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익은 오렌지 색 여주의 색다른 맛
당뇨에 좋다는 여주
몸에 좋은 건 입에 쓰다고 하더니 이 말은 바로 여주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쓰디쓴 맛의 여주를 아무리 몸에 좋다지만 도저히 못 먹겠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나란 여자 자랑은 아니지만 어릴 적부터 꽤 음식을 가리는 여자였다
어릴 적 안 먹던 것들을 나이 들면서 먹게 된 것들도 생기더라
그 대표적인게 가지다
어릴 땐 아예 입에도 안 대던 가지가 요즘은 왜 이리 맛있는지...
생긴 건 뭐든 다 잘 먹을 것 같이 생겨 가지곤 아직도 가리는 음식이 많다
이런 나에게 쓰디쓴 여주는 당연 쳐다도 보지 않아야 하는데 그런데 난 여주를 좋아한다
물론 처음 여주를 맛봤을 땐 오만상 찌푸리며 이건 인간이 먹는 게 아니다라며 다시는 여주를 먹지 않으리..라고
했었다
그리곤 몇 년간 여주는 쳐다도 보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옆집 가즈꼬상이 여주 샐러드를 만들어서 나에게 준 적이 있었다
나 사실 여주 안 좋아하는데...라고 했더니
하나도 안 쓰다며 일단 먹어 보라고 하는데
여주가 하나도 안 쓰다는 게 말이 되냐고?
하지만 만들어 준 가즈꼬상의 정성을 생각해 한 입 먹어 보았는데 어머나 맛있다
이럴 수가...
명색이 여주인데 그것도 생으로 만든 샐러드인데 그 쓴 맛이 고스란히 남아 있을게 뻔한데
하나도 안 쓰다는 건 솔직히 거짓말이고 하지만 맛있다
조금 쓴 맛이 있긴 한데 맛있는 쓴 맛이라고 해야 하나..
그 후론 매년 여주를 열심히 먹고 있다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맛있어서...
올 해도 마당 한편에 여주를 두 포기 심었다
쑥 쑥 자라나 주렁주렁 열렸다
열심히 따다가 여주 샐러드를 만들어 먹고 있다
그저께 여주를 보니 미처 따지 못 했던 여주가 아래쪽이 살짝 3센티정도 노랗게 익어 가고 있었다
그래서 더 익기 전에 얼른 땄다
다음날 따다 둔 여주를 보고는 깜놀!
익어 가는 여주를 따다 두면 더 이상 익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하루 실온에 두었더니 세상에나 초록빛 여주는 온데간데없고
노란 아니 너무 선명하고 이쁜 오렌지 빛 여주가 하나 덩그러니 있는 게 아닌가
여주가 이렇게 빠르게 후숙 할 줄은 몰랐다
그것도 단 하루 만에....
아까워라......
그런데 우리 집 자기야가 익은 여주도 맛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뭐시라? 초록 여주가 아닌 오렌지색으로 잘 익은 여주도 먹을 수 있다고?
아직 먹어 본 적이 없는 익은 여주가 맛있다고 하니까 버리기 아까우니까 한번 먹어 보지 뭐
초록 여주는 딱딱한데 오렌지 빛 여주는 말랑 말랑 하다
단 하루 만에 색이 변한 것도 그렇고 이렇게 말랑말랑 해 지는구나...
반으로 잘라보니 세상에나 세상에나 씨도 빨갛게 익었다
초록 여주의 씨랑은 완전 다른 여주 씨
진짜로 색이 너무 곱다
잘 익은 여주로 뭘 만들까 하다가 역시나 좋아하는 여주 샐러드를 만들기로 했다
초록 여주는 소금을 넣고 조물 조물 주물러 주어야 하는데 오렌지 여주는 너무 부드러워
주물다 보니 완전 뭉개질 것 같아서 그 과정은 생략하고
https://michan1027.tistory.com/2278
당뇨에 최고라는 여주 사라다
매년 점점 더워지는 여름 우리 집 마당은 정남향이라 햇살이 뜨겁다 못해 따갑다 조금이나마 작렬하는 태양 빛을 피해 보고자 여주를 심었다 덩굴 식물인 여주의 잎으로 햇살을 조금이나마 막
michan1027.tistory.com
소금 한 꼬집 그리고 마요네즈랑 참치 캔만 넣고 만든 잘 숙성된
오렌지 빛 여주 샐러드
색이 진짜 너무 곱다
처음으로 시식하는 잘 익은 오렌지 빛 여주 샐러드
어라? 맛있다
시식평을 하자면
식감은 초록 여주가 좋다
사각사각 씹히는 초록 여주의 식감은 정말 최고 ㅎㅎ
맛은 둘 다 좋지만 여주의 쓴 맛은 숙성 오렌지 여주가 훨씬 덜하다
쓴 맛은 거의 없다
결론은 둘 다 맛있다 ㅎㅎㅎ
같은 여주인데 완전 다른 재료로 만든 것 같은 전혀 다른 맛이다
색도 곱고 맛 도 좋고 몸에도 좋은 여주 샐러드!
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