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주는 올해 마지막 선물
내일 우리 집 자기야는 재택근무가 아닌 회사로 출근을 하겠다고 한다
올해 마지막 회사 출근이다
내일 마지막 출근을 하는 자기야에게 난 올해 마지막 선물을 하기로 했다
음 … 선물이라 하기엔 너무 작고 보잘것없지만..
우리 집 자기야에게 주는 나의 마지막 선물은 초록이다
초록이들을 너무나 잘 키우는 금손 마누라와 달리 우리집 자기야는 손만 대면 무조건 죽여 버리는 초록이에 대해서 완전 똥 손이다
스스로 금손이라 하기에 쬐께 그렇지만 그래도 초록이를 좋아하고 많이 키우니까 게다가 똥 손인 우리 집 자기야에 비해 금손임을 자부한다 ㅋㅋㅋ
올해 마지막 출근을 하는 자가야에게 선물이 초록이라니 왜??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근무하는 삭막한 자기야의 책상에 작은 초록이라도 하나 두면 분위기가 밝아 질까 해서 몇 년 전에 작은 초록이를 하나 자기야의 회사로 보냈었다
한 동안 잘 키우는가 했다
근데 너무 잘 자란다고 했다
그래서 한 달에 한두 번 회사의 화분을 관리하러 오는 원예사에게 물어보니 잘라 줘도 된다 해서 초록이를 잘라가며 잘 키우고 있다며 자랑도 했었었다
똥 손인 울 자기야가 생각보다 초록이를 안 죽이고 잘 키우고 있다니 대견ㅎㅎㅎㅎ
그런데 역시나 초록이를 결국 죽이고 말았단다
자기야의 변명은 잘라주며 잘 키웠는데 어느 날 너무 많이 잘라 줘서 죽어 버렸단다 ㅠㅠ
그래서 다시 한번 딱히 손이 많이 안 가는 물만 주면 되는 수경 재배가 가능한 초록이를 선물하기로 했다
집에 있던 물 빠짐 구멍이 없어서 수경 재배가 가능한 미니 화분에 집에 있는 초록이들 중 번식이 된 작은 아이들로 채우고 이끼로 마무리했다
선물이긴 하지만 다 집에 있던 걸로 만들어서 재료비는 하나도 안 들었지만 마음만 듬뿍 담아서 준비한 선물이다
낼 출근할 때 가져가겠냐 물으니 제일 먼저 물어보는 말이 “며칠간 물 안 줘도 안 죽어?”였다
가끔 출장도 있고 또 재택근무도 있으니까 물을 안 줘서 또 죽일까 걱정하는 것 같다
수경 재배니까 항상 물을 채워두면 며칠 정도는 괜찮다 했더니 그럼 가져가겠다고
초록이도 맘에 들고 작은 사이즈도 맘에 든다고 좋아라 했다
이번엔 안 죽이고 잘 키우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는다
억지로 가져갈 필요 없다고 싫으면 안 가져가도 된다고 했지만 책상 위에 초록이가 없었을 땐 몰랐지만 있다가 없으니 허전하다며 당연히 가져간다며 고맙다고 한다
자기야의 올해 마지막 선물!
잘 준비한 거 같다 ㅎㅎ
자기야 이번엔 정말 잘 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