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에 ../자기야 이야기

간 큰 남편 때문에 마누라는 뿔 났다

동경 미짱 2021. 10. 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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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북해도 출장이고 돌아오자마자 와카야마 출장 연이어서 나가사키 출장이 줄줄이 있어서 출장 준비도 할 겸 이 번주는 재택근무가 아닌 회사로 출근을 하고 있는 우리 집 자기야다
내일 북해도 출장이니 오늘은 일치감치 집에 올줄 알았다
그런데 와카야마 사무실에 근무하는 부하 직원이 동경으로 출장을 왔는데 가볍게 저녁 먹고 오겠다고 한다
다음 주 와카야마 출장 가면 또 만날 텐데 게다가 이번 와카야마 출장은 사장 동행 출장이라 회식이 있을 텐데 굳이 오늘 ….이라 생각했지만 가볍게 저녁을 먹겠다는데 뭐라 할 수도 없고..


갑자기 날이 많이 쌀쌀해졌다

낮에는 정말 날씨가 좋고 아침저녁으론 쌀쌀하다 
우리 집 자기야가 저녁을 먹고 온다니 히로랑 둘이서 먹는 저녁
날이 쌀쌀해지니 국물 요리가 생각나고 그래서 냉장고 뒤져 있는 재료로 간단 나베를 만들었다

오늘도도 나베 요리를 들고 마당으로 나갔다
요즘 마당은 1년 중 제일 시간 보내기에 좋은 때인 것 같다
무엇보다 모기가 없어서 좋다

저녁시간때는 쌀쌀했지만 뜨끈한 국물을 먹으니 딱 좋았다 
오늘은 히로랑 둘이서 나베로 저녁을 먹었지만 줄줄이 잡힌 자기야의 출장 일정으로 자기야 없이 히로랑 둘이서 먹는 저녁이 많아질 것 같다

간단히 저녁을 먹고 오겠다더니 생각보다 늦다



10시에 전철역으로 마중 나와 달라는 라인이 왔다
전철역에서 도보로 10여분인데 비가 오는 것도 아닌데 그냥 걸어 오시지 무신 마중까지 오라 하시는지ㅠㅠㅠ
하지만 난 착한 마누라니까 마중을 나갔다
우리 집 자기야가 조수석이 아닌 뒷좌석 문을 열고 타는데 술 냄새가 솔솔 풍겨 오는 게 아닌가?
: 술 마셨어?
가볍게 밥 먹고 온다며 웬 술?
자기야 : 두 잔 밖에 안 마셨어
: 두 잔이 문제가 아니라.. 아니 근데 지금 술 판매 해? 주류 판매 금지 아니었어?
자기야 : 긴급 사태 해제도 되었으니까 …
: 아무리 그래도 아직 술은 아니지
집에서 마시는 건 내가 뭐라 안 할 테니까 밖에선 마시지 마. 자기만 괜찮다고 되는 게 아니라 이건 가족들에게 민폐야.
자기야 : ….. 응…



응 이란 대답이 금방 나오지 않아서 짜증이 확 올라온다
아니 때가 어느 때인데 밖에서 술을 마시냐고
코로나가 조금 안정되었다고 긴장감이 느슨해지면 또다시 확산이 될 텐데

나에겐 분명 가볍게 저녁을 먹고 온다고 하고선
딱 두 잔이라고 하는데 많이 마셨나 적게 마셨냐가 중요한 게 아니지 어쨌든 밖에서 술을 마셨다는 게 문제고
게다가 마누라님께 마중을 나오라는 이 간 큰 남자를 어떻게 해야 할지 …
오늘 마누라가 짜증을 냈으니 다신 안 그러겠지?
더 이상 잔소리해 봐야 시끄럽다 느낄 테고
마지막 한 마디

: 지난번 코로나 때 내가 얼마나 정신적 스트레스받았는지 자기 알지? 내가 그때 얼마나 힘들었는데 …
자기야 : 응
: 두 번 다시 그런 스트레스받고 싶지 않아
자기만 생각하지 말고 가족을 생각해

이 남자 알아 들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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