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엄마의 마음이란게…
반년만에 다시 찾은 한국 친정집 …
난 좀 일찍 집을 떠나 살았다
학교를 졸업하고선 집을 떠나 줄곧 서울에서 살았다
서울에 살다가는 일본으로 건나와 지금까지 살고 있다
가만히 세어보니 부모 곁을 떠나 살아온게 33년이나 되었다
부모 곁에서 산 날 보다 혼자 독립 해서 산 날이 훨씬 많다
막내 딸로 다른 형제들보다 더 귀염 받고 자랐지만 다른 형제들은 부모 가까이 살고 있는데 나는 어째 한번 떠나고 나니 바깥로만 돌고 있는 듯 하다
내가 지금껏 살아 오면서 딱 하나 부모님에게 죄 스러운게 있다면 곁에 있어 드리지 못하고 멀다면 먼 물 건너 가 사는거 그거 하나다
가까이 살면서 볼것 안 볼것 다 보며 미운정 고운정 쌓이는 것도 좋겠지만 멀리 떨러져 있으니 안 볼것 안 보며 사니 오히려 더 애틋함은 있는 것 같다
엄마는 나를 키우면서 겪었을 어려움은 다 잊어 버리고 나에게 못 해 준것만 기억에 남아 있는것 같다
나에게 자주 하는 말이 “ 내가 니 한테는 항상 미안타
해 준게 아무것도 없어서 .. 가까이 있으면 김치도 담가주고 반찬도 해 주고 이것 저것 챙겨 줄텐테 ..”
그깟 김치가 뭐라고 그깟 반찬들이 뭐라고 그걸 못 해 준게 아무것도 못 해 준다 생각하시나 보다
엄마는 내가 온다는 말을 듣고 미리 고춧가루 좋은걸로 빻아 놨다고 일본 갈때 가져 가라시길래
지난 4 월에 한국에 왔을때 가져갔던 고춧가루가 아직 남아 있어서 안 가져 가겠다니 하니 또 다시 엄마가
“ 내가 니 한테는 아무것도 …” 같은 레파토리가 시작 되길래 아이고 내가 잘못 말을 했나 싶어서
얼른 가져 가겠다고 했다
엄마 맘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딸이다 ㅠㅠㅠ
한국에 와서 먹은 엄마 밥상의 첫 끼 식탁에 오른 이것 !
고디 국이다
대구에선 고디라고 하는데 다슬기 국이다
어릴적부터 내가 잘 먹던 국이 바로 고디 국이다
난 고기와 물의 만남은 아예 먹지를 않는다
육개장, 곰탕 , 설렁탕 등등등
고기가 물에 들어간 건 아예 먹지를 않는다
( 닭고기는 제외 ! 삼계탕, 닭계장, 닭국 등등 닭은 좋아하는데 소, 돼지와 물의 만남은 아예 노 ! 노 !)
그래서 고디국을 유독 더 좋아 했는지도 모르겠다
고디국이란게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고디를 삶아서 하나 하나 다 까야 하는데 이게 정말 보통 아니다
게다가 요즘엔 다슬기가 귀해서 고기국 보다 돈도 더 많이 들고 손도 더 많이 가는 국인데 내가 한국에 올때마다 항상 끓여 주시는 데 어릴적 먹던 추억의 이 고디 국이 그
것도 울 엄마표 고디국이 난 너무 너무 좋다
손도 많이 가고 힘들었울거란게 충분히 상상이 가지만 아직까지 번거로운 고디 국을 끓여 줄수 있을 만큼 엄마가 기력이 있다는게 좋다
오래 오래 엄마가 내가 올때마다 고디국을 끓여 주셨으면 좋겠다
둘쨋날 한국의 저녁 노을 …
일본 우리집 2층 침실 방에서 보는 노을은 정말 장관이다
하지만 …
친정 엄마랑 손을 잡고 산책을 하면서 보는 이 노을이 훨씬 아름답게 느껴진다
엄마 손을 잡고 그렇게 한참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