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주부의 4일간 그리고 남편이 차린 밥상
목, 금 , 토 , 일 4일간 난 단 한끼의 밥도 만들지 않았다
이 4일간 난 불량주부의 끝판왕이었다
목요일부터 히로는 학교 테니스 합숙을 떠나 집에 없고
자기야는 목요일 금요일 1박2일의 짧은 국내 출장을 떠났다
목, 금, 토 3일간 난 휴가를 내고 자기야랑 히로가 없는 집에서
혼자만의 달콤한 시간을 보냈다
목요일 하루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서 뒹굴었고 아침은 건너 뛰고
점심은 집에 있던 빵 으로 때우고
저녁은 레스토랑에 가서 혼밥
혼밥이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지만 그것도 런치가 아닌 저녁의 혼밥이라 ..
그래도 밥 하는 것 보다는 혼밥이 더 나을것 같아서 혼밥으로 결정 !
목요일 하루 그렇게 보냈다
금요일 아침 늦게까지 자고 일어나 점심때쯤
히로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엄마 (유일한 한국엄마인 사랑맘)을 만나
맛있는 런치에 수다를 떨었다
목요일 금요일 2일간 밥을 안 하니 왜 이리 좋은지 모르겠다
금요일 저녁 자기야가 출장에서 돌아왔다
근데 저녁밥 하기가 싫다
자기야 나 우동 먹고 싶어
우리 우동 먹으러 가자
진짜로 우동이 먹고 싶어서가 아니라 내가 먹고 싶다면
자기야가 그러자 할꺼고 그러면 저녁밥 안 만들어도 되니까 ....
출장다녀온 남편 밥도 안 챙겨주고 우동 먹으로 가자 하기에
살짝 미안한 감도 있지만 오늘은 그러고 싶다
밥 하기 너무 싫다
태풍전이라 바람불고 간간히 비는 내리고
꽤 선선한 날씨인지라 자기야는 따뜻한 국물이 있는 우동과 튀김을
그리고 난 사라다 우동을 시켜 먹었다
그리고 토요일 늦게 일어나 아침 건너뛰고 점심때가 다가오니
아... 배 고프다 .... 뭔가를 먹어야겠는데 뭘 먹지 .....
하는 찰라에 금요일에 만났던 히로 학교의 한국 엄마 사랑맘에게서 전화가 왔다
부대찌개 만들었는데 신랑이랑 같이 밥 먹으러 오라고 ...
염치불구하고 자기야랑 사랑맘 집으로 가 부대찌개로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커피를 마시며 아이들 진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12호 태풍인 종다리로 막 비가 쏟아질때 집으로 ...
아! 사랑맘 언니 감쏴 !
부대찌개 넘 맛있었어요
집으로 돌아 오는길에
자기야 간단하게 저녁 먹고 들어가자
지금 집에 가서 밥하면 넘 늦을것 같고 ...
그렇게 토요일 저녁
태풍으로 인해 비가 쏟아지는데 집 근처 일식집으로 가서
간단하게 따끈한 우동으로 저녁 해결
점심때 사랑맘 언니의 부대찌개를 너무 맛있고 그리고
너무 배불리 많이 먹었기에 저녁은 간단히 ....
목, 금 , 토 3일간 밥 한끼 만들지 않고 지냈다
가끔은 이런 땡땡이도 필요한것 같다
3일간 쉬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아서인지 3일이 평소보다
훨씬 더 길게 느껴졌다
그리고 일요일 ...
일요일이지만 4일만에 출근이다
3일 놀고 났더니 출근 하기싫다 ...
자기야는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테니스 한다고 나서고
난 아침 식빵으로 대충 때우고 출근
근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울 자기야 밥을 해 두고
마누라 퇴근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자기야가 만든 저녁은 카레
얼마만에 보는 하얀 쌀밥인지 ...
왜? 삶은 달걀이 카레위에 ???
울 자기야 일 하고 돌아온 마누라랑 같이 먹겠다고
밥도 안 먹고 마누라 퇴근을 기다리고 있었다
맛있다 ㅎㅎ
남이 해 주는 밥은 너무 맛있다
배로 아니 그 보다 훨씬 더 맛있다
아무리 1박 2일이란 짧은 출장이지만 출장 다녀온 남편
밥 한끼 안 챙긴 불량주부.....
하지만 불량 주부는 오늘로써 끝이다
내일이면 히로가 합숙을 마치고 돌아온다
울 히로 나만 보면
엄마 오늘 저녁은 뭐야? 엄마 배고파 밥 줘! "
그 놈의 밥 밥 밥
히로는 엄마가 밥으로만 보이나 보다
그래도 어쩌겠나
배고프다는 자식 배 불리 밥 먹이는게 엄마의 기쁨인것을 ...
게다가 내일부터 출근하는 자기야 도시락도 싸야하고
어쩔수 없이 불량주부는 당분간 끝!
또 다시 일 하며 살림하는 원더우먼이 되어야 한다
4일간의 불량주부 생활 ..
개인적으로 대 만족이다
가끔은 불량주부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