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기 전날 꼭 해야 하는 일
한국을 가기 위해 6일간 집을 비우게 되었다
물론 집을 비운다고는 내가 집을 비우는 거지 우리 집 두 남자는 집에 있다
열흘 전쯤 갑자기 한국행을 결정했고 우리집 자기야는 같이 한국에 가고 싶어 했지만
너무 갑작스러워서 휴가를 낼수가 없었다
하긴 6일간의 휴가를 열흘전에 받는다는 게 월급쟁이로썬 불가능한 게 현실이니까..
어쨌든 이번엔 난 혼자 한국에 가게 되었다
우리 집 두 남자는 집에 있지만 내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건 바로 우리집 식물들에게 물 주기다
마당 가꾸는 게 취미고 식물 키우는 게 취미인 나와는 달리 우리 집 두 남자는
아예 관심조차도 없다
오직 나 혼자만의 취미일 뿐..
예전에도 한 번씩 나 혼자 한국에 갔다 오면 화분들 몇 개는 말라버리는 일이 종종 있었다
아니 자주 있었다
마당에 심어진 식물들은 땅 속에서 조금의 수분이라도 빨아들이니까 며칠 정도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문제는 화분이다
집 안에도 화분들이 꽤 많다
전부 거실에 있는 화분들이다
이 외에도 현관에도 있고 2층에도 있다
우리 집 두 남자를 믿을 수 없으니 물을 듬뿍듬뿍 주었다
어디 집 안뿐일까
집 밖에도 화분들이 꽤 있다
현관 쪽 화분들
이 외에도 대문 쪽에는 제라늄이 8개 정도 있고 마당에는 커다란 화분이 족히 10개쯤은 있다
작은 화분들은 셀 수 없음 ㅎㅎ
물을 듬뿍 듬뿍 주었다
특히 마당 쪽은 정 남향이라 햇볕이 너무 잘 들어서 금방 말라 버린다
다행히 한 여름이 아니라서 내가 없는 6일간 괜찮을 것 같다
예전에는 나 혼자 한국에 갈 땐 이것저것 밑반찬을 잔뜩 만들어 놓고
불고기도 해 놓고 카레도 만들어 놓고 내가 없는 사이 먹을 것들을 냉장고 가득 만들어 두었었는데
이번엔 아무것도 만들어 두지 않았다
자기들을 위해서 잔뜩 만들어 두었는데 돌아오면 거의 대부분이 남아 있었다
내가 만들어 둔 걸 두고 자기들이 알아서 잘 먹고 잘 살고 있더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이번에 아무것도 만들어 두지 않았다
대신 우리 집 두 남자에게 각자 식비를 현금으로 주고 왔다
사 먹던지 만들어 먹던지 알아서 하라고
솔직히 우리집 두 남자 걱정보다 화분 걱정이 더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