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사랑이 넘 과하다
무더운 한여름 우리집을 습격했던 그녀들이
드디어 대만으로 돌아 가는 날
싹쓸이 쇼핑의 결과는 엄청 났다
커다란 여행 가방 6개
크고 작은 가방이 6갠가 7개 ...
공항 리무진 버스 정류장 까지 데려다 주는데
얼마나 가방이 많은지 우리집 자동차에
한번만에 다 실을수가 없는 비극이 ...ㅠㅠㅠㅠ
어쩔수 없이 2번에 나눠 그녀들의 여행가방을
공항 리무진 버스 정류장으로 실어 다 날랐다
디나는 버스에 오르기 전부터
눈물이 글썽 글썽이다
지지배 또 올거면서 왜 또 영화를 찍고 그러는지 ...
3년간 홈스테이를 끝내고 영구 귀국 하던날이 떠오른다
그날은 정말 영화 한편 제대로 찍었다
히로가 만 4살이었다
만 4살짜리 히로도 이상한 느낌이 들었나 보다
공항에서 디나랑 안 헤어질려고 딱 달라붙었다
디나가 입국장으로 향하는데
디나도 울고 히로도 울고
둘을 떼어 놓는데 말 그대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영화 한편 제대로 찍었었다
사랑하는 연인이 헤어져도
그런 신파극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제대로 영화를 찍었었다
그냥 우는 게 아니라 엉엉엉 통곡을 했다
아쉽게도 지금 히로는 그 기억이 없다는 ...
대만 친구들 짐이 워낙 많아
두번 왔다 갔다 하며 난 정신이 없어서
눈물이고 뭐고 정신없이 바이 바이를 했었다
모꼬짱까지 포함 가족 총동원 배웅을 했다
디나는 눈물을 훔치며 나랑 마지막 포옹을 하고 버스에 올랐다
"마마 또 올께" 라는 말을 남기고 ...
정신 없이 대만 친구들을 보내고 집에 와서 히로가 나에게
엄마 디나가 나에게 이걸 줬어
무엇을 ? 현찰을 ....
그것도 자그만치 5만엔 (50만원)
아니 ... 50만원이나 ...
이 돈은 뭔 돈 ???
디나가 버스 타기 직전 히로에게 건네 주었다고 한다
히로 고등학교 입학 선물이야
갖고 싶은거 있음 사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고등 학생에게 50만원이라니 ...
디나가 울 집에 있는 동안 히로랑 이야기를 했다 한다
히로 요즘 뭐에 관심 있어 ?
갖고 싶은거 있어 ?
그때 히로는 게임기 Switch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고 한다
난 게임에 대해서 정말 모르고 관심이 없다
히로가 갖고 싶다고 했지만 딱 잘라 안돼를 외쳤었다
요즘 일본에서 넘 인기가 많은
돈이 있어서 사지 못하는 게임이 Switch 란다
언젠가 한국에서 허니 뭐시기라는 과자가
없어서 못 팔았던 적이 있었다
없다 못 산다 하니 더 열풍을 일으킨 바로 그 제품
내가 생각했을땐 정말 없어 못 판게 아니라
그 제과 회사의 마케팅 전략이 아니었나 싶다
없어 못산다하니 궁금해서 더 사고 싶은 심리를 이용한 ...
요즘 일본에서 게임기 Switch가 바로 그렇다
없어서 못 산다
게임 회사에선 8월 22일 부터 인터넷 예약을 받는다 했다
22일 예약 접수를 해도 정작 상품을
받을수 있는 건 10월이라나 ...
그런데 22일 많은 사람들이 접속을 해서
접속 불능 상태
예약 조차도 할 수 없는 상태다
게임기 본체 가격만 32만원 정도
그런데 본체로는 게임을 할 수가 없다네
게임 소프트가 6만 5천원 정도
게임기 케이스가 2만 1천원 정도
게다가
콘도로라가 8만원 정도
게다가 게다가
내가 사진을 다 찍진 않았는데
이런 저런 부속품이 줄줄이
다 합하면 도대체 게임 하나 하기 위해 얼마나 드는건지 ?
그런데 돈이 있어도 예약도 못한다니
이해 불능 ....
난 게임에 대해 완전 무지하고
무지 할 뿐 만 아니라 게임 하는것도 싫다
히로가 하는 것도 싫다
나의 입장에선 Switch 인지 뭔지
예약이 안 되니 다행이다 싶지만
히로는 갖고 싶어 죽겠다 하고 ....
그런데 디나 넘 과하다
디나가 홈스테이로 우리집에 3년을 살때도
히로에겐 말 그대로 너무나 헌신적이었다
내가 엄마인지 디나가 엄마인지 모를정도로
시집도 안 간 처녀가 히로의 똥 기저귀 다 갈았고
심지어는 히로가 먹다 남긴것도 다 먹고
히로 목욕 시키는 건 기본이고
말 그대로 히로 이쁘다며 히로를 쭉쭉 빨았었다
만 3살때 히로가 엄마 곁을 떠나 첫 외박 하던날
첫 외박날은 디나가 히로를 데리고
디즈니 랜드 놀러 갔을때 였다
친 엄마라도 3살짜리 아이 데리고 디즈니 랜드 가서
하루 종일 놀고나면 녹초가 되는데
디나는 히로랑 단 둘이서 디즈니 가서 놀고
그대로 디즈니 랜드 호텔에서 첫 외박을 했었다
내가 걱정 되어서 저녁에 전화를 했다
히로 안 울어?
마마 무슨 소리
울긴 ... 이제 막 잠 들었어
밤에 잘때 엄마 안 찾았어 ?
엄마를 왜 찾아 ?
나랑 있는데 마마 걱정 하지 마
히로 잘 놀고 있어
솔직히 그때 좀 섭섭했었다
히로에게 ...
그래도 잘때는 엄마를 찾을 줄 알았는데 말이다
디나는 히로에게 엄마 같은 아이였다
디나랑 히로가 처음 만나건 히로가 아직 걷지도 못하는
기어 다닐때였다
친정도 멀고 시댁도 멀고
주변에 일가친척 없이 달랑 울 가족 뿐이었는데
디나가 히로에겐 이모이자
그 어떤 피붙이보다 더 헌신적으로 히로를 함께 키웠었다
디나가 히로를 어떻게 생각하는 지는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안다
아무리 그렇다지만 아직 고등학교 1학년인데
50만원이나 넘 과했다
디나에게 라인을 보냈다
넘 과하다고 ..
디나가 하는 말
" 마마 히로 게임 한다고 너무 뭐라 그러지마
공부 잘 하는 애들이 게임도 잘 해
그러니까 그냥 히로 사고 싶다는거 사라고 해 "
그래도 그렇지 넘 과한데 .....
그나저나 어쩐다나
Switch 가 뭔가 하는 게임
사고 싶어도 못산다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