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집안에 똥 냄새가 ㅠㅠ
참 시간이 빠르다
어느새 10월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는 유난히 더웠고 또 오래 간 것 같다
10 월 하고도 24일
지금쯤 단풍이 곱게 물 들기 시작해야 하는데
올해는 어째 단풍 소식이 영 더딘것 같다
지난주 다녀온 후지산 근처 호숫가도 아직 아직 …
동경도 물론 아직 아직이다
오늘은 한 낮에는 여름날 처럼 덥기까지 했다
날씨가 쌀쌀 해 졌다 더웠다를 반복하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감기 걸리기 딱 좋은 날씨다
내일부터 4일간 또 여행을 떠날 생각이다
우리집 자기야도 휴가를 냈고 같이 갈 예정이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북쪽으로
단풍을 찾아 북으로 갈 생각이다
내가 예전부터 가 봐야지 하고 찜 해 둔 곳이 몇 군데 있는데 이번에 가 볼 생각이다
북으로 북으로 꽤 멀리 갈 예정안지라 이번에도 꽤 달릴것 같다
우리집 자기야는 본인이 술을 마시지 않는 한 마누라에게 절대 운전대를 넘기지 않는다
30년 무사고 무 위반 골드 면허 운전자인 마누라를 못 믿는 남자 !
덕분에 자기야랑 함께 나가면 운전응 하지 않아도 되니까
바깥 경치 구경도 하고 나로썬 땡큐다
여행 준비를 마치고 우리집 자기야 퇴근을 기다리며
멍 하니 있다가 아 ! 맞다
해야 할 일이 있었지
여행 가기전이 얼른 해 치워야지 …
해야 할 일은 바로 은행까기 ㅋㅋㅋ
나와 모꼬짱의 산책 코스에 커다란 은행 나무가 있다
( 산책 코스라 하지만 집에서 1분 거리 ..)
이 맘때면 은행이 많이 떨어지는데 산책을 하며 오며 가며
눈에 보이는 건 하나 둘 주워 모으다 보니 꽤 양이 많아 졌다
우선 렌지에 넣고 딱딱한 겉 껍질이 벌어지도록 몇 분간 돌려 주었다
렌지를 열자마자 똥 냄새가 진동을 한다
이렇게 꾹 눌러주면 껍질이 벌어지고 쉽게 겉 껍질을 벗길수 있다
그윽한 똥 냄새를 맡으며 껍질 까기 삼매경 ..
예전엔 그러니까 젊었을땐 이런게 아무리 많이 떨어져 있어도 줏어 올 생각 조차 하지 않았는데 나이가 드니
오히려 “이런걸 왜 안 줍지? ”라고 완전히 바뀌어 버린게 나 !
아줌마가 되었음을 부정할수가 없다 ㅠㅠㅠ
렌지로 돌린 덕분에 생각보다 쉽게 겉 껍질을 벗길수 있었다
문제는 속 껍질 ..
후라이팬이 한번 볶아 주고
손으로 살살 문지르면 벗겨지겠지 ..
음 .. 덜 볶았는지 생각보다 쉽게 벗겨지지 않는 속 껍질
그래서 다시 렌지로 2 분 정도 돌린후 속 껍질이 수분으로 촉촉할 때 재빨리 껍질을 벗겨냈다
고생한 보람 ! ㅎㅎ
껍질을 다 갈 즈음 돌아 온 우리집 자기야
“ 뭔 냄새야? ”
다 까 놓은 은행을 앞에 두고 만족스러워 하는 나를 보며
“ 아이고 … 온 집안이 똥 냄새로 지독 해 ” 라는데
껍질을 까는 동안 내 코는 이 냄새에 완벽하게 적응을 했는지 더 이상 지독한 냄새로 인식이 되지 않았다
냄새? 별로 안 나는 데 ….
작년에도 은행을 가득 주워 와 껍질을 까서 냉동 보관을 했고 삼계탕이나 찜 같은 걸 할때 넣어서 1년 동안 잘 먹었었다
1년치 두고 먹을 은행으로는 아직 부족하니
모꼬짱이랑 산책을 나갈때면 오며 가며 좀 더 주워 모아냐 할 듯
처음엔 지독하게 느꼈던 냄새가 이젠 뭐 쪼끔 냄새 나긴 하네 정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