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집에서 먹기

집에서 쑥떡 만들기는 튼튼한 팔뚝만 있으면 된다

동경 미짱 2023. 3. 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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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을 캐 왔다 

우리 집은 동경 변두리라 동산도 있고 자연공원도 있고 

자연이 풍부한 곳이라서 쑥은 널렸다 

쑥은 널렸는데 쑥을 뜯는 일본 사람은 볼 수가 없다 

일본도 쑥을 이용한 떡이나 화과자가 수없이 많고 또 즐겨들 먹지만  어디까지나 가게에서 파는 걸 사 먹는다

 쑥을 뜯는 사람이 가끔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지인 중에 쑥을 뜯는 사람은  없다 

어쩌다 쑥을 뜯는 사람이 있다면  한국사람일 가능성이 98% 이상 ㅎㅎ 

나 또한 그 한국 사람 중 한 사람인지라 봄이 되면 쑥을 캐곤 한다 

근데 그것도 해 본 사람이나 하지 몇년전 까지만 해도 바라보기만 했지 쑥을 캔다는 건 생각도 못 했다 

그러다 몇년전  한국 갔다 올 때면 가방 속 짐은 절반은 떡으로 채워 오는 떡순이 인 내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집에서 떡을 만드는 영상을 보고야 말았다 

그래? 집에서 쑥 떡을 만들수 있다고? 

그렇다면야 널린게 쑥인데 당연히 뜯어야지 

그래서 올해도 쑥을 캐러 갔다 

욕심내지 않고 떡을 한번 해 먹을 정도만..

잘 다듬은 쑥을 깨끗하게 씻은 후 물렁 물렁 해 지도록 잘 삶았다 

그리고 찹쌀로 밥을 지었다 

작년에도 집에서 쑥 떡을 만들어 먹었었는데 물기가 많았는지 너무 찰 져서 절반의 실패를 했던지라 

오늘은 밥을 고슬고슬하게 짓고 삶은 쑥도 있는 힘을 다해 꼭 꼭 짜 주었다

삶은 쑥은 칼로 잘게 잘게 썰어 준 후 찹쌀밥이랑 한 양푼이에 합체 

 

이제부터가 일이다 

양다리에 끼고 앉아 방망이로 찧기 시작 

쑥떡을 만드면서  우리 집이 아파트가 아닌 주택인 게 얼마나 다행스럽던지..

 

쿵더쿵 쿵덕 

쿵덕쿵 쿵덕 

신나는 음악을 틀어 놓고 음악에 맞춰 쿵덕쿵 쿵덕 

아직은 오십견이  없는 열심히는 아니지만 헬스장 들락날락 하면서 다져진 튼튼한 팔뚝이랑 

방망이 하나만 있으면 쑥떡이 된다니...

튼튼한 팔뚝을 가진 아줌마가 힘으로  만드는 쑥떡이다 

맛 있는 쑥떡을 먹을 생각에 힘든지도 몰랐다 

아니 힘들지 않았다 

음악에 맞춰 찧다보니 어느새 완성 ㅎㅎ

두 종류의 쑥떡을 만들었다 

틀에다가 제일 밑에 콩고물을 깔고 콩고물 위에 쑥떡을 깔고 

쑥떡 위에 팥을 얹고 팥 위에 다시 쑥떡을 깔고 쑥떡 위에 다시 콩고물을 얹고 

랩으로 꽁꽁 싸 두었다 

이 작업들은 사진이 없다 

양손에 찰진 떡이랑 콩고물이 덕지덕지라서 사진 생략! 

아직 미완성이다

양 옆에는 콩고물을 묻히지 않았는데 어느 정도 굳어지면 썰때 묻혀줄 거다 

이번엔 팥 앙금 없는 쑥떡을 만들었다 

떡순이인 나는 팥 앙금이 없는 심플한 이 쑥떡을 더 좋아하지만 

우리 집 남자 둘이 특히나 우리집 자기야가 팥이라면 끔벅 죽는다 

그래서 우리집 두 남자를 위해 팥앙금을 넣은 쑥떡을 만들었다 

앙금 없는 내가 좋아하는 심플한 쑥떡 

작년엔 질게 되어서 맛은 있었지만 식감이 별로였었는데 

올해는 쫄깃 쫄깃 식감이 완벽하게  정말 맛있게 잘 되었다 

잘 굳어진 팥 앙금이 든 쑥떡을 잘라 보았다 

역시나 쫄깃쫄깃 한 식감 

그리고 진한 쑥향 

달달한 팥 앙금... 

역시 난 팥 앙금이 든 것 보다 심플한 쑥떡이 더 좋다 

 

하나씩 먹기 좋게 썰어서 랩으로 싸 두었다 

쑥 떡 만들기 이렇게 쉬운 거였어 ㅎㅎ

단 튼튼한 팔뚝만 있으면..

 

쑥떡이 완성되자마자 우리 집 단체방에 사진을 올렸다 

 

히로 : 살찌잖아

나 : 나는 오늘도 운동 갔다 왔으니까 문제없음! 

우리 집 자기야 : 지금 집에 가는데 먹을꺼야 

 

우리집 자기야가 집에 온건 10시가 넘었지만 그 늦은 시간에  쑥떡을 먹었다

팥이 들었다는데 우리집 자기야가 참을 리가 없다 

팥 귀신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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