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집에서 먹기

일 하는 아줌마가 간만에 제대로 챙겨먹은 집밥

동경 미짱 2022. 12. 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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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은 진짜 바쁘다 

케이크 만드는 일을 하는 아줌마의 12월은...

어제까지만 해도 정말 바빴지만 진짜는 24일, 25일 이 이틀이다 

24, 25일 근무를 대비해 23일인 오늘은  집에서 쉬었다 

12월은 내 근무 시프트도 평소와는 달리 오후 출근을 하고 있다 

아침엔 피곤하다는 핑계로 이불속에서 뒹굴다가 출근 두어 시간 전에 일어나 

대충 챙겨 먹는다 

출근 전엔 주로 홍차와 빵을 먹고 근무 중 휴식 시간에는 빵 아님 컵 라면 

저녁에 집에 오면   냉장고 재료 털어 넣고 밥을 비벼 대충 먹고 요즘 내가 이렇게 먹고살고 있다 

집에 와서는 피곤한 데다 늦은 시간이라 따로 챙겨 먹기도 귀찮고 그래도 배는 고프니까 

만만한 게 비벼 먹는 거라서...

요즘은 오후 출근으로 점심때인 12시 30분에 출근해서 저녁 9시까지  근무를 하다 보니

내 끼니도 대충 때우지만 가족들의 저녁을 내가 챙길 수가 없다 

그래서 요즘 우리 집 주 메뉴는 김치찌개나 카레 같은  한번 만들어 두면 몇 끼는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조금도 아니고 커다란 냄비에 한가득 만들어 두고 알아서 각자 챙겨 먹고 있다 

아들 녀석은 엄마가 만들어 둔 메뉴가 맘에 안 들면 자기가 먹고 싶은 것 알아서 만들어 먹는 아이라서 

사실 가족들 끼니 걱정은 별로 안 하는 편이긴 하다 

 

12월은 마누라는 일 때문에 바쁜데 우리 집 자기야는 연말 모임 때문에 바쁘다 

매주 두세 개 정도의 모임 스케줄이 꽉 차 있다 

당연히 집에 돌아오는 시간도 늦어서 얼굴 맞대는 게  요즘은 정말 잠시 잠깐이다

일 하느라 바쁜 마누라 노느라 바쁜 남편이다 

뭐 좋게 생각하자면  마누라 바쁠 때 저녁을 밖에서 해결하고 오니 어찌 생각하면 나쁘지만도 않다

 

그런데 오늘은 나는 쉬는 날이었고 우리 집 자기야는 오래간만에 집에서 재택근무를 했다 

그래서 간만에 제대로 차린 집밥을 먹게 되었다

 

이번 주말은 내가 정말 바빠서 (잔업 확정! ㅠㅠ) 장 볼 시간도 없을 것 같아 

오늘 미리 장도 보고 오래간만에 밥다운 밥도 차렸다

내가 대량으로 만들어 두는 반찬은 고기반찬이 많은 편이다 

불고기나 제육볶음이나 니꾸쟈가(고기랑 감자를 넣고 만드는 일본 가정식 조림 ) 같은 고가 요리가 많다 

아무래도 생선 요리는 만들어 두면 데워 먹기가 편해서 고기 요리를 많이 만들어 두는 편이다

그래서 오늘은 생선을 구웠다 

오늘 선택받은 생선은 임연수어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서 된장찌개도 끓였다

제대로 차린 저녁 밥상이라 했지만 임연수어 굽고 된장찌개 끓인 게 전부다 

냉장고에 있던 오이장아찌 김치 무채 나물로 접시를 채우고

한국 후배가 만들었다고 맛이나 보라며 가져온  매실 장아찌와

회사 후배인 유미꼬상 엄마가 만든 일본식 배추와 무 절임을 내놓고 끝! 

 

갓 지은 밥에 뜨끈한 찌개에 갓 구워 낸 생선에..

이렇게 제대로 챙겨 먹는 게 얼마만인가 싶다 

그것도 혼자가 아닌 우리 집 자기야와 마주 보고 앉아서..

역시 밥은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마주 보고 같이 먹어야 제 맛인 것 같다 

혼자 먹으면 맛을 음미하기보다 뭐로든 허기를 채우는 게 목적이 되어 버리는 것 같다 

평소라면 난 혼자서도 제대로 챙겨 먹는 스타일인데 

그것도 여유가 있을 때 이야기지 바쁘고 피곤하니 빨리 대충 배를 채우고 누워 야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이제 이틀 

24일 25일 이틀간의 전쟁을 치르고 나면 다시 평소 같은 평화로운 날이 온다고 생각을 하니 

전투심이 끓어오른다 ㅎㅎㅎ

피하려야 피할 수 없는 세계인의 축제! 

크리스마스..

나에겐 전쟁 같은 크리스마스다 

" 자기야 내일은 나 100% 잔업일 테니까 나 기다리지 말고 알아서 저녁 챙겨 먹어 

아님 히로랑 나가서 먹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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