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불태운 일본의 여름 마츠리의 밤
뜨겁고 뜨거운 여름
코로나 때문에 3년간 중지했던 울 동네 마츠리가 3년 만에 개최되었다
왜 하필 우리집이 반장일 때 마츠리가 부활하는 건지 ㅠㅠㅠ
그나마 32도라는 비교적 선선한 (요즘 동경은 계속 37도 38도였다) 날씨가 얼마나 고마운지..
일본의 여름 마츠리는 (울 동네의 경우) 낮에는 오미코시라는 가마 비슷한 것을 메고
동네 구석구석을 돌고
저녁에는 봉오도리라는 일본 마츠리의 전통 춤을 춘다
반장이라는 사명감에 저녁에 하는 봉오도리도 참가를 했다
https://michan1027.tistory.com/2261
3년 만의 개최라서 인지 진짜 동네 사람들 다 모인 것 같다
특히 애들..
코로나 전에는 사실 이렇게 까지 모이지는 않았다
동네의 작은 마츠리니까..
그런데 올해는 진짜 인산인해
야다이에 음식을 사 먹기 위해 100미터 정도의 줄이 쭈욱..
봉오도리도 2부로 나뉜다
1부는 어린이부
2부는 어른부
히로도 초등학교 때는 북을 치는 하야시에 소속되어서 매년 마츠리에서 북을 치곤 했었다
어릴 적엔 정말 마츠리 오토코 (축제 남자) 였는데
이젠 귀찮은 건 절대 하지 않는 재미없는 남자가 되어 버렸다는..
내가 하는 일은 뭐 간단하다
마을 원로나 손님들에게 술이랑 음료랑 안주를 날라다 주는 거
3년간 참고 참았던 울 동네 할아버지들 부어라 마셔라 신이 났다
3년 만에 이렇게 다 들 모인 건데 건강하신 모습이 정말 좋았다
광장 한 구석 벽보에 빼꼭하게 붙여져 있는 종이들..
전날에 잠시 언급했지만 낮에 미코시를 메고 동에 구석구석을 돌 때 30분마다 휴식을 취하며
휴식을 취할 때마다 각종 음료랑 수박이랑 만두랑 술이랑 안주....
참가자뿐만 아니라 구경하는 사람들에게도 원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제공을 하는데
그 돈이 다 어디서 나오느냐 하면 바로 기부다
이 벽보에 붙은 건 기부한 사람과 금액
미리 기부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녁 봉오도리를 하는 동안에도 기부를 하는 사람이 있다
기부를 하면 그 자리에서 이름을 적어 붙인다
기부는 개인도 있고 회사도 있고 동네 작은 소상공인들 등등
누구나 대 환영!
봉오도리는 저녁 6시부터 9시까지 3시간 동안 하는데
북을 치는 무대 주변을 빙글빙글 돌면서 춤을 춘다
9시 공식적인 행사가 다 끝났지만 자리를 뜨지 못하는 울 동네 사람들
특히 애들 ㅎㅎㅎ
3년 만에 개최된 우리 동네의 작은 마츠리
뜨겁고 뜨거운 여름밤을 붙태우며 그렇게 막을 내렸다
마츠리가 끝났으니 반장으로서의 가장 큰일이 끝났다
시원 섭섭하다 ㅎㅎ
여름에 일본은 크고 유명한 마츠리도 많지만 동네 작은 마츠리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