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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국 음식 만들기 싫을때

동경 미짱 2018. 2. 13.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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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어떨땐 일본 사람을 집으로 초대를 할때도 있고 

어떨땐 한국 사람을 초대 할일도 있고 

일본 사람 집으로 초대를 받아 갈때도 있고 

한국 사람 집으로 초대를 받아 갈때도 있고 ...


집들이 같은 몇일전부터 정식으로 초대를 받을때도 있고 

가볍게 놀러 오라는 경우도 있고 ...


울 집은 항상 사람들이 많이 들락 날락 하는 집이다 

일본 친구들이 올때는 당연히 한국음식을 한다 

어떨땐  일본 사람들이 정말로 좋아하는 부침개를 부치기도 하고 

잡채나 닭갈비를 할때도 있고 

 김밥이나 떡볶이 같은 분식을 할때도 있고

내가 요리를 썩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워낙에 일본에서 한국 음식이 

인기가 있다보니  뭘 만들어도 다 들 좋아한다 

한국 사람인 내가 만드니 이게 오리지날 한국 맛이구나 하면서 

고맙게도 정말로 맛있게 먹어준다


그런데 문제는 한국 사람을 집으로 불렀을 때이다 

우리집이야 집들이나 아이 돌이나 백일 등등 

그런 정식적인 초대를 할일은 없지만 

"밖에서 만나 수다 떠느니  그냥 울 집으로 와 "

이런 가벼운 초대가 많이 있다 


일본 사람이 오면 당연히 너무나 자신있게 한국 음식들을 

만들어 내어 놓지만 한국 언니들 오면 한국 음식 하기가 싫다 

아니 웬만하면 한국 음식을 만들지 않는다 

왜냐고??



지난번 한국 언니야가 다른 한국 사람들 몇몇이 언니야  집에 놀러 올건데 

그냥 와서 밥이나 같이 먹자고 해서 가볍게 갔는데

세상에나 이런 상을 차려 둔게 아닌가 ...

가볍게 밥 한끼 하자며 ???




또 얼마전 다른 한국 언니야 집에 갔더니 

직접 만든 짬뽕에 다가 직접 만든 

곶감을 넣은 수정과를 내 놓는게 아닌가

그러면서 "다음에 오면 자장면이랑 식혜 만들어 줄께"


여기까지야 다들 언니야들니까 나보다 살림 경험도 많고 

당연히 잘 하겠지 라고 나 스스로를 위안 해겠는데 


또 얼마전 나보다 동생에다가 살림 경험은 나의 절반도 안되는 

아는 한국 동생이 오라고 해서 갔더니 

맛있는 부대찌개에 깻잎전 애호박전까지 이쁘게 부쳐 내 놓고 ..


다들 왜 이리 한국 음식들을 잘 만드는지 ....

내 기가 팍 팍 죽는다 


결혼전 아니 일본 오기전  자랑은 아니지만 

밥  한번 안 해 보고 일본에 왔으니 

일본에서 누가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고..

그나마 요즘엔 워낙 살기 좋은  세상인지라 스마트 폰 하나 손에 들고 

검색하면 뭐든지 나오니  한국 음식 비슷하게 

흉내 내며 만들고  있는  나로썬  정말 한국 언니야들에게 

한국 음식 내 놓을 자신이 없다 




얼마전 한국인 동생이 울 집에 욌을때는

 프렌치 토스트 해 먹고




어떨땐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고 



어떨땐 파스타를 만들어 먹고 ...


동생이거나 언니거나 주부 경력이 길거나 짧거나 상관 없이

한국 언니야들 왜 이리 한국 음식 잘 하는지 모르겠다 

한번씩 한국 언니야들 집에 갔다오면 기가 팍 죽어 버린다 


그나마 울 자기야랑 히로는 내가 한국 요리를 잘 하는 줄 안다 

 내가 만든것만 먹고 살아서인지 내가 만든게 오리지날 이라 생각하고 있다 

얼마나 다행인지 ㅎㅎ


한국 언니야들에겐 웬만해선 한국 음식을 만들어 내지 않는 이유...

나 빼고는 다들 한국 음식을 너무 잘 만들서이다 


뭐 한국 언니야들이 울 집에 오는 이유가 뭘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랑 만나 수다 떨기 위해서이니 

뭘 내 놓은들 그게 뭐가 중요해?

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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