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의 일상 /일본에서 일하기

일본 직장 동료와의 관계

동경 미짱 2017. 9. 2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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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동료 ..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일을 하면서 같은 여자끼리 

질투 포함 미묘한 자존심 싸움 등등을  접어두고 

잘 지낸다는건 말 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닌것 같다 


일본인 이웃 사촌 언니들이 나에게 늘 하는 말이 있다

  회사 사람은 어디까지나 회사동료 절대 친구가 될수 없어 

넘 가까이도 말고 속 다 내 보이지 말고 

적당히 거리를  두도록 해 

미짱처럼 하면 결국 상처 받는건 미짱이야 


내가 좀 그렇다 

약간은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처음에 사람 사귀는게 그리 쉽지가 않다 

하지만  이 사람이 내 친구라 생각이 들면 

그래서 친구가 되었다고 생각하면 아주 깊게 사귄다 

내 기준에서 

속 내보이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둔다는 

그 사실만으로 친구가 아닌 그냥 아는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속을 잘 내 보이지 않는 일본 사람들과 사귀는게 

그리 간단치 않다

난 친구라 생각하고 콩 한쪽이라도 있으면 나눠 주고 

또 맘도 주고 정도 주고 그런다 

그러다 보면 결국 인간관계로 인해 상처 받을 때가 많다 

나의 그런 성격을 잘 아는 이웃 사촌 언니들은  나에게 하는 말이 

바로  " 직장 동료는 친구가 될수 없다" 였다


물론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그렇게 상처 받은적도 몇번있다 

머리로는  이웃 사촌언니들의 충고를 충분히 이해하고 

인정을 하지만  생겨 먹길 그렇게 생기지 못해서 

결국 맘 주고 정주고 .... 그런다 내가 


지금 다니는 회사에 10년째 다니고 있다

10년간 이런 내 성격때문에  몇번의 상처를 받기도 하고 

산 넘고 강 건너며 그렇게 그렇게 10년이다 


10년의 시행착오 끝에 지금  회사에서 맘을 주고 받는 동료가 둘이 있다 

그것도 같은 부서 같은 일을 하는 동료이다 


내 블로그에 가끔 등장하는 두명의 미치꼬상이다 

한명은 나 보다 나이가 많아 미치꼬 언니라 부르고 

또 한명은 나보다 나이가 어려 미치꼬짱이라 부른다 


오늘 두 미치꼬상이랑 쉬는 날을 맞췄다 

그리고 셋이서 함께 좀 이른 가을 드라이브를 나섰다 




회사에서도 항상 만나고 

DECO의 미녀들이란 라인방을 하면서 

셋이서 상사 흉도 보며 일에 대한 불만도 토하며

 평소에도 온갖 수다를 다 떨면서 

만나면 또 뭔 수다가 그리 많은지 ...

말이 드라이브지 주변 경관을 보며 즐기는게 아니라 

차 안에서 수다 수다 수다 ....


드라이브하다  잠시 휴식을 취할겸 들린 

道の駅 한국으로 따지면 휴게소 내지는 그 지역 

특산물 판매장 같은 곳이다 

국도를 달리는 재미중 하나가 바로 이 道の駅에 들리는 맛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道の駅 에 들리면 좋은점이 바로 이것 

집 근처 슈퍼에서 팔지 않는 것들을 만날수 있다 

아무래도 변두리 시골길 국도에 있다보니 

도시 사람들이 잘 먹지 않는 것들을 만날수 있다 



일본 수퍼에선 열무를 팔지 않는다 

아니 간혹 팔때도 있지만  어쩌다 한번씩 팔다 보니 

그 어쩌다 한번씩의 날에 슈퍼에 가지 않으면 

1년에 단 한번 열무를 보지 못할때가 대부분이다 

이 곳엔 반갑게도 열무가 있다 



그리고 토란 줄기 

일본사람들은 토란은 넘 좋아한다 

1년 내내 슈퍼에서 볼수 있는 토란이지만 토란 줄기는 팔지 않는다 

일본 지인에게 토란 줄기를 말려 뒀다가 

육개장 같은데 넣어 먹으면 넘 맛있다 했더니 

토란 줄기 먹는다는  말 처음 듣는다고 하는 일본인들도 있었다

그 토란 줄기도 시골 국도의  道の駅에는 판다 




그리고 요거 요거 바로 생 땅콩 

일본 슈퍼에는 볶은 땅콩밖에 안 판다 

울 친정 엄마가 잘 해 주시던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삶은 땅콩을

일본에 와서는 해 먹을수 가 없다 

왜냐? 생땅콩을 안 파니까 ...

 



도심의 슈퍼에서는 잘 볼 수 없는 각종 곡물도 팔고...

가끔은 일본인들이 먹지 않는 그래서 돈이 있어서 살 수 없는 

깻잎도 이 곳에서는 판다 

그런데 오늘은 아쉽게도 깻잎이 없었다는 ...



두 미치꼬상이랑은 회사 상사 흉이라던지 

불평 불만 등등등의 수다도 떨지만 

개인적인 이야기 집안 일도 이야기 한다 

드라이브 하다가 들린 곳에서 런치를 하며서

또 폭풍 수다 




이번엔 각자의 시어머님 이야기 

언니 미치꼬상도 동생 미치꼬짱도 시어머님 모시고 사는 며느리이다 

일본 남자들도 유독 효자들이 있다 

언니 미치꼬상의 남편은 진짜 진짜 효자 

효자 남편을 둔  언니 미치꼬상이 쫌 힘들다 

하지만 언니 미치꼬상 또한 너무 너무 효부다 

효자 남편에게 불편 하지 않고 시어머님에게 잘 맞추고 사는  ...

언니 미치꼬상에게 배워야 할 게 너무 많다 




언니 미치꼬상랑 동생 미치꼬짱 같은 좋은 동료랑 

함께  근무 할수 있어서 넘 좋다 

한국인으로써 일본에서 직장 생활하기가 

말 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다 

좋을 때도 있지만 좋지 못한 때도 종종 있다 

같은 업무를 하면서 누구보다고  사정을 잘 아는 동료가 

그것도 둘이나 있으니 내겐 아주 아주 큰 힘이다




타이 카레 맛이 아주 순하면서  나중에 톡 쏘는  매운 맛이 느껴진다 

시골 산장같은 레스토랑에서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며 

좋은 사람들과 함께 먹는 타이 카레는 특히 맛나게 느끼는건 

분위기 탓일까?


셋중에 누군가가 먼저 일을 그만 두게 될지 모르겠지만 

누군가 퇴사를 해서도 늘 함꼐 하고 싶은 친구로 남고 싶은 

그런 동료들이다 

일본에서 40대  한국 아줌마가 일을 할수 있어서 감사하고 

그것도 정사원으로 일을 할수 있다는게 감사하고 

또 평생을 함께 연을 맺고 싶은 좋은 동료를 

한명도 아니고 두명씩이나 내 곁에 있다는게 너무 감사하다 


좋은 동료들이란 교외 드라이브 

그리고 런치 그리고 수다 ... 

참 좋은 날이다 




돌아 오는 길 열무 세단을 사 왔다 

열무 김치나 담궈 볼까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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