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묵고 힘내자 !
자가격리 끝내고 내일부터 출근이다..
요즘엔 코로나 걸렸다 해도 다들 반응이 시큰둥하다
2년 전 첫 번째 코로나 때는 걸리면 큰일이라도 나는 듯 난리였었고
나 같은 경우 거의 무 증상에 가까웠기에 몸은 힘들지 않았지만
회사에 혹시 나로 인한 감염자가 나올까 엄청 마음고생을 했었다
이번 두 번째로 걸린 코로나는 무 증상이었던 첫 번째와 달리 근육통부터 고열
그리고 꽤 오래 지속되었던 쉰 목소리 등등..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는 너무나 편안했었다
역시 사람은 마음이 편해야 하나보다
육체적으로 편했지만 정신적 고통이 심했던 첫 번째 보다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 편했던 이번 코로나나 더 편하게 느껴지는 걸 보니...
낼부터 다시 열심히 살아야 하니까 그리고 며칠째 떨어진 체력 보충을 위해 고기를 먹기로 했다
그래도 아직 외식을 하기엔 마음이 내키지 않았고 그렇다고 이 추운데 마당에서 고기를 구울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법이 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기로 했다
후다닥 마트에 가서 고기만 사 들고 왔다
사실 오늘도 아침부터 하루종일 누웠다 일어났다를 반복했었다
나 같은 경우는 그렇다
한번 움직이면 잠시도 가만히 못 있는 엄청 활발한 활동을 하는데 한번 드러눕기 시작하면 몇 날 며칠을
아무것도 안 하고 뒹구는 스타일이다
하루종일 한번도 집 밖을 안 나갈때도 있다
한번 게으름을 피우기 시작하면 꼼짝하기가 싫다 (폐인이 되는 스타일 ,,)
내 블로그를 보면 엄청 부지런해 보이는데 그게 다 그런 이유에서다
내 성격을 내가 잘 아니까 평소엔 뭐라도 일을 만들어 움직이려고 하는 편이다
아침부터 뒹굴다 보니 마트에 장 보러 가기도 귀찮았다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 하니 얼른 나가 고기만 사 들고 왔다
고기를 집 안에서 구워 먹는 건 처음이다
우리 집은 봄부터 가을 까지는 매주 마당에서 고기를 구워 먹고
추워서 밖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없는 겨울엔 고깃집 가서 먹기 때문에 집 안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일이 한 번도 없었다
우리 집은 고기는 무조건 숯불구이만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 안에서 고기를 굽는 건 첫 도전이다
당연히 고기를 구울 불판 같은 것도 없다
아쉬운 대로 팬에다가 굽기로 했다
소고기는 팬에다 구우면서 먹기로 하고
삼겹살은 에어프라이어에 미리 돌렸다
고기 먹고 힘낸다더니 에게게.. 삼겹살이 너무 적잖아?
라고 하덜 말어 ㅋㅋ
왜냐면 저건 첫 번째 접시고 저렇게 3번을 에어 프라이어에 돌려가며 먹었다
히로가 상추가 없다고 꿍시렁 꿍시렁..
그러게 오래간만에 장을 보니 상추를 살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상추대신 냉장고에 있던 배추 속을 씻어서 배추에다가 삼겹살을 쌈 사 먹었다
히로는 배추로 쌈 싸 먹는 건 처음이었는데 맛있단다
팬에다가 처음 구워 보는 고기였지만 우리 집 두 남자는 숯불이 아니라 아쉽긴 하지만
나쁘지는 않단다
그러면서도 요즘엔 연기도 잘 나지 않는 실내 전용 고기구이 도구들이 좋은 게 많다면서 살까?라고 묻는데
내 대답은 칼이다
" 뭔 소리야. 어차피 봄부터 가을까지는 마당에서 숯불 구이 할 테고 겨울에도 고깃집 가서 먹으면 되잖아
고작 어쩌다 한 번을 위해 사는 건 난 반댈세. 오늘이야 어쩔 수 없어서 집에서 먹지만 다음번엔 고깃집 갈 거 아냐
그리고 사는 게 문제가 아니라 자꾸 주방 용품 늘리고 싶지 않아.
한 두 번 쓰다가 어딘가 깊이 넣어두곤 안 쓸게 분명한데 난 반댈세
그런게 어디 한두개야 ? "
코로나로 떨어진 체력 고기로 회복하고
낼부터 다시 열심히 살아야지
파이팅 입니다요 ㅎㅎ
근데 집에서 뒹굴 뒹굴 했더니만 일하러 가기가 싫다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