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미짱 2018. 10. 1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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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집에 들어서니 모꼬짱이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나를 반긴다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서  심심했나 보다 

그래 모꼬야 우리 산책 나가자 

아무리 퇴근후 피곤해도 울 모꼬 산책은 시켜 줘야겠지 

여기저기 킁 킁 냄새도 맡으며 꼬리를 살랑 살랑 흔들며 울 모꼬짱이 신이 났다 



퇴근후라 피곤해서인지 내 발걸음이 무겁다 

모꼬짱 뒤 돌아보며 빨리 오라고 재촉하는것 같다 





정말 가을인가 보다 

갈대 뒷편으로 울 동네 작은 신사 

그 신사 뒷편으로 저물어 가는 석양 



신사 입구에 커다란 은행 나무가 있다 

은행들이 여기 저기 떨어져 있고 



산책하다 만난 무궁화가 참으로 반갑다 

어느집 정원수로 심어져 곱게 핀 하얀 무궁화



한여름 내내 블루베리를 공짜로 따다 먹은 마에지마 할아버지네

아주 아주 많은 땅의 일부를 파셨다 

마에지마 할아버지가 판 땅은 여름내내 새로 집을 짓기 위해 

기초 공사를 하고 구획을 나누어져 있었다 

아직은 집을 지을 낌새가 보이지 않는 공사 현장에서 

"심 ..봤..다..! "

난 이 땅에서 심을 봤다 

내가 본 심이 무엇인고 하면  



바로 바로 깻잎 

깻잎 같긴한데 얘가 여기에 있을리가 없는데 

혹 깻잎을 가장한 다른 아이인가 하고 잎을 하나 따서 냄새를 맡아보니 

우와 ! 대박 ! 진짜 깻잎이다 ! 

흔하디 흔한 깻잎 하나 가지고 웬 호들갑이냐고? 


일본은 깻잎을 먹지 않는다 

그래서 마트에서 깻잎을 팔지도 않고 살수도 없다 

몇년전에 일본 TV에서 들기름이 건강에 좋고 다이어트에도 좋다는 

방송이 나간후 일본에서는 들기름 열풍이 일었다 

덕분에 지금은 마트에서 들기름을 파는 곳이 있다 

처음 들기름을 일본 마트에서 보고 얼마나 반갑던지 ...


TV의 영향이 정말 대단하긴 한가 보다 

TV방영후 간혹 외곽의 농산물 특판장에 가면 

깻잎이랑 들깨를 파는 곳이 있긴 하지만 

아직 까지 일본에서 깻잎은 정말 귀하고 귀하다 

울 동네 마트에서는 아직 깻잎을 본 적이 없다 

이 정도면  일본에서는 정말로 몸값 비싼 깻잎이시다

 

그렇게 귀하고 귀한 깻잎이 왜 공사장에서 그것도 한포기가 아니라 

4포기나 자라고 있을까? 

도대체 어디에서 씨가 날라 왔을까?

도대체가 모르겠다 

한국이라면 어디에서 씨가 날라 왔나 보다 대수롭지 않는 일이지만

일본에서 그것도 아직 마트에 깻잎을 팔지 않는 울 동네에서 

어디서 날라와서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있는걸까?



깻잎을 보니 삼겹살이 땡긴다 

모꼬짱과의 산책길 

일본 땅에서 무궁화도 보고 

일본 공사장에서 귀하디 귀한 깻잎도 보고 

퇴근후의 피곤함이 다 사라지는 기분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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