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겐 비밀입니다만 ..
예전엔 혼자서 여행을 한다는 건 생각을 해 본 적도 없었다
난 말 하는 거도 좋아하고 사람도 좋아하고 절대 혼자서는 못 살거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살다보니 내가 알지 못했던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어쩌다가 나 혼자 여행을 한번 해 보곤 그 매력에 빠지고 말았었다
처음엔 낯선 지역을 운전한다는게 자신이 없어서 첫 나 홀로 여행지는 유명 관광지라 대중교통으로도
관광이 가능한 교토였었다
두 번째 나 홀로 여행 역시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는 오사카
세 번째 나 홀로 여행지는 비행기 타고 삿포로로..
그리고 네 번째 역시 삿포로
그리고 지난 10월 처음으로 대중교통이 아닌 직접 운전을 하며 자동차 여행을 처음으로 떠났었다
대중교통으로만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으려니 한계가 있었다
좀 더 다양한 여행을 위해선 운전은 필수였고 내친김에 장거리 운전으로
나 홀로 여행을 떠나 보았는데 너무 편하고 너무 좋았었다
대중교통으로는 갈 수 없는 구석구석을 돌아다닐 수 있어서 좋았고
짐이 많아도 문제없으며 떠나고 싶을 때 떠나면 되니 시간의 제약도 없고
그 후 나 홀로 자동차 여행의 매력에 눈을 뜨기 시작했었다
지난 10월 11월 두 달 동안 3번의 자동차 여행을 다녀 온후 결심했었다
이왕이면 차박을 하고 싶고 그렇다면 좀 더 편하게 좀 더 넓은 차박용 차를 사야겠다고..
차박용 차를 사고 꾸미고 나니 우리 집 자기야가 나의 차박용 차를 탐낸다
분명 나 홀로 여행을 위해 구입한 차인건만
차가 나온 지 3주 만에 매 주말마다 3번을 다녀왔는데 그곳엔 자기야가 함께였다
주말여행은 사실 남편을 두고 혼자 살짜기 여행을 떠난다는 건 비현실적이긴 하다
그리고 남편과 함께 하는 여행은 나 홀로 여행과는 다른 나름의 즐거움이 있긴 하다
그런데 이번주 평일에 내 근무 시프트가 off가 있어서 두 번 생각도 않고 훌쩍 떠났었다
당연히 평일이니 우리 집 자기야는 갈 수가 없었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온전한 나 홀로 차박여행이었다
사실 떠난 날 날씨가 엄청 안 좋았다
부슬부슬 비는 내리고 비 보다 더 문제는 엄청난 바람
그 바람은 실로 태풍급이었다
결국 풍랑 주의보까지 발령되었었다
거센 바람과 높은 파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졌고
급기야 풍랑 주위보가 경보로...
하지만 생각보다 치 안은 평화로웠다
그렇게 비바람이 몰아치는 밤이 지나고 날이 밝았다
바로 눈앞이 바다인 이곳은 화장실과 수도 시설까지 갖춘 공식적으로
차박을 할 수 있는 곳이었기에 안심하고 차박을 할 수 있었다
이 사진엔 내 차 하나만 보이지만 차박하는 차가 6대 정도 더 있었다
차 안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모닝커피 한잔!
나 홀로 차박 여행의 동반자인 울 모꼬짱도 바다 구경 중 ㅎㅎ
전날 밤의 엄청났던 비바람이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로 화창한 날..
모닝커피를 한 후 이번 여행의 목적이었던 가와츠 벚꽃 (벗꽃)을 보러 갔다
만개한 미우라 반도의 가와츠 사꾸라
전날 비바람 치며 난리도 아니었었는데 꽃잎이 떨어지지 않고 만개 중!
이 날은 낮 기온이 25도까지 올라간 초여름 날씨였었다
가와츠 사꾸라 구경을 한 후
다시 차박을 했었던 바닷가로 돌아왔다
차 안에서 차를 마시며 바다를 바라보며 멍 떄리기..
아무 계획도 없이 아무 생각도 없이 멍 때리기는 은근 매력적이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집 자기야랑 함께 하는 여행도 좋지만 나 홀로 여행도 좋다
좀 더 솔직히 말 하면 3번 중 1번은 우리 집 자기야랑 같이 그리고 2번은 나 홀로 여행을 하고 싶다
이건 절대 절대 우리 집 자기야에겐 비밀 !
내 속 마음을 혹시나 우리집 자기야가 알게 된다면 속 좁은 울 자기야 삐쳐도 단단히 삐칠 테니까
절대 절대 비밀 ㅋㅋ
둘일 땐 둘이라서 좋다
하지만 내 나이가 되고 보니 혼자의 시간이 좋다
그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
상대에게 맞춰 주지 않아도 된다는 거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는 온전히 내가 주인공이라는 점이 가장 좋은 거 같다
얼마 전까지 내가 알 던 나는
말하기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고 그래서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게 당연한 거라 생각했었는데
나란 여자 의외로 혼자서도 잘 먹고 잘 놀 수 있다는 걸 내 나이 50이 넘고서야 알게 되었다
내가 나 자신을 너무 모르고 살았던 건지 아님 나이가 들면서
내가 바뀐 건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나 혼자만의 시간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자!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