 양심상 판매할 수 없다며 전량 폐기한다는 결론이 어찌 보면 당연한 거긴 하지만
아직 이 세상에는 먹을 게 없어 못 먹는 사람들이 널리고 널렸는데
멀쩡한 빵을 내 손으로 직접 쓰레기통에 넣으려니 마음이 많이 아팠다
먹는 걸 버린다는 게 죄를 짓는듯한 그런 기분이랄까...
비둘기...
난 오늘부터 비둘기를 엄청 무지 싫어하기로 했다
전 세계 곳곳에선 식량부족을 겪는 사람들이 널리고 널렸는데
500만 원어치의 식량을 비둘기 너 한 마리 때문에 죄다 갖다 버렸으니
내가 널 무지 막지 싫어해도 뭐라 하기 없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